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1조 규모 빅배스
현대엔지니어링이 ‘조 단위’의 빅배스(big bath, 잠재 부실을 털어내는 회계 기법)를 단행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모회사 현대건설은 2025년 1월22일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2조6944억 원, 영업손실 1조2209억 원, 순손실 7364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대규모 영업손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프로젝트(패키지2)에서 공정 점검 결과 투입원가 상승, 공기지연 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2024년 4분기 일시에 반영한 것이 원인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요 해외사업장을 포함해 주택사업 공사원가 상승분도 반영해 2024년 4분기에만 1조4315억 원의 영업손실을 인식했다.
2025년 3월12일 공시된 현대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종적으로 2024년 연결기준 매출 32조6703억 원, 영업손실 1조2634억 원, 순손실 7662억 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4조7604억 원, 순손실 1조2401억 원, 순손실 9906억 원을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24년 실적은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0% 증가했지만 2천억 원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번 대규모 손실 반영은 2024년 말 현대차그룹 인사를 통해 기아에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과 박희동 등 2인의 재무 전문가가 동시에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넘어온 뒤 이뤄진 것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2025년 1월22일 현대건설 실적발표 직후 현대엔지니어링 기업신용등급(ICR)을 ‘AA-’로 유지하면서 기업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선임
박희동은 2024년 12월10일 현대자동차그룹 임원 인사 등을 거쳐 전무로 승진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임됐다.
현대차 부사장을 거쳐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CFO)을 맡았던 김상현 부사장의 뒤를 잇게 됐다.
박희동은 기아에서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기아 해외법인관리팀장, 회계관리실장, 중국법인(KCN) 재경본부장 상무 등을 지냈다.
박희동은 2024년 11월15일 현대차그룹 대표급 정기 임원 인사에서 선임이 확정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기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이동했다.
이 인사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에는 2011년 현대차그룹 편입 뒤 처음으로 플랜트 전문가가 아닌 재무 전문가가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희동은 2025년 1월 초 현대엔지니어링 주주총회를 거쳐
주우정 사장, 손명건 플랜트사업본부장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자산총계 8조3691억 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923억 원, 매출채권이 2조2307억 원, 미청구공사채권이 1조6236억 원, 무형자산이 6692억 원 규모다.
부채총계는 4조4722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14.8%다. 다만 대규모 손실을 반영해 2024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40%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 중국법인(KCN) 8년 만에 흑자전환
박희동이 재경본부장으로 있던 기아 중국법인(KCN, 강소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이 2024년 8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부터 KCN 재경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이후 2025년 초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KCN의 재무현황을 손질하는 데 집중했다.
기아 중국법인은 2024년 매출 4조5271억 원, 순이익 506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45.4% 증가한 것이고 3741억 원의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한 것이다.
2017년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여파에 그 해부터 적자가 이어졌던 기아 중국법인은 8년 만에 순이익을 거뒀다.
기아의 2024년 중국 판매량은 수출을 포함해 24만8천여 대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중국에서 다시 연간 판매를 20만 대로 늘렸다.
기아는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5를 2024년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중국 전략 판매 등에 힘을 실어 중국법인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희동이 기아 중국법인 재경본부장에 오른 2022년 당시 매출 1조8835억 원, 순손실 7059억 원을 냈다.
기아 중국법인의 자산총계는 2022년 2조809억 원, 2023년 2조603억 원, 2024년 2조8206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법인의 부채총계는 2조4768억 원, 2조9305억 원, 3조7370억 원으로 확대됐다.
박희동이 기아 중국법인(DYK, 동풍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 재경실장으로 있었던 2020~2021년 실적을 보면 2020년 매출 3조5887억 원과 순손실 8355억 원, 2021년 매출 2조2528억 원, 순손실 7832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기아 중국법인의 자산총계는 2조6929억 원, 1조9680억 원이고 부채총계는 2조3509억 원, 2조4088억 원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기아 중국법인(KCN)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259억 원, 금융부채는 1조816억 원, 이자수익은 66억 원, 이자비용은 364억 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은 2배 이상 늘었고 금융부채도 소폭 증가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천억 원가까이 증가했다.
기아 중국법인은 2002년 중국 진출 당시 기아 50%, 둥펑자동차 25%, 장쑤웨다그룹 25% 지분 구조로 설립됐다. 2022년 장쑤웨다그룹이 둥펑차가 보유한 기아 중국법인 지분을 인수하면서 기아와 장쑤웨다그룹이 50%씩 지분을 들고 KCN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