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주가 미국과 협력을 바탕으로 성장 기대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조선주 중 유독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수급에 힘입어 8월 들어 연일 사상 최고 주가 기록도 갈아치우고 있다.
 
한화오션 주식 외국인과 기관 쓸어담아, 한·미 관세협상으로 조선주 '군계일학' 모드

▲ 한화오션 주가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증권가 역시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한국과 미국의 조선 협력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한화오션의 자체 경쟁력을 밝게 보고 목표주가를 지속해서 높여잡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7월14일부터 8일까지 최근 4주 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은 한화오션 주식을 대거 담았다.

외국인투자자는 이 기간 한화오션 주식을 1조4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2조9516억 원)에 이어 순매수 상위 2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가 이 기간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종목은 한화오션과 삼성전자 둘뿐이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한화오션 주식 243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4694억 원)과 카카오(2800억 원)에 이어 순매수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조선 관련주는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외국인투자자는 한화오션 다음으로 조선 관련주 가운데 한화엔진을 많이 담았는데 순매수 규모는 1169억 원으로 순위는 15위에 그친다.

기관투자자가 한화오션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조선주는 HD현대마린엔진이다. 684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상위 11위에 올랐다.

조선주는 7월 말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 타결 과정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큰 기대감을 받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제안한 사업으로 1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한국과 미국 조선업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국내 조선업이 전반적으로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한화오션을 가장 매력적 투자처로 인식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쌍끌이 순매수에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한화오션은 최근 4주 동안 주가가 한국거래소 기준 7만7500원에서 11만7700원으로 51.8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화오션 주가는 최근 20거래일 동안 5번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화오션이 2분기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낸 점도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6303억 원을 올렸다. 2024년 상반기보다 1356%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 3717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 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 주식 외국인과 기관 쓸어담아, 한·미 관세협상으로 조선주 '군계일학' 모드

▲ 한화오션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화오션 홈페이지>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환율 하락에도 2분기 상선부문 호조로 시장 전망(컨센서스)를 39%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며 “2분기 실적을 통해 상선부문에서 공정개선 및 고선가 건조 비중 확대,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 주가가 빠르게 올랐음에도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7월29일 한화오션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국내 대다수 증권사가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실적은 특별한 일회성 요인 없이 경상적으로 낸 깜짝실적으로 이에 따라 한화오션의 올해와 내년, 후년 실적 전망치 역시 도미노처럼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8천 원에서 14만3천 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규제는 여전히 한국 조선사에 긍정적 수혜를 주고 중국의 저가 수주공세는 더 이상 한화오션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한화오션 최근 3개월 누적 목표주가는 11만1천 원으로 현재 주가를 밑돈다.

한화오션 주가는 8일 한국거래소 기준 직전 거래일보다 0.60%(700원) 오른 1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