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이재명 특검 임명 속도전, 3대 특검 윤석열·김건희 '신병 확보 경쟁' 시작하나
-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가 3개 특별검사(특검) 후보자를 추천한 지 반나절 만에 곧바로 임명함에 따라 '윤석열·김건희 청산'이 본궤도에 올랐다.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 채상병 특검을 맡게 된 특별검사는 모두 과거 경력 등을 살펴볼 때 각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 수사는 결국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신병 처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특검 임명 절차를 완료하면서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은 최장 170일 수사의 닻을 올렸다.이 대통령은 전날인 12일 국회의 특검 후보 추천을 받고 당일 밤 11시9분 특검 3명을 모두 지명해 국회에 알렸다. 본래 대통령은 특검법에 따라 국회 추천 뒤 3일 안에 지명하면 된다. 그럼에도 특검 임명에 속도를 낸 것은 그만큼 특검 수사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조은석(내란)·민중기(김건희)·이명현(순직해병) 특검은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조은석 내란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사건은)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민중기 김건희특검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맡은 사건이 여론을 통해 여러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며 "그런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이명현 순직해병특검은 "(채 해병의) 억울한 죽음, 명백히 실체적 진실 규명하겠다'며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 밝힐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내란특검, 왼쪽부터),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김건희 특검),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채상병 특검). <연합뉴스>세 특검이 출범함에 따라 어느 특검이 가장 먼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에 대한 '직접 수사'에 들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특검은 현재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 등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사건을 검토하게 된다.특검의 수사대상을 고려할 때 모든 의혹의 정점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두 사람의 신병 확보를 두고 특검팀 사이에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특검팀이 어느 방향을 설정해 수사력을 집중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세 특검팀 모두 특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를 최대한 빠르게 구속수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내란 특검팀은 최근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비화폰 삭제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수사를 통해 진위를 확인한다면 '증거인멸' 사유로 재구속 청구도 가능한 상황으로 여겨진다.김건희 특검팀의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건진법사' 관련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연루된 공천 개입·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명시된 범죄 의혹만 16개에 이른다. 김씨에 대한 직접 수사가 여러 사건의 최종적 실체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순직해병 특검팀은 세 특검팀 가운데 사건 수사가 비교적 많이 진척된 상황으로 보인다.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군 재판 2심이 진행 중인 데다 공수처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팀도 최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단장은 2024년 8월2일 대통령실 지시를 받고 박 전 단장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를테면 윤 전 대통령 턱밑까지 수사가 진척된 셈이다.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수사기관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두 사람 모두 빠른 시일 안에 구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나흘 뒤인 12월7일 대통령경호처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사령관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교사)로 추가 입건됐는데 이와 관련해 경찰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다. 김씨도 검찰이 지난 5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공천개입 등 의혹과 관련해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각 특검팀은 강제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 경찰, 공수처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현직 대통령' 수사라는 장애물이 없다. 또한 대선 결과 정권이 교체됐고 특검을 향한 국민적 지지와 기대가 높다.곧바로체포영장,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민주당도 윤 전 대통령 재구속을 압박하고 있다.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경찰이 비화폰 삭제 혐의로 윤석열에게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어제, 그가 아파트 상가를 반바지 차림으로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내란수괴 피고인에 대한 재구속을 적극 검토하고 사법부도 사법정의가 살아있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답할 때'라고 강조했다.최수영 시사평론가는 13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가 수사기관이 소환 통보를 하는데 부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자꾸 불출석하면 나중에 결국 강제 집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