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실패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지배회사로 두는 것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반발을 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3월28일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지배회사로 두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2017년부터 계속 압박해왔는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는 다른 재벌기업들보다 다소 시기가 늦었다.
현대모비스가 투자와 핵심사업부문,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뒤
정몽구와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지분을 사들여 안정적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몽구와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합병회사의 지분을 기아차에 매각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도 마련하기로 했다. 지분거래가 모두 끝나면 ‘
정몽구 정의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개별 사업기업들’ 등으로 지배구조가 한층 단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지분을
정몽구와 정 부회장에게 매각해 순환출자고리도 해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때 분할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부품사업과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을 0.61대 1로 결정했다. 미국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의결권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모두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안건을 놓고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한 방안이라며 반대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글래스루이스의 뒤를 이어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2018년 5월21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에서 한 발 떨어져
정몽구는 2017년 이후 현대차그룹 경영에 직접적 관여를 하지 않으며 사실상 거리를 두고 있다.
정몽구는 2016년 12월 박근혜 게이트 청문회에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고령 증인으로 참석한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6년만 하더라도 중국, 미국, 유럽 등으로 해외출장을 다니며 노익장을 발휘했지만 2017년에는 해외출장에 나서지 않았으며 국내 공식석상에도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남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경영 보폭을 넓혀주기 위해 사실상 한 발 물러섰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2017년 9월 현대기아차가 미국, 중국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지자 그룹 부회장단을 긴급 소집해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는 1938년생으로 2018년 기준 한국 나이 81세다. 2018년 4월 현대차 사옥에 출근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책임경영과 연구개발 강조
정몽구는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지니고 일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몽구는 2018년 1월2일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미래기술 혁신 가속화와 경쟁 심화로 자동차산업도 급변하고 있다”며 “책임경영으로 외부 환경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몽구는 “현대차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자율주행을 비롯해 미래 핵심기술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회사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지니고 2018년이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글로벌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 도입
정몽구는 2017년 10월에 현대기아차에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몽구는 현장경영을 강조해왔는데 글로벌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목적에서 권역별 자율경영을 도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시장을 주요 권역별로 나누고 각 권역마다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기존에 본사에서 주요 전략을 제시하고 생산과 판매를 총괄했지만 글로벌조직 운영체계를 개편하면서 각 권역에서 현지 전략과 생산, 판매 등을 통합운영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정몽구는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 있게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과 관련해 “시스템 도입으로 각 현장과 본사의 역할을 조정해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때 선보이고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잠재고객을 선점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에서 글로벌 홍보업무를 담당했던 프랭크 에어런스는 2017년 11월에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칼럼을 기고해 현대차그룹의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 도입을 놓고 “현대차 역사상 기념비적 일”이라고 평가했다.
|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15년 12월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EQ900 출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최고 전문가를 영입해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격차를 줄이는 데 힘썼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한 것이 대표적 성과다.
현대차는 과거 기술력 향상을 통해 품질을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성공했지만 고급차시장에서는 브랜드 영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디자인 역량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몽구는 10년의 시간을 투자해 2015년 11월에 독립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선보여 세계 고급차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800만 시대 열어
현대기아차는 2014년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800만5천 대 팔았다. 토요타와 GM,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5번째로 연간 판매량 800만 대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량은 2008년 400만 대에 이어 2012년 700만 대를 넘었다.
하지만 2016년에 판매량이 18년 만에 줄어들면서 788만 대에 그쳤다. 2017년에도 미국, 중국 판매 부진 탓에 글로벌 판매량이 725만 대가량으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755만 대로 제시했다. 2017년 판매 목표인 825만 대에서 큰 폭으로 목표를 낮춰잡은 것이다.
△중국에서 ‘현대 속도’ 과시
현대기아차는 2014년 중국에서 176만6084대를 팔아 폴크스바겐과 GM의 뒤를 이어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중국에서 100만 대 이상을 판 뒤 해마다 연간 판매 신기록을 새로 썼다. 2014년 중국 진출 13년 만에 누적판매 대수 1천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빠른 성장을 두고 업계에서 ‘현대 속도’ 혹은 ‘현대 기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지배력을 크게 상실했다.
2018년 사드 보복이 끝난 뒤에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는 고전하고 있다.
가격에서는 중국 현지 자동차에 여전히 밀리고 품질에서는 글로벌 완성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판매량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자동차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현대기아차 품질경영
현대자동차는 2014년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정몽구는 1999년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제이디파워에 품질관련 컨설팅을 받도록 지시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품질을 두고 불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제이디파워의 충고에 따라 현대기아차 품질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몽구가 경영 화두로 ‘품질경영’을 꺼내 든 것도 이 때였다.
정몽구는 그 뒤 서울 양재동 사옥 품질상황실에 ‘제이디파워의 충고’를 액자로 걸어두고 품질경영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정몽구의 품질경영은 2013년부터 ‘품질 고급화’로 한층 강화됐다. 2013년 초 현대자동차 시무식에서 “그동안 품질은 고객 최우선의 중심에 자리해왔다”며 “앞으로도 최고 품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든 접점에서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인 초고장력 강판을 신차에 적극 적용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제값 받기와 고급차 출시 등 고급화 전략을 통한 품질 인식 개선에도 힘썼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업 구축
2000년 3월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왕자의 난’이라고 불리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다툼을 벌였다. 왕자의 난이란
정몽구와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의 패권을 놓고 다퉜던 사건을 말한다.
이를 계기로
정몽구는 같은 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뒤 철강 당진공장 인수, 현대제철 출범, 일관제철소 준공, 현대건설 인수 등을 통해 자동차, 철강, 건설이라는 세 축을 뚜렷이 만들어 현대자동차그룹의 틀을 구축했다.
△현대모비스 모듈화사업 추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경영하면서 모듈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사업을 모듈 중심 구조로 바꿨다.
정몽구는 기본이 충실해야 결과도 좋은 만큼 부품에서 성공해야 자동차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다.
현대정공을 경영하면서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