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2월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SK온 > |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에 배터리 공급
SK온은 2025년 4월25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SK온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슬레이트에 약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준중형급 전기차 약 3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업계는 공급 금액이 약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슬레이트는 2022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2026년에 2도어 픽업트럭을 출시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은 회사다.
슬레이트가 출시할 픽업트럭에는 SK온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SK온은 탑재될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 안전성, 성능 등에서 인정받았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중시되는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SK온 출범 이후 4년 연속 영업손실
SK온이 2025년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온 배터리 부문은 2025년 1분기 매출 1조6054억 원, 영업손실 2933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6%, 영업손실은 9.7% 줄었다.
SK온은 “주요 고객사들이 신규 차량 출시를 앞두고 전기차 생산 확대 및 완성차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SK온은 출범 이후 계속해서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분기 흑자를 달성한 것도 2024년 3분기가 유일하다. 당시 12개 분기 만에 첫 흑자를 냈고 이후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매출 6조2666억 원, 영업손실 1조1270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51.4% 줄고, 영업손실은 93.7% 늘었다.
△닛산과 전기차 100만 대분 배터리 공급 계약
SK온이 일본 자동차 제조사 닛산에 대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은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 동안 모두 99.4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를 닛산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25년 3월19일 밝혔다.
SK온은 처음으로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닛산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 셀로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금액으로는 약 15조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북미에서 이뤄진다.
이번에 수주한 물량은 닛산이 미국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생산하는 북미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된다.
이석희는 “회사의 우수한 배터리 기술력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생산 역량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전동화 파트너들의 성공적 전기차(EV) 전환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배터리 2025’에서 액침냉각기술 공개
SK온이 2025년 3월5~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차세대 액침냉각기술을 선보였다.
액침냉각은 SK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다. 기존 배터리들이 밑부분에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식히는 방식이었다면 액침냉각은 배터리 셀 전체를 냉각 용액에 담아 식히는 기술이다.
SK온 관계자는 “SK그룹이 석유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배터리를 윤활유로 식혀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기술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냉각 플루이드 개발은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가 담당하고 있다.
액침냉각기술을 적용하면 배터리 냉각 성능을 향상시키고, 셀 간 온도 차이를 줄여 충전 시간 단축과 수명 연장 효과를 가져온다.
박기수 SK온 R&D(연구개발) 본부장은 액침냉각기술이 2년 정도 후에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 SK온이 2025년 3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액침냉각기술을 전시하고 있다. SK온은 세계 최초로 액침냉각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배터리들이 밑부분에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식히는 방식이었다면 액침냉각은 배터리 셀 전체를 냉각 플루이드에 담아 식히는 기술이다. <비즈니스포스트> |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 합병
SK온이 2025년 1월31일 SK엔텀과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2024년 7월 발표한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 합병이 완료됐다. 3사 합병 법인 이름은 SK온이다.
앞서 SK온은 2024년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합병 후 새 사명 ‘SK온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사용하며 SK온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SK엔텀은 SK온트레이딩인터내셔널 터미널 사업부로 사업을 수행한다. SK엔텀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 유류화물 저장과 입·출하 관리 전문 회사다.
SK온은 “3사 합병으로 원소재 조달 역량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배터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며 “트레이딩 사업은 비지니스 영역 확장과 스토리지 자산 활용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사업은 기존 석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리튬, 니켈, 코발트 등과 같은 배터리 광물·소재 트레이딩 사업으로 확장한다. 기존 SK엔텀 탱크 터미널 자산을 활용한 트레이딩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도 나선다.
SK온은 각 사업 특성을 감안해 합병 후 CIC 형태의 독립적 운영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SK온 관계자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며 “SK온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상온 구동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 개발 성공
SK온이 상온에서 구동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 개발에 성공했다.
SK온은 2024년 10월9일 김동원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용 리튬메탈 음극을 공동 연구한 결과 상온에서 구동할 수 있는 신규 음극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은 재료·계면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인터페이시스(ACS Applied Materials&Interfaces)’에 실렸다.
황화물계 리튬메탈 배터리는 균일한 리튬 이동을 위해 상온보다 높은 온도에서 구동된다. 배터리를 높은 온도에서 구동하면 온도 유지용 모듈 탑재가 필요해 비용이 증가하고, 에너지 밀도는 낮아진다.
연구진은 음극 집전체에 리튬 친화성 소재인 은이 추가된 음극을 구성해 상온 구동을 실현했다. 이를 통해 고온 구동 시 고온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낮추고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
황화물계 리튬메탈 전고체 배터리는 이온전도도와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온전도도가 높을수록 배터리 출력이 커지고 고속으로 충전된다.
일반적으로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이온전도도가 낮지만, 황화물계 전해질의 이온전도도는 액체 전해질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고체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을 적용하면 화재 위험이 줄어들어 액체 전해질을 적용한 것보다 안전성이 높다.
또 배터리 무게 및 부피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온은 2025년 5월6일 김동원 한양대학교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 수명 연장 연구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를 에너지·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4월호에 싣고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파일럿 생산라인은 본격 양산에 앞선 시험생산 시설이다.
SK온은 2024년 1월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솔리드파워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 전부를 연구개발에 활용한다. 솔리드파워는 SK온에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공급하고 안정성과 성능이 뛰어난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돕는다.
SK온은 2021년 솔리드파워에 3천만 달러(406억 원)를 투자하고 차세대 전고체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두 회사는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상온 구동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개발 성공
SK온이 상온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
SK온은 2024년 6월16일 고 굿 이너프 텍사스대학교 교수의 제자인 하디 카니 교수 연구팀과 신규 고분자 전해질인 ‘SIP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굿 이너프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을 2배로 늘린 배터리 선구자다. 2019년 97세에 노벨화학상을 받아 최고령 노벨상 수상 기록도 세웠다.
굿 이너프 교수팀은 2020년부터 SK온과 리튬메탈 배터리를 구현하기 위한 고체 전해질 공동 개발을 진행해왔다. 2023년 6월 별세 뒤 제자인 카니 교수가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일렉트로케미컬 소사이어티’에 실렸다.
고분자 전해질은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가 용이해 차세대 고체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산화물계나 황화물계보다 이온 전도도가 낮아 70~80℃ 고온에서만 구동하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SIPE는 이온 전도도와 리튬 이온 운반율을 개선해 이를 해결했다.
기존 고분자 전해질 대비 상온 이온 전도도를 약 10배까지 끌어올렸으며, 리튬 이온 운반율도 5배 가까이 늘렸다. 리튬 이온 전도도와 운반율이 높아지면 배터리 출력과 충전 성능이 향상된다.
실험 결과, SIPE를 적용한 배터리는 저속 충방전 대비 고속 충방전을 할 때도 배터리 방전용량이 77%를 유지했다. 또 SIPE는 높은 내구성을 갖춰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열적 안전성이 우수해 250℃ 이상 고온에도 견딜 수 있다.
SK온은 차세대 복합계 고체 배터리에 SIPE를 적용하면 충전 속도와 저온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경 SK온 차세대배터리센터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한 고체 배터리 개발에 한층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SK온은 신규 소재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차세대배터리 분야의 성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서 산업특출공헌기업에 뽑혀
SK온이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가 선정한 ‘2024년 산업특출공헌기업’에 선정됐다.
SK온은 2024년 5월31일 베이징 노동조합연맹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CABIA 주최 ‘친환경·개방·혁신·역량 강화’ 회의에서 산업특출공헌기업에 선정됐다.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ATL, 비야디(BYD) 등과 함께 업계 기여도가 가장 높은 20대 기업에 꼽히기도 했다.
CABIA는 매년 배터리 글로벌 판매량, 설치 용량, 산업 영향력, 친환경 등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해 업계 기여도가 높은 20대 기업을 선정해 왔다.
△SK온 대표이사로 그룹 복귀
이석희는 SK그룹의 2023년 연말인사를 통해 SK온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로써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약 2년 만에 SK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사업 수장을 맡았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발표 자료를 통해 이석희를 두고 “‘인텔 기술상’을 3차례 수상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로서 SK온을 첨단 기술 중심의 글로벌 톱티어 배터리기업으로 진화시킬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석희는 SK온에 합류한 뒤 2023년 12월13일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사옥에서 열린 ‘SK온 레코그니션(Recognition)’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임직원들과 만났다.
이석희는 이 자리에서 “대외 환경이 어려울수록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첨단 기술 제조업에서 이기는 환경이란 탄탄한 연구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대표 시절,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확정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대표로 있으면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확정해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2월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승인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20일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플래시 단품과 웨이퍼 사업, 중국 다롄 공장 등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 지 1년2개월여 만에 인수를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2월30일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넘겨받았다. 나머지 20억 달러는 2025년에 지급하고 웨이퍼 설계와 관련 지식재산권 등 잔여 자산을 가져오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SSD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2021년 12월30일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시켰다. 솔리다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두고 인텔이 운영했던 SSD 사업의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한다.
이석희는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인수 뒤 통합 과정을 지휘했다. 솔리다임의 CEO는 롭 크룩 인텔 부사장이 맡았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통해 기존 낸드 부문 강자인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4.1%와 5.4%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시장 점유율 합계 19.5%로 일본 키오시아(19.2%)를 뛰어넘어 2위에 뛰어올라 삼성전자(33.1%)를 추격하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낸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석희는 2022년 1월9일 CES 2022에서 “앞으로 D램은 수익성을 중심으로 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늘려나갈 것이고 낸드플래시는 솔루션 제품을 다변화하며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회사로서 SK하이닉스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석희가 추진했던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는 낸드 업황의 악화가 장기간 지속되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솔리다임과 낸드 사업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손상에 따른 영업손실이 1조5500억 원에 이르렀다.
이석희는 2022년 3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그 해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 자리도 내려놨다. 섣불리 낸드 사업을 확장하며 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데 대한 문책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메모리반도체 기술 고도화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대표 시절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낸드는 기본 단위인 셀을 높게 쌓을수록 저장 성능이 개선된다.
그동안 낸드의 적층 단수는 128단이 한계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이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데 이어 한 달 만에 SK하이닉스도 176단 낸드를 선보였다.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176단이나 그 이상의 수준으로 적층한 낸드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쪽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2021년 7월12일 10나노급 4세대(1a)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을 적용한 8Gbit(기가비트) LPDDR4 모바일 D램 양산에 성공했다. 2021년 2월 준공한 이천 M16 공장에서 신제품 D램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신제품 D램에는 극자외선 미세공정이 적용됐다. 이전 세대(1z) 제품보다 반도체 웨이퍼(원판) 1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제품 수량이 약 25% 늘어나며 SK하이닉스의 원가절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기존 제품보다 전력 소비도 약 20% 줄어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자외선 노광장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추진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12월까지 4조7549억 원을 투자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로부터 극자외선 노광장비 약 20대를 사들이겠다고 2021년 2월 공시를 통해 밝혔다.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이용해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게 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중국 우시 공장에 들이려는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미국이 중국에 최신 극자외선 노광장비가 들어가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석희는 2021년 11월2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미국 정부가 최근 SK하이닉스의 중국 D램 공장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입하려는 계획을 두고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는 외국 언론 보도를 두고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이야기인 만큼 앞으로 협조하면서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사상 최대 매출 올려
SK하이닉스는 2021년에 창사 이래 최대 연간 매출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2조9978억 원, 영업이익 12조4103억 원을 올렸다. 2020년보다 매출은 34.8%, 영업이익은 147.6%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공급망 차질 등으로 시장환경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코로나19로 비대면 IT 기기 수요가 늘어나 반도체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D램 사업에서는 PC와 서버용 제품 공급이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고, 낸드 사업에서는 128단 낸드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제품 판매를 늘린 결과로 분석됐다.
|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 7월15일 열린 '2021 GSA 메모리 콘퍼런스'에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 SK하이닉스 > |
△SK하이닉스 ESG경영 강화
이석희는 SK하이닉스에서 ESG경영 기조를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1월5~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2에서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E&S, SP에코플랜트와 함께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주제로 한 전시관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공정기술 ‘워터프리 스크러버’,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eSSD’와 ‘HBM3’, 친환경 생분해성 제품포장 기술 등을 전시했다.
이석희는 기자회견을 열고 “CES 2022에서 친환경 반도체 공정 패키지 기술과 저전력 반도체 제품 등을 소개한 것처럼 ESG경영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월 '사회적 가치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환경, 동반성장, 사회안전망, 기업문화 등 4개 분야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핵심 과제는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저전력 제품 공급 확대, 협력사 대상 기술협력 투자, 지역사회 지원, 구성원 행복 증진 목적의 기업문화 정착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21년 3월 1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채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로 마련한 재원은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조성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된다.
ESG 전문 조직도 창설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에 CEO 직속의 ESG 태스크포스를 출범했고, 2021년에는 CEO가 직접 주관하는 월 단위 회의체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의 시스템 내재화에 속도를 냈다.
△메모리반도체 이을 새로운 먹거리 이미지센서 개발에 속도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대표로 일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미지센서 등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썼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화상을 표현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롯해 자동차, 로봇, 의료, 보안, 스마트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데도 필수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1월 0.7㎛(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크기의 픽셀에 화질 5천만 화소를 보이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했다. 이 이미지센서는 이천 M10공장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원판)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지센서는 픽셀 크기가 작을수록 화질이 높아진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1위 업체 소니는 0.7㎛ 픽셀의 6400만 화소를 탑재한 이미지센서를 보유하고 있다. 2위 업체 삼성전자는 2021년 9월 0.64㎛ 픽셀로 2억 화소의 화질을 실현하는 이미지센서를 선보였다.
화소의 크기가 가장 작은 이미지센서를 개발한 업체는 중국의 옴니비전이다. 옴니비전은 2022년 1월에 열린 CES 2022에서 0.61㎛ 크기의 픽셀로 2억 화소의 화질을 실현하는 이미지센서를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3월 화소 크기 1.0㎛의 자체 이미지센서 ‘블랙펄’ 신제품을 내놓은 뒤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다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2년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을 소니가 39.1%, 삼성전자가 24.9% 점유하는 데 비해 SK하이닉스는 2.3% 점유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반도체 소재 확보 총력
이석희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소재 확보에 힘썼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1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재료의 한국향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 7월21일 일본으로 건너가 며칠 현지에 머무르면서 협력업체 경영진과 만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주요 소재 가운데 일부를 국산화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0월부터 국내 업체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받아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를 세정하는 데 사용된다.
반도체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일본 업체 JSR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미국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투자하고 있다. 인프리아는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행복경영’ 추구
이석희는 회사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복경영’ 방침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계열사는 2021년부터 1년에 한 번씩 ‘행복지도’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행복지도에는 1년간의 행복지수를 분석해 도출한 인사이트(통찰력)와 행복을 주제로 한 임직원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분기마다 직책자와 임원들이 참석하던 경영설명회를 ‘All-Hands Meeting’으로 바꿨다. 원하는 구성원이 참석해 질의하고 경영진이 응답하는 방식이다.
2019년에는 구성원 행복지수를 처음으로 측정했다. 구성원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측정 결과를 기반으로 행복지도를 만들고 구성원 행복 증진을 전담하는 조직도 꾸렸다.
구성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실천수칙도 직접 만들었다. 임원의 복장을 자율화하고 임원을 대상으로 한 의전 중 불필요한 것도 없앴다. 2019년 10월2일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간 대담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3월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전문에 행복경영 방침을 명시하는 정관 변경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 급성장 이끈 성과로 대표이사 올라
이석희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D램의 호황을 활용해 2018년까지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석희는 SK하이닉스의 2018년 연말 인사에서 박성욱 부회장의 후임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박성욱 부회장은 6년 동안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장수 CEO'로 주목받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석희의 승진 인사를 발표하며 글로벌 역량이 뛰어나고 합리적이면서도 과감한 추진력을 갖춰 임직원에게서 높은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석희가 SK하이닉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았다.
이석희는 SK하이닉스에서 D램개발사업부장을 맡은 만큼 D램 기술 전문가로서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D램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의 체질 변화를 이끌기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D램 공정 전환 타격 만회
SK하이닉스는 2016년 D램 미세공정 전환이 늦어지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2015년에는 분기별로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올렸는데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1분기 5620억 원, 2분기 4530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함께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IT 기기 수요 둔화로 공급과잉이 빚어져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에서 가장 앞서고 선제적 투자로 공정 전환도 일찍 이뤄내 업황 악화의 타격을 최대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타격을 그대로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전략 착오를 인정하고 2016년 하반기부터 20나노 초반대로 D램 미세공정을 전환하는 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3분기 영업이익이 7270억 원으로 늘었고, 4분기에는 업황 개선의 수혜도 입어 영업이익 1조5천억 원가량을 냈다.
이석희가 D램개발사업부문장을 맡으며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함으로써 SK하이닉스가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빠른 체질 개선으로 실적 타격을 만회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텔에서 활약하고 SK하이닉스로 자리 옮겨
이석희는 세계적 반도체 기업 인텔에서 핵심 인재로 선정될 만큼 역량을 보였다. 이를 인정받아 SK하이닉스에 영입됐다.
2000년 인텔에 입사해 처음에는 전공과 관련이 적은 공정오류 분석 업무를 맡았다.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호출돼 고충이 컸다고 한다.
이때 모든 장비를 분석해 오류가 나는 근본 원인을 밝혀내고 오류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등 성과를 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연구팀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32나노 미세공정 개발을 주도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인텔 내부 최고상인 인텔 최고업적상을 3차례 수상하며 핵심 인재로 떠올랐다. 이 상은 해마다 단 한 명에게만 돌아간다.
2010년 임원 승진을 앞두고 노모를 돌보기 위해 귀국하려고 하자 인텔에서 6개월 이상 사직을 만류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다. 주로 반도체 미세공정과 제조기술 분야 연구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이석희를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석희 를 영입하는 데 특별히 공을 들였다고 설명하며 “SK하이닉스의 선행기술을 이끌 초대 미래기술연구원장에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