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9월] 관현악곡 볼레로, 인덱스펀드 그리고 ETF의 변심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다가도 어느 순간 오케스트라 전체에 홀로 맞서 자기 선율을 낸다. 연주자의 열정과 선율의 격정은 너무 인상적이어서, 미국의 한 문학평론가는 바이올린의 출현에서 '근대적 개인'의 탄생을 봤다.얼마 전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관현악곡 '볼레로'(1928년)를 들으면서 비슷한 상상을 했다.볼레로는 연주가 지속되는 17분 동안 악기의 수와 음량을 천천히, 쉬지 않고 증폭시킨다. 들릴락 말락 한 플루트·클라리넷 소리에서 시작한 소리가 금관악기와 타악기·현악기를 끌어들이며 절정에 이르는 동안 볼레로는 중단 없는 '우상향'을 시연한다.볼레로의 우상향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읽히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자본주의 기업의 전략회의는 우상향의 그래프들을 얻기 위한 웅성거림, 몸부림이다. 매출을, 영업이익을, 당기순이익을, 주가를, 시가총액을 전년보다 끌어올려야 한다.지난해보다는 올해, 올해보다는 내년의 수치를 더 키워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욕망을 우상향의 그래프가 형상화한다. 가파를수록, 우상향은 아름답다.자본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