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오른쪽 두 번째)이 2021년 9월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LA 헬스트레이닝센터에서 지니 버스 LA레이커스 구단주(왼쪽 두 번째)와 비비고 로고가 새겨진 새 유니폼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욱호 CJ제일제당 부사장, 지니 버스 구단주, 이선호 담당, 팀 해리스 LA레이커스 최고경영자. < CJ제일제당> |
△내수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은 2분기 내부매출을 제외한 순매출 2조6873억 원, 영업이익 901억 원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34% 쪼그라들었다.
국내식품 내수 부진과 원부재료비 상승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선호는 2025년 8월까지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있었다.
식품사업부문 실적은 횡보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4년 연결기준 식품사업부문의 내부매출을 제외한 순매출은 11조3530억 원, 영업이익 은 619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3.3% 늘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는 CJ그룹 전반에 퍼져있는 난재다.
이선호는 2025년 9월부터 CJ로 돌아가 미래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지주사 CJ는 2분기 매출 11조1190억 원, 영업이익 6188억 원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4.1% 늘고 영업이익은 6.6% 하락했다.
CJ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성장과 CJENM의 자회사인 피프스시즌의 작품 공급 확대로 외연이 확대됐다. 하지만 내수 경기 악화에 따라 국내사업 전반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 ▲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식물성 식품 ‘비비고 플랜테이블’ 주도
이선호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선호는 CJ제일제당의 식품 브랜드 비비고의 제품을 식물성 원료로 재탄생시킨 ‘비비고 플랜테이블’ 출시를 주도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은 출시 10개월 만에 300만 개 누적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월 평균 매출 성장률이 20%에 이르는 등 고속성장을 보였다.
비비고 플랜테이블은 2021년 12월 비비고의 주력 품목인 만두를 식물성 원료로 제조한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5종을 시작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과 호주, 싱가포르에 첫 선을 보인데 이어 3개월 만에 수출국을 10개국으로 확대했다. 2022년 말에는 수출국가가 30개국으로 늘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제품은 CJ그룹의 단체급식사업 계열사 CJ프레시웨이에 의해 CJ그룹 계열사의 단체급식 메뉴로도 제공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7월 비비고 플랜테이블의 품목을 떡갈비·주먹밥 등으로 확장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을 활용해 ‘햇반 플랜테이블 그레인보울’도 시장에 내놨다.
△임원 승진, 경영수업 본격화
이선호는 CJ그룹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선호는 2022년 10월 발표된 CJ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식품전략추진실 실장으로 발령됐다.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는 해외 식품사업을 직접 지휘해 보라는
이재현 회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읽혔다.
이선호는 식품전략기획1담당으로 재직 당시 6대 글로벌 전략제품(GSP, 만두·치킨·김·김치·K-소스·가공밥)을 키워내며 경영전략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출시하고 스타트업 투자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CJ제일제당은 2023년 1월 글로벌 4대 권역(한국, 미국, 아태·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아직까지 진출하지 않은 국가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시장 공략 성과는 또다른 경영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선호는 2022년 1월부로 CJ그룹의 임원에 올랐다. CJ그룹은 2021년 말 직급개편안을 발표하고 부장이었던 이선호가 경영리더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경영리더 선임과 함께 이선호는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한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성장전략을 맡았다. 북미 대륙은 CJ제일제당이 만두 브랜드 비비고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지역이다.
이선호의 임원 승진 과정에서 CJ그룹은 직제개편을 시행했다.
CJ그룹은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운영됐던 6개 임원 직급을 2022년부터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출발하지 않은 기존 대기업 가운데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그룹이 처음이었다.
이선호는 식품전략기획1 담당 경영리더 승진 이전 CJ제일제당에서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근무했다. 새로 맡은 식품전략기획1 담당은 이전에 맡았던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업무의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앞서 이선호는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일하면서 한류 음식(K푸드) 세계화를 위해 전략제품을 발굴하고 사업전략을 수립 및 실행했다.
특히 비비고 브랜드와 미국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체결 과정에서 전면에 나섰다. LA레이커스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비비고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CJ그룹의 후계구도를 보면 이선호와 누나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실 실장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남매경영 구도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CJENM 브랜드전략실을 이끌었다. ‘사랑의 불시착’, K-CON(K팝 콘서트) 등 드라마와 영화, 공연분야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데 기여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북미지역 공략을 위해 스포츠마케팅 펼쳐
이선호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미주지역의 공략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CJ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계약 성사시켰다.
이선호는 2021년 9월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LA 헬스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CJ비비고XLA레이커스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 CJ제일제당에 복귀한 지 약 8개월 만에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LA레이커스와 맺은 계약은 CJ그룹이 그동안 진행해온 스포츠 마케팅 가운데 최대 규모인 1200억 원 수준이다.
후원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LA레이커스가 이례적으로 CJ그룹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선호는 이번 협업 계약 체결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LA레이커스는 협약체결 이후 CJ의 식품브랜드 ‘비비고’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선호는 골프대회인 더CJ컵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이선호는 CJ그룹이 주관하는 미국 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에 참석하기 위해 2021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CJ그룹은 더CJ컵을 그룹의 이미지 마케팅뿐 아니라 글로벌 잠재고객 확보 등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각별한 애정을 쏟는 행사다.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이 대회의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특별메뉴 개발, 이벤트,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알리기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CJ그룹은 ‘더CJ컵 나인브릿지’ 대회를 2026년까지 10년 동안 국내 개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미국에서 열렸다.
한편 CJ제일제당은 2022년 FIFA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현지에서도 K푸드 마케팅을 펼쳤다.
CJ제일제당은 카타르월드컵 기간 동안 전체 10개 경기장 인근에 마련될 팬 존(Fan Zone)에 ‘K푸드 존’을 별도로 운영했다.
K푸드 존은 카타르에서 가장 큰 유통채널인 알미라가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비비고 스낵김’, ‘비비고 김’, ‘비비고 김치’, ‘햇반컵반’ 등 CJ제일제당의 주력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중동지역에서 최초로 열린 월드컵을 기념한 한정판 ‘비비고 김’도 시장에 출시했다.
△CJ제일제당 복귀
이선호는 2021년 1월18일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정직 처분을 받은 지 1년4개월 만이었다.
앞서 이선호는 2019년 9월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업무에서 물러났으며 2020년 2월 CJ제일제당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선호에겐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서 ‘비비고 만두’를 이을 다음 히트작을 발굴하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CJ제일제당은 치킨, K소스, 즉석밥, 롤, 김치, 김 등의 품목을 글로벌 전략품목(GSP)로 낙점하고 키우려 했다.
CJ제일제당은 이선호가 복귀하기 앞서 2020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비즈니스 부서를 신설하고 이선호의 복귀 시점을 기다리며 한 달가량을 공석으로 뒀다.
| ▲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오른쪽)이 2024년11월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으로 CJ 지분 승계자금 마련
이선호는 지주회사 CJ 지분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며 승계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선호가 CJ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CJ 지분 42.07%(1227만5574주)를 상속 또는 증여받아야 한다. 2025년 9월5일 기준 이선호의 CJ 지분율은 3.2%(93만2503주)다.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지분 매각이 주요한 승계자금 출처가 될 것으로 본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헬스앤뷰티 계열사로 업계에서 독보적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약 8조~9조 원 사이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CJ올리브영은 2022년 7월 상장 절차를 중단하고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2025년 9월에도 CJ올리브영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평가를 의뢰했다는 보도를 두고 CJ측은 강력 부인했다.
2024년 말 기준 CJ올리브영 지분은 CJ가 51.15%, 한국뷰티파이오니어(신한 SPC)가 11.28%를 들고 있다.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은 이선호가 11.04%, 이선호의 누나인
이경후 CJENM 경영리더가 4.21%를 갖고 있다.
△신형우선주 증여받아 경영권 승계 발판 마련
이선호는 CJ4우(전환), 이른바 ‘CJ신형우선주’를 통한 지분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이다. 게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신형우선주는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증여세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보통주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재계에서 지분승계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선호가 증여받은 CJ 신형우선주는 2019년 3월27일 발행됐다. 10년째 되는 날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이선호는 2025년 2분기 말 기준 CJ 신형우선주 123만1390주(29.13%)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10월2일 CJ 신형우선주는 1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 자금 확보
이선호와 누나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실 실장은 개인회사로 씨앤아이레저산업을 가지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부동산개발과 투자 및 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2006년 6월 설립됐다. 다양한 사업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어 CJ그룹 오너일가의 돈줄로 통한다.
2024년 말 기준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지분율을 보면 이선호가 51.00%,
이경후 경영리더가 24.00%,
이경후 경영리더의 남편인 정종환 CJ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15.00% 등 CJ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23년 1월5일 18억원 가량의 현금을 투입해 플랫폼 앨범 제작사 ‘미니레코드’의 지분 16%(11만4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씨앤아이레저산업의 미니레코드 지분은 21.93%로 늘었다.
지주사 CJ는 앞서 2022년 8월5일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부터 벤처캐피탈(VC)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221억 원에 인수해 기업형벤처캐피탈(CVC)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2021년 말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기업형벤처캐피탈 보유가 허용되자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CJ그룹의 정식 계열사로 다시 출범한 것이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21년 12월 굴업도 풍력발전 사업을 위해 별도법인으로 굴업풍력개발을 설립하기도 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산업자원통상부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굴업도 인근 해역에 풍력발전기 42기를 설치하는 등의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1조323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굴업도 풍력발전 사업은 20년 동안 예상수익만 3조7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CJ 오너일가의 안정적 수익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