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12월 현대카드 다이브 앱에서 '오버 더 레코드'에 출연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카드> |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실적 양호
2025년 상반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모두 양호한 실적을 냈다.
현대카드는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655억 원을 거뒀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해 1.0% 증가했다.
상승폭이 작지만 같은 기간 전업카드사 대부분의 실적이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장으로 여겨진다.
현대카드는 국내외 협력을 바탕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였으며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결제 편의성 제고 영향으로 이를 분석했다.
선제적·보수적 건전성 관리를 바탕으로 업계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유지하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의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 대환대출 미포함)은 0.84%다.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직접 추진한 카드사이자 2025년 9월까지도 국내 유일 애플페이 제휴 카드사로서 회원 수도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회원 수는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1250만 명이다. 2024년 상반기 말보다 4.3% 늘었다.
현대커머셜의 2025년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999억 원으로 2024년 상반기보다 0.6% 줄었다.
관계사 이익 감소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하락했음에도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자산 성장에 따라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늘었다.
2025년 상반기 영업수익은 6746억 원, 영업이익은 723억 원이다.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40.0%, 4.7% 증가했다.
△‘현대얼터니티브’ 세우고 대체투자 시장 진출
정태영은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현대얼터너티브를 설립하고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영역을 확대했다.
현대얼터너티브는 금융위원회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인가를 마친 뒤 2025년 5월 사업을 개시했다.
현대얼터너티브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다섯 번째 금융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존에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각각 지분의 51%, 49%를 투자해 현대얼터너티브를 세웠다.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 지분 34.62%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태영과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현대커머셜 지분을 더하면 38.42%다.
이를 고려하면 정태영과 정명이 사장이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를 통해 현대얼터너티브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2025년 7월11일 170억 원 규모 현대얼터너티브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자본금 확충 목적이다. 지분율은 그대로다.
시장에서는 여신전문금융업을 하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자산운용업 진출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대체투자 업황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
현대얼터너티브는 전문 인력과 체계적 투자 전략을 기반으로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 대상이 아닌 부동산, 부실채권(NPL) 등 ‘대체투자’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사업 분야는 크게 부동산실물투자, 사모대출펀드(PDF), NPL로 나뉜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회사의 비즈니스 역량이 현대얼터너티브의 경쟁력을 높이는 바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디지털 및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적 자원 확보로 금융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기업금융 비즈니스를 통해 대체투자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현대얼터너티브 초대 대표이사는 이용규 전 마스턴투자운용 전무가 맡는다.
현대얼터너티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다섯 번째 금융사로 정제된 데이터 분석 및 신뢰도 높은 리서치를 통해 고객들에게 안정적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대체투자 시장에서 독보적 자산운용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커머셜 지분 확대
정태영의 현대커머셜 지분이 간접적으로 확대됐다. 현대커머셜 주요 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파트너스가 지분을 매각하면서다.
현대커머셜 공시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지분율에 변화가 생겼다.
2025년 6월 말 기준 주요 주주 지분율은 현대자동차 38.27%, 정명이 사장 25.67%, 정태영 12.75%, 센츄리온리소스 23.31%다. 센츄리온리소스는 어피니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2024년 말 지분율은 현대자동차 37.50%, 정명이 사장 25.00%, 정태영 12.50%, 센츄리온리소스 25.00%였다.
센츄리온리소스는 2025년 4월9일 보유하고 있던 현대커머셜 지분 2.01%를 현대커머셜에 양도했고 현대커머셜은 4월30일 이를 전량 소각했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수가 줄어 정태영의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분 변화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기도 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 대한 정태영의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경영 독립성이 더욱 짙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지분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에는 현대자동차 37.50%, 정태영·정명이 37.50%로 같았던 지분율에서 정태영·정명이의 지분이 앞서게 됐다.
바뀐 지분율은 정태영·정명이 38.42% 현대자동차 38.27%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캐피탈을 품기로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정태영과 정명이 사장 부부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만 들고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커머셜 지분 변화는 현대카드에도 영향을 준다.
정태영은 현대카드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 최대주주는 2025년 6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로 현대카드 지분 36.96%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대커머셜 34.62%, 기아자동차 6.48%의 순이다.
정태영이 현대커머셜 지분을 가지고 현대카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왼쪽)이 2025년 9월20일 현대카드 문화프로그램 ‘다빈치모텔’에 참석해 사회를 맡은 가수 유희열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새로운 문화 마케팅 지속적으로 선보여
정태영은 슈퍼콘서트, 컬처프로젝트 등을 통해 현대카드를 문화 마케팅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2025년에는 새로운 공연 문화 브랜드 ‘러브드 바이 현대카드(Loved by Hyundai Card)’를 내놨다. 현대카드는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며 선별한 공연을 올린다. 현대카드 회원에게는 선예매 혜택을 제공한다.
첫 공연은 2025년 5월24일과 25일 서울에서 열린 ‘2025 박재범 월드투어’였다.
2023년 6월에는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 슈퍼콘서트가 열렸다.
현대카드는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유명한 뮤지션이 참여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예술분야에서 혁신적 아티스트를 찾아 소개하는 ‘컬처프로젝트’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슈퍼콘서트는 2007년, 컬처프로젝트는 2011년 시작했다.
2019년 10월에는 슈퍼콘서트와 컬처프로젝트에 이은 새로운 문화프로젝트로 공연과 토크콘서트, 브랜드 마케팅을 융합한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진행하지 못하다가 3년 만인 2023년부터 재개됐다.
다빈치모텔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뽐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프로젝트다. 토크와 공연, 퍼포먼스 등을 통해 각 분야의 독보적 인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최근엔 2025년 9월19일부터 3일 동안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스페이스에서 행사가 열렸다. 정태영은 가수 유희열과 음악과 경영 등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문화공간 창출을 통한 ‘스페이스마케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서울 곳곳에 디자인, 트래블, 뮤직, 쿠킹 등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디자인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 ‘아트 라이브러리’, ‘쿠킹 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 ‘바이닐앤플라스틱’, ‘스토리지’, ‘아이언앤우드’, ‘레드11’, ‘카드팩토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회원이나 현대카드 문화마케팅 모바일앱 ‘다이브(DIVE)’ 회원은 한 달에 정해진 횟수만큼 라이브러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2019년 12월 모바일앱 ‘다이브(DIVE)’를 출시했다.
정태영은 문화마케팅에 대체불가토큰(NFT)도 활용하고 있다.
2023년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의 티켓은 암표 등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전량 NFT로 발행됐다.
2024년에는 티켓 판매를 넘어 NFT 경험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했다. 티켓 구매자들은 현장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이 탑재된 티셔츠를 수령한 뒤 NFC를 통해 행사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NFT 형태로 받았다.
앞서 현대카드는 2022년 3월 트위터에 현대카드의 NFT 기반 문화 마케팅 활동을 알려주는 공식 채널 ‘현대카드 민츠’를 열었으며 현대카드 공연에 NFT를 접목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AI소프트웨어 ‘유니버스’ 일본 수출
현대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태영이 현대카드의 테크기업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카드는 2024년 10월17일 일본 3대 신용카드사 가운데 하나인 스미모토미스이카드컴퍼니(SMCC)에 ‘유니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고객 초개인화 인공지능(AI) 플랫폼이다. 데이터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태그’로 개인의 행동·성향·상태 등을 예측해 고객군을 나눌 수 있고 업종에 상관없이 비즈니스 전 영역에 적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유니버스의 일본 수출은 현대카드의 테크기업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를 가진다. 금융사인 현대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력과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증명해 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 계약은 금융업계 최초로 독자 개발 AI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사례다.
앞서 정태영은 2015년 10월 ‘디지털 현대카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2024년까지 데이터 사이언스와 AI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1조 원이 넘는다. 10년 동안 공들인 결실을 맺은 셈이다.
현대카드는 테크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SMCC가 속한 일본 SMFG 산하 타 계열사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사들도 유니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유럽·중동·아시아 등 각국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확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4년 10월16일 SMCC와 조인식을 마친 뒤 일본 도쿄 SMCC 사옥에서 오니시 유키히코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 |
△현대카드 업계 상위권 도약
정태영은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현대카드를 업계 상위권으로 키워냈다.
2024년 말 기준 현대카드 시장점유율은 약 19.3%로 업계 2위 수준이다.
2022년까지 업계 4위였던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 뒤 두 단계 도약을 이뤄냈다.
2025년 상반기 말 시장점유율은 약 19.3%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순위는 3위로 내렸다.
해외 신용판매취급액 기준 점유율에서는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01년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인수 당시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약 1.8%로 업계 하위권이었다.
정태영은 2003년 5월 포인트 마케팅과 차별화된 혜택을 선보인 ‘현대카드M’을 내놓았다. 현대카드M은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신용카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만여 명이 가입했다.
현대카드 성장의 두 축으로 ‘디자인경영’과 ‘문화마케팅’이 꼽힌다.
정태영은 디자인경영을 통해 현대카드의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세계적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를 기용해 카드업계에서 처음으로 카드 옆면에 색을 넣는 ‘컬러코어’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빨강, 보라, 검정 등 카드 등급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도입했다.
새로운 디자인이 대중에게 큰 호응을 받으면서 현대카드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고 색깔별로 현대카드를 수집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다.
색깔별 디자인은 프리미엄 카드 디자인에도 적용되고 있다. 카드의 정체성을 카드 색깔로 표현하고 이름도 색깔 그대로 쓴다. 현대카드가 2021년 5월 출시한 MZ세대(20~30대) 대상의 프리미엄 카드 이름은 ‘더핑크’다.
현대카드는 “핑크 색상은 귀엽고 로맨틱한 느낌이 강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로 잘 활용되지 않았지만 현대카드는 핑크 컬러 디자인에 강력한 혜택을 담아 젊고 역동적인 프리미엄 카드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정태영은 2017년 ‘세로카드’를 내놓았다. 그동안 신용카드 디자인이 가로 형태로 이뤄졌던 만큼 이는 혁신적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2022년 5월 신용카드 전문매체 ‘카드고릴라’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출시된 카드 10장 중의 7장은 세로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마케팅도 큰 성과를 거뒀는데 그 중심에는 2007년 시작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있다.
슈퍼콘서트는 세계적 유명 음악가를 섭외해 진행하는 공연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대중음악을 하는 뮤지션 뿐 아니라 플라시도 도밍고와 같은 성악가도 무대에 올랐다.
‘컬처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연극, 전시전, 건축전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펼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본업과 거리가 있는 물, 와인, 보드카 제품도 선보였다. 이름은 ‘잇워터’, ‘잇와인’, ‘잇보드카’다. 기존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세련된 용기에 담아 내놓았다. 정태영은 “디자인을 활용해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2019년에는 잇워터를 리뉴얼한 ‘아워워터’를 내놨다. ‘가장 현대카드다운 물’로 만들기 위해 카드 플레이트 크기의 플라스틱 물병을 사용했다. 2023년부터는 친환경 의미를 더해 종이팩으로 생산한다.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5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 신용등급 관리에 공들여
정태영은 고금리 여파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신용등급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2024년 한 해 동안 현대카드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된 횟수만 10번에 이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뿐만 아니라 피치(Fitch),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현대카드의 재무안정성과 사업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카드가 현대자동차와의 사업적 통합도가 높은 중요 자회사이며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카드는 2024년 말 기준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보였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신용등급을 신규 획득하기도 했다. 정태영이 신용등급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더욱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현대카드는 2023년 11월 일본 신용평가사 JCR로부터 신용등급 ‘A+(긍정적)’을, 2024년 3월 무디스(Moody’s)로부터 신용등급 ‘Baa1(안정적)’을 획득했다.
현대커머셜은 2023년 10월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BBB(긍정적)’을, 2024년 2월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Baa1(안정적)’을 획득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손비용과 연체율 부담이 커진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태영은 2024년 1월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돌수록 지엽적 숫자들보다는 신용평가사의 평가와 견제를 받으며 기본기와 건전성을 단단히 하는 정공법을 택했다”며 “물론 해외진출의 초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새 슬로건 내놔
정태영은 2024년 4월 현대카드의 새 슬로건으로 ‘변화의 설계자’라는 의미의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Architect of Change)’를 내놨다.
현대카드는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놓으면서 우선 상품 체계의 개편을 추진했다.
현대카드는 카드상품 체계의 ‘단순화’에 방점을 찍었다.
복잡한 혜택 구조, 까다로운 이용 조건, 유명무실한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정리하고 모든 카드 상품에 통일성 있는 체계를 도입해 상품 비교와 선택을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상품 혜택 구조를 5단계로 표준화, 포인트 적립 체계는 단순화했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현대카드제로 에디션3’와 ‘현대카드M’, ‘현대카드MM’, ‘현대카드X’, ‘현대카드Z’ 등으로 구성된다. 각 시리즈마다 혜택을 차별화했다.
모든 상품의 혜택 구조는 소비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기본 혜택, 추가 혜택, 연간 보너스, 고실적 보너스, 우대 서비스 등 5단계로 표준화됐다.
적립체계는 기본·추가·긴급적립 등으로 단순화됐다. 현대카드M을 살펴보면 기존 15가지로 세분화됐던 적립률이 기본 1.5% 적립, 온라인 쇼핑몰·일반음식점·해외 등 특정영역 5% 적립으로 변경됐다. 최대 50만 M포인트를 받아 사용한 뒤 이후 상환할 수 있는 긴급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정태영은 2024년 4월2일 페이스북에서 “만들어진 연도가 다 달라서 중구난방이었던 현대카드들의 혜택을 다섯 영역으로 구분하고 가맹점마다 달랐던 적립률도 되도록 단일화하고 그 외 여러 가지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했다”며 “모든 단어와 문법도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신용카드의 새로운 룰’과 ‘영역’을 만들어 간다는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 슬로건 아래 상품 라인업 재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5년 9월 ‘알파벳카드’를 다시 선보였다. 11년 만에 다시 현대카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알파벳카드는 2004년 쇼핑 특화 카드 현대카드S에서 출발했다. 상품 알파벳이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상품이다.
2025년 6월에는 ‘현대카드 X 컷(Cut)’, ‘현대카드 X 세이브(Save)’, ‘현대카드 제로 업(ZERO Up)’ 등 신규 신용카드 3종을 출시했다. 기존 X, 제로 시리즈를 기반으로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신규 라인업도 발굴했다.
2025년 3월 선보인 ‘부티크’가 대표적이다. 부티크는 연회비 1만~3만 원의 매스(대중) 상품과 1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으로 양극화된 카드 시장에서 빈틈의 수요를 공략한다. 부티크의 연회비는 8만 원이다.
새로운 프리미엄 신용카드 ‘현대카드 서밋’은 2024년 5월 출시됐다. 경제적∙사회적으로 ‘정상(Summit)’에 오른 세대를 위한 카드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퍼플, 레드, 그린, 핑크, 블랙 등 컬러 카드와 MX 카드 등은 새로운 에디션을 내놓으며 리뉴얼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왼쪽)이 2023년 6월2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비자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라이언 맥이너니 비자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카드> |
△비자와 동맹 강화
정태영은 데이터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결제 시장 1위 사업자인 비자와의 파트너십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3년 6월 비자와 양사의 데이터 자산과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공동으로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었다.
파트너십 체결에 따라 현대카드는 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해외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양사의 데이터 자산과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결합한 데이터 상품 및 솔루션 개발도 추진한다.
또한 현대카드는 비자와 협력 강화에 따라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파트너사의 데이터 동맹 ‘도메인 갤럭시’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에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인 비자의 거래데이터를 활용하면 더 정교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태영은 “현대카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페이먼트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비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며 “앞으로 현대카드와 비자의 정교하게 분석된 데이터 자산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 상품·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출시로 선점효과 누려
정태영은 글로벌 IT기업 애플과 협업해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첫 국내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21일부터 발급한 비자(Visa) 및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카드 고객들이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에서 애플페이를 지갑 앱에 추가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태영은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 올라 “사용처를 빨리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 출시일 당일 오전에만 약 17만 명의 이용자가 등록했다.
등록하려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비자카드에서 결제 오류가 발생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정태영은 이틀 뒤인 3월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자 본사의 적극적 작업으로 애플페이 등록 정체는 해소됐다”며 “준비를 했음에도 이런 병목현상이 발생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로 신규 회원을 크게 늘렸다.
여신금융협회가 2023년 4월20일 발표한 카드사 이용실적 통계자료를 보면 2023년 3월 현대카드 신용카드의 신규 회원 수는 20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2월의 현대카드 신규 회원 수(11만6천 명)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14만9천 명, 신한카드는 13만6천 명, 삼성카드는 12만7천 명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11만3천 명), 하나카드(9만5천 명), 우리카드(9만 명), BC카드(4만8천 명)가 그 뒤를 이었다.
정태영은 2023년 4월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애플페이 론칭 3주째에 가입자 수 200만, 가입자 이용률 60%,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며 “NFC 단말기 보급이 아직 부족하지만 가입자 수와 이용률은 간편페이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말은 2022년 9월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공식 발표는 2023년 2월에야 나왔다.
현대카드는 2023년 2월8일에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과 협업해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출시하려 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2023년 3월부터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될 수 있다고 확인해 줌에 따라 카드업계에서는 3월 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애플페이에 필요한 NFC 결제 단말기 보급이 늦어지면서 애플페이는 같은 해 3월 말 비로소 출시됐다.
△일본에 신용카드 거래 처리 시스템 수출
정태영은 일본에 신용카드 처리 인프라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2년 9월28일 일본 종합결제서비스기업 GMO페이먼트게이트웨이(PG) 등과 ‘H-ALIS’를 일본 신용카드 신규 사업자들에게 판매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GMO페이먼트게이트웨이는 일본 내에서 신용카드 사업 운영 시스템을 제공 및 관리하는 회사인데 H-ALIS를 기반으로 신용카드 상품 및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과 컨설팅, 서비스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H-ALIS는 20여 년 동안의 신용카드 사업 노하우가 녹아있는 핵심 IT 시스템이라고 현대카드는 판단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일본은 여전히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편이나 최근 정부 정책에 따라 신용카드 산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이 앞선 경험과 고도화한 솔루션을 탑재하고 있는 H-ALIS를 도입하면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3년 8월30일 교육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을 방문해 이두희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태영 페이스북> |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
현대카드는 대체불가토큰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는 2022년 6월7일 프로그래밍 교육 스타트업인 ‘멋쟁이사자처럼’과 조인트벤처회사를 통한 대체불가토큰 거래소 설립 및 월렛(지갑) 서비스 운영 등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조인트벤처회사 이름은 ‘모던라이언’으로 지었다. 현대카드의 ‘현대’를 상징하는 모던과 멋쟁이사자처럼의 ‘사자’를 뜻하는 라이언을 결합했다.
정태영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할 때는 동등한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카드와 멋쟁이사자처럼은 두 회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던라이언은 2022년 10월26일 대체불가토큰 거래소 ‘콘크릿 베타’를 출시했다.
모던라이언은 2023년 3월8일 헥슬란트와 가상화폐 수익에 관한 세무 업무협약을, 3월29일 프린트베이커리와 미술품 등 아트 대체불가토큰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4월24일에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엘뱅크와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재무적 투자자 지분 매각으로 현대카드 기업공개 부담 벗어
현대커머셜과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2021년 8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현대카드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약 5200억 원에 사들였다.
푸본은행과 푸본생명이 각각 9.99%를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사들였고, 나머지 4.02%는 현대커머셜이 넘겨받았다. 지분인수와 주주변경 절차는 2022년 5월19일 최종 완료됐다.
현대커머셜은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율이 28.56%로 높아졌다. 현대자동차는 36.96% 지분율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고, 푸본금융그룹은 19.98% 지분을 보유해 3대주주가 됐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애초 현대카드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이에 현대카드는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3700억여 원에 인수했다.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현대카드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도 확보했다.
그러나 현대카드 상장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결국 지분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영은 당초 현대카드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2020년 안에 기업공개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카드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대카드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게 시장환경이 변했다.
정태영은 현대카드가 충분히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찾아 상장을 미루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4년 9월4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진행된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카드> |
△데이터기업으로 전환 꾀해
정태영은 경쟁 카드사보다 훨씬 이른 2013년부터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기술력 강화와 빅데이터 제휴사 확보에 힘써 왔다.
정태영은 단순히 데이터 관련 새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고객관리와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디지털 플랫폼 ‘도메인 갤럭시’가 이런 관점에서 탄생했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배달의민족, 쏘카, 이베이, 스타벅스, 무신사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제휴사와 도메인 갤럭시를 중심으로 긴밀한 데이터 협업체계를 구축해 협력사들이 서로 데이터를 활발하게 공유하며 마케팅과 상품개발, 사업전략 등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태영은 2020년 8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현대카드와 제휴한 기업 모두가 업계에서 ‘챔피언 기업’이라며 이들과 데이터를 공유해 이전에 없던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또 2022년 4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 관련 부수 업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2022년 5월부터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 것도 데이터기업으로의 전환과 관련이 있다. 현대카드는 일하는 방식과 환경의 근본적 변화가 금융 테크기업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영은 재택근무가 어떤 변화를 낳을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앞으로 인재관리에 필수적 요소라고 보고 도입을 결정했다.
정태영은 2022년 5월3일 페이스북에 “현대카드가 재택근무에 대해 남다른 비전이나 자신감이 있는 것은 아니며 몇백 년 동안 이어져온 출근제도의 변화가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두려워 지금도 앞으로도 실험적 태도로 운영할 생각이다”고 적었다.
이어 “다만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컨설팅사와 함께 근무형태를 연구할 기회가 있었고 앞으로는 인재관리를 위해 안 할 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선 실시 후 발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성장으로 회원 수 1천만 명 돌파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덕분에 가입자 수와 매출 증가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카드 회원 수는 2018년 783만 명에서 2019년 878만 명, 2020년 939만 명으로 증가했고 2021년 11월 말 기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가족회원을 제외한 본인회원 기준 순수 고객 수였다.
현대카드 고객 수 증가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회원 수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현대카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회원 수는 2018년 83만 명에서 2021년 320만 명으로 4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었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제휴사와 상품개발 단계부터 협력해 제휴사 고객 특성에 맞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마케팅도 공동으로 진행하는 상품이다.
2021년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같은 해 8월까지 국내 전업 카드사가 발급한 전체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가운데 88.5%가 현대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발급매수 기준으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순위를 매겼을 때에는 상위 10위 안에 든 카드 가운데 8위를 뺀 모든 카드가 현대카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함께 국내 첫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선보인 뒤 대한항공, 스타벅스, 코스트코, 신세계, 이베이, 배달의민족, 쏘카, 무신사, 네이버 등으로 제휴사를 확대해 왔다.
2024년 5월에는 올리브영이 19번째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정태영은 오너일가 경영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카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라인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태영이 직접 신용카드 협력사와 논의를 주도하는 등 적극 나섰기 때문에 다양한 업종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을 제휴사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태영은 제휴사와 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단순히 협약식에 참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편 경영진과 몇 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현대카드가 2021년 넥슨과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전에도 정태영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와 직접 만났다. 정태영과 이정헌 대표는 넥슨코리아 사옥 옥상에 마련된 트랙 위에서 카트라이더에 탄 채로 기념촬영도 하고 데이터 과학과 관련해 두 회사가 지니고 있는 철학도 공유했다.
넥슨과 제휴카드는 2022년 6월 말 ‘넥슨 현대카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이는 게임 유저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여다.
제휴 신용카드 출시에 소극적이던 대한항공과 스타벅스코리아, 네이버 등이 현대카드의 협력사가 된 데는 정태영의 영향력이 컸다는 말이 카드업계에서 나온다.
이마트와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등이 제휴사로 합류한 데는 정태영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 친분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2025년 들어서는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징적 파트너사인 스타벅스는 2025년 7월 삼성카드와 제휴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9월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12월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19 유공자 시상식’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카드> |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등급 받아
현대카드는 2018년과 2019년, 2020년 3년 연속으로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2021년에는 ‘양호’ 등급을 받았다. 이 해에는 은행 5곳, 생명보험사 6곳, 손해보험사 4곳, 카드사 3곳, 여신전문금융회사 1곳, 저축은행 3곳 등 모두 26곳의 금융사를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졌는데 단 1곳도 ‘우수’ 등급을 받지 못했다.
2022년, 2023년, 2024년에는 평가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과 기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해마다 민원 발생건수, 소비자 보호조직 등 항목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한다.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취약’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2020년까지는 행정지도 형식으로 평가가 이뤄졌으며 2021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근거가 마련됐다.
현대카드는 2018년과 2019년 ‘포용금융·금융소비자보호·금융사기근절 부문 유공자 시상식’에서 ‘소비자보호 우수기관’에도 선정됐다.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임
정태영은 2021년 9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목진원과 정태영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정태영이 사임하면서 목진원 대표가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정태영은 2003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약 18년 동안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다.
정태영은 현대캐피탈에서 현대자동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중고차 거래시장에서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 서비스를 내놓으며 영향력을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캐피탈이 출시한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플카’는 처음에는 자동차 관리 기능을 모바일로 통합해 제공하는 ‘자동차 라이프 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2018년 11월 출발했지만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플카는 등록 중고차 매물 기준으로 2019년 업계 1위인 KB캐피탈의 ‘KB차차차’와 격차를 좁히며 빠르게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매물 수가 4만 대 안팎에 그치는 등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고전했고 2022년 5월 기준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정태영은 현대캐피탈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통해 중소 렌터카회사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상생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2017년 9월 차량공유 서비스 ‘딜카’를 내놓으며 공유경제 산업에 발을 내디뎠다.
일반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는 회사가 보유한 자동차를 대여해주는데 이와 달리 딜카는 다른 렌터카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플랫폼을 공유해 중개 역할을 담당한다. 현행법상 카드사나 캐피털사는 12개월 미만의 단기 렌터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중고 렌터카 업체 16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창원, 춘천, 원주, 포항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 딜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2019년 5월 KT, 2019년 12월 야놀자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했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3월 카카오 모빌리티 계열사 카카오T에 딜카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약 80억 원이었다.
△코로나19로 현대카드 베트남 진출 시도 무산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첫 해외진출지로 베트남을 선택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현대카드는 2019년 10월28일 베트남 소비자금융 회사인 ‘FCCOM’ 지분 50%를 4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FCCOM은 베트남 중견은행인 ‘MSB’의 자회사로 개인대출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MSB와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FCCOM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카드가 FCCOM의 금융상품과 마케팅, 리스크관리, 디지털금융부문을 맡고 MSB는 현지영업과 실무부문을 책임지는 형태다.
현대카드는 향후 개인금융에서 신용카드, 자동차금융,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현대카드의 현지 금융회사 인수 허가를 1년 넘게 내주지 않으며 결국 인수 자체가 무산됐다.
|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22년 7월25일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카드> |
△현대카드의 디지털기업 전환 나서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신용카드업에서 안정적 수익 확대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태영은 2018년 11월 “디지털기술을 적용해 개인 맞춤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디지털 인프라를 축적하는 시기였으나 내년부터는 실제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2022년 2월 자회사 블루월넛과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인 ‘핀페이(PIN Pay)’를 선보였다. 따로 모바일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온라인쇼핑몰에서 핀페이 기능을 선택해 카드를 고르고 개인인증번호(PIN)를 입력하면 결제가 된다.
현대카드는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핀페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문화마케팅 활동에 대체불가토큰(NFT)을 접목하는 것도 디지털화와 궤를 같이 한다.
현대카드는 2022년 3월 문화마케팅 활동에 대체불가토큰(NFT)를 접목한 다양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관련 소식을 알려주기 위한 채널 ‘현대카드 민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열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5년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그 뒤 직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하고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오승필 디지털사업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2016년 홈페이지와 광고 등에 쓰이는 현대카드 기업로고(CI)도 12년 만에 ‘디지털 현대카드’로 바꿨다. 2017년에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세운 스타트업 전용의 공유오피스인 ‘스튜디오 블랙’을 미국과 중국에 있는 디지털캠프와 연계해 디지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6년부터 2년여 동안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기술인 머신러닝으로 현대카드 결제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2018년 4월 고객의 행동패턴에 맞는 상품 검색 서비스 ‘피코’도 내놨다.
현대카드는 2018년 6월 블록체인 파일공유 기술과 관련해 특허권도 땄다.
2018년 사무실을 정보통신기술(IT) 기업처럼 꾸미기도 했다. 고정석을 없애고 복장과 출퇴근 시간을 자율에 맡겼다. 직원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딩에 익숙해지도록 회사 안 회의실, 카페, 휴게실 등 곳곳에 코딩언어를 붙여놓기도 했다.
2019년 4월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AI-ARS)을 도입했다.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은 기존 자동응답시스템과 비교해 대기시간 없이 인공지능 상담원과 빠르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졌다.
현대카드는 고객들의 자동응답시스템 이용패턴을 분석해 활용빈도가 높은 여섯 가지(선결제, 한도조회, 한도조정, 청구·입금 내역 확인, 신규 비밀번호 등록, 비밀번호 변경) 항목에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을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정태영은 2018년 12월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생명)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2012년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생명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한 지 7년 만이었다.
정태영의 사임은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가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앞서 정태영은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하고 현대라이프생명이 정식 출범한 2012년 이후 줄곧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왔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8년 9월 회사이름을 푸본현대생명으로 바꿨다. 대만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에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현대라이프생명 지분은 현대차그룹이 50.65%(현대모비스 30.28%, 현대커머셜 20.37%), 푸본생명이 48.62%였으나 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해당 지분을 푸본생명이 인수하게 돼 지분율이 62.45%까지 올랐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가 바뀌고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보험업에서 한발 물러서자 이를 놓고 정태영이 보험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태영은 처음 현대라이프생명이 출범한 뒤 시장을 보듯 보험을 구매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에 상품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국내 보험업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태영은 페이스북에 “기존 금융사업보다 복잡한 계기판이 많고 개혁적 접근보다 둔보의 접근이 적절한 보험업이어서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카드 제치고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
현대카드는 2018년 8월 무려 18년 만에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됐다. 제휴기간은 2019년 5월24일부터 10년이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효과를 적잖이 누리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 코스트코 코리아의 매출이 6조 원을 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독점 계약을 유치할 당시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액이 연간 3조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신용카드 결제액은 연간 3조 원 수준이었다.
여기에다 코스트코 때문에 현대카드를 보유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코스트코 외 결제액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되기까지 정태영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파격적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태영은 처음 계약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코스트코와 계약을 맺는 사진을 올리며 “기뻐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년 전 미국 샌디에고에서 발급받은 코스트코 회원카드도 올리며 남다른 소회도 전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측의 평가에서 장기적 사업 파트너로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