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회에서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특히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CXMT가 중심적으로 거론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3월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차이나' 전시장 사진. <연합뉴스>
중국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에는 특히 더 강력한 제재가 예고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한층 더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KLA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에 이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동맹국 기업들이 중국 수출에 추가로 제약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규제가 적용되면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중국에 장비를 판매하는 일뿐 아니라 기존에 공급한 장비에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어려워진다.
블룸버그는 상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이 4월 중 추진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미국과 주요 동맹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이미 규제 영향을 받아 중국에 고사양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현행 규제가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는 정치권의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새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CXMT를 포함한 중국의 일부 반도체 제조사에는 특별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CXMT가 미국이나 동맹국에서 반도체 장비를 사들이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CXMT는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다. D램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낸드플래시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에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CXMT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었다.
HP와 델 등 미국 전자제품 제조사들마저 중국산 메모리반도체 활용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CXMT가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 중국 CXMT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CXMT >
자연히 CXMT의 사업 확대가 중장기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래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HBM 생산 능력마저 중국이 갖춰낸다면 위협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새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도입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XMT의 추격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내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유지하며 인공지능 시장의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큰 수혜를 보고 있다.
중국의 진출은 이러한 시장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로 꼽혀 왔는데 미국의 규제 강화 논의가 활발해지며 가능성이 한층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CNBC는 미국 의회에서 추진하는 신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그동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허점을 보완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해당 법안을 주도한 마이클 바움가트너 미국 공화당 의원은 CNBC에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이 반도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해서는 안 된다”며 “새 법안은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급체제 구축을 견제하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KLA, 램리서치를 포함한 미국 기업에도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CNBC는 이번 법안이 동맹국에 관련 규제를 더 강화해 미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낼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동맹국이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상무부 차원에서 수출 중단을 강제하도록 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CNBC는 CXMT뿐 아니라 화웨이와 YMTC, 화홍반도체 등 다른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도 이번 규제로 더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