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영철 신임 신협중앙회장이 2026년 1월7일 대전 유성구 신협중앙연수원에서 열린 제34대 신협중앙회 선거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신협중앙회> |
△현장 중심 조직개편
고영철은 취임 뒤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협중앙회는 2026년 3월11일 조합 지원 기능과 조직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3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기존 147개였던 직제는 123개로 축소하고 영역별 이사 및 부문장 등 관리체계도 함께 줄였다. 신협은 조직 효율화를 위해 유사 기능을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융본부와 연계대출본부를 통합하고 IT개발조직은 중앙회 업무와 조합 업무 지원 기능으로 구분해 전문성과 대응력을 높였다.
직무 담당관 제도도 새롭게 도입했다. 국제협력담당관과 개인정보보호담당관, 자금세탁방지담당관을 두고 대외 협력과 디지털ᐧ준법 분야 정책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조합 지원 기능도 확대했다. 기존 조합 지원 기능을 경영ᐧ여신ᐧ수신 지원 체계로 재편하고 경영컨설팅팀과 성장지원팀, 여신기획팀 등을 신설해 현장 지원 기능을 확대했다.
정기 인사에서는 젊은 실무형 인재를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하며 세대 교체와 현장 실행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전원이 50대였던 본부장 인사에는 40대 본부장 13명이 새롭게 발탁됐고 10~15년차 실무 인력도 팀장급에 적극 배치됐다.
△2025년도 적자
신용협동조합이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2026년 3월20일에 발표한 ‘2025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신협은 327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예금과 대출 등을 담당하는 신용사업부문에서 3381억 원의 적자가 났다. 복지사업을 운영하는 경제사업부문은 순이익으로 104억 원을 거뒀다.
앞서 신협은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2024년 3503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1년 전보다 손실 규모를 122억 원 줄이기는 했지만 대규모 적자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2025년 말 기준 대출 연체율(4.83%)과 고정이하여신비율(5.78%)은 각각 1.20%포인트, 1.30%포인트 낮아지며 건전성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초저금리 상황을 이용해 부동산 대출을 확장했다. 이후 금리 인상 국면을 맞아 무리한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많다.
2024년 12월 시행한 ‘상호금융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조합은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 비율을 각각 대출 전체 규모의 30% 아래로 관리해야 한다. 2024년 12월 말 기준 부동산·건설 대출 한도 규제를 위반한 조합 122곳 가운데 신협은 104곳에 이르러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인 지역 서민금융 공급을 소홀히 한 채 돈이 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신협은 순이익 감소에도 규모 면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5 말 기준 신협 866곳의 자산은 160조5천억 원으로 2022년 말(149조7천억 원)보다 7.2%가량 증가했다.
| ▲ 신협중앙회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가계대출 취급 중단
신용협동조합이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가계대출 취급 중단 조치를 시행했다.
신협중앙회는 2026년 2월23일부터 집단대출 신규 심사와 모집법인 및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상호금융권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상호금융권을 지목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6년 들어 3월까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8천억 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1월부터 3월까지 8조2천억 원 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증가 규모가 10조6천억 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단기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신협중앙회장 직선제 선거서 당선
고영철은 2026년 1월7일 직선제로 치러진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날 총 5명의 후보 가운데 고영철은 784표 가운데 301표를 받아 38.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로써 고영철은 신협중앙회 역사상 두 번째 직선제 회장이 됐다.
앞서 제33대 회장 선거가
김윤식 전 회장의 단독 출마로 사실상 경쟁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직선제 경쟁구도가 실질적으로 형성된 첫 사례로 여겨진다.
5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각 후보가 현장과 중앙회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데다 공약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보 간 표 분산으로 과반 득표에는 미달할 것으로 예견은 됐지만 고영철은 상대적으로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만큼 취임 이후 조직 통합을 위한 리더십 발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신협은 200명의 대의원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을 채택해 왔으나 2019년 8월 임시 대의원회 결정에 따라 중앙회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변경했다.
2021년 12월 치러진 제33대 중앙회장 선거부터는 지역 신협 이사장 등 800여 명 모두가 한 표씩 던져 중앙회장을 선출하게 됐다.
고영철의 임기는 2026년 3월1일부터 2030년 2월28일까지 4년이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라 중앙회장은 한 차례만 연임 가능하다.
△광주문화신협 창립부터 성장까지 30년간 몸담아
고영철은 1993년 20명의 발기인과 광주문화신협 창립에 참여했다.
2016년 상임이사로 선임된 후, 전문이사를 거쳐 2022년 1월 제8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2024년 연임됐다.
고영철은 ‘협동과 상생’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광주문화신협의 성장을 이끌었다.
광주문화신협은 창립 초기 663명 수준이던 조합원이 2025년 12월 말 기준 4만1597명을 넘어섰다. 자산 규모로는 전국 신협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흐름이 끊기지 않았고 조합원 배당도 꾸준히 유지해 왔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단 한 건의 대출 신청도 거절하지 않으며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쌓았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반영해 고영철은 이사장에 취임 즈음 2022년 3월 조합 최초로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합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재무 건전성 제고도 함께 도모했다.
고영철이 실무책임자로 근무하던 당시 광주문화신협은 2012년 4억 원을 출연해 광주문화신협복지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고영철은 초대 이사장을 맡아 14년째 매해 고등학교 2학년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광주문화신협은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점을 인정받아 2023년과 2024년 보건복지부 주관 ‘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에서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인증하는 사회공헌 진단 최고 등급 ‘레벨5’를 획득했다.
△신협중앙회가 걸어온 길
1960년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부산에서 세운 성가신용협동조합이 한국 신협의 시작이다.
19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와 새 출발했다.
신협중앙회는 신용협동조합법 제61조에 근거하여 신협조합의 권익과 발전을 위한 협회 역할을 한다.
조합을 위한 금융지도, 검사 교육 홍보 등의 지원업무와 협동조합보험인 공제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조합의 여유자금을 예탁받아 자금시장에 참여하기도 하며 전국 조합의 결제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신협 866곳의 총자산은 2025년 상반기 기준 156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상반기보다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상호금융권에서는 농협과 새마을금고에 이어 세 번째다.
신협중앙회는 대전에 소재하고 있다.
2018년 ‘평생 어부바’라는 슬로건을 냈고 2022년부터 ‘8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