▲ 스페이스X가 상장 뒤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페이스X 사옥. <연합뉴스>
이는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한 결과로 보이지만 스페이스X의 사업 구조와 실적 등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3일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2조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목표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월에 xAI를 인수할 때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를 1조2500억 달러(약 1883조 원) 정도로 인정받았다. 2개월도 지나지 않아 60% 넘는 상승폭을 보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6월에 상장을 추진할 때까지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스페이스X가 시장에서 투자자들에 높은 관심을 받으며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과 재사용 가능한 우주 로켓 등 분야에서 최상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상장 뒤에는 우주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제조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주항공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반면 경쟁은 치열하지 않다.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론 머스크 CEO가 이미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과를 거두는 전례를 보여준 만큼 스페이스X에도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에 희망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라며 “그는 이전에도 화성으로 로켓을 발사하는 계획과 관련해 지나치게 낙관적 계획을 제시했던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CEO.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고평가됐다”며 가치가 이처럼 높아진 이유를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스페이스X가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신청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한 근거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사기관 피치북은 지난해 스페이스X가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75억 달러(약 11조3천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2조 달러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다만 피치북은 스페이스X의 영업이익이 2040년에는 950억 달러까지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피치북의 이러한 전망도 실질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2040년의 산업 환경을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투자 기회를 놓칠까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포모(FOMO) 현상이 스페이스X 상장 뒤 주가에 뚜렷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스페이스X 주가가 근본적 기업가치나 사업 실적과 관계없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해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결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 주식시장에 10년 만에 최대의 ‘포모 이벤트’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