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 12월7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바이오기업인의 날에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대에 속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4개의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으며 연간 기준으로 최다 품목허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9년 4개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으며 최다 허가 기록을 썼는데, 2024년이 모두 지나기 전에 이미 동일한 수준에 오른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미국에서만 7월 솔라리스 바이오시밀러, 6월 피즈치바 바이오시밀러, 5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았다. 유럽에서도 같은 해 4월 얀센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2024년 2월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과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습성(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안과질환인 황반변성 등의 치료제다. 황반변성이란 안구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의 노화, 염증 등으로 인해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서 심하면 실명할 수 있다.
국내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다.
이뿐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같은 달 21일 11번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후보물질) SB27(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글로벌 임상 1상도 시작했다.
SB27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8월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 호주 등에 모두 9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 힘입어 반기 최대 매출 기록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의 빠른 개발에 힘입어 역대 최대의 반기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상반기 개별기준으로 매출 8100억 원, 영업이익 2952억 원을 냈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278% 증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신규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23년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 1조 원을 넘긴 데 이어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연간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203억 원, 영업이익 2054억 원을 거뒀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 늘었고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간 기준으로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이 처음으로 창립한 지 12년 만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이나 진단키트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9번째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전까지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광동제약 등이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들 가운데 가장 빨리 매출 1조 원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가장 빠른 곳은 셀트리온이었는데 셀트리온도 매출 1조 원을 넘기는 데 18년이 걸렸다. 가장 길었던 곳은 동아쏘시오홀딩스로 91년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한승 사장이 기본과 원칙 중심의 업무 방식과 데이터 및 프로세스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 등의 기업문화를 조성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며 “이러한 리더십과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도 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2년 매출 9463억 원, 영업이익 2315억 원을 거뒀다. 전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가 늘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 오가논과 협력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젠과 오가논의 집계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5종이 2021년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1조4950억 원어치 판매됐다. 2020년 말보다 판매 규모가 11% 증가했다.
△신사업 발굴에 투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체 투자조합을 통해 신기술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라이프 사이언스 2호 펀드(SVIC 64호 신기술투자조합)가 2024년 7월11일 미국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에 출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조성했다. 이들 3사는 2024년 1월9일 3개 회사가 설립한 라이프사이언스 2호 펀드를 통해 미국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백신 개발사로 알려진 모더나를 초기 설립 때부터 기획 육성해 온 글로벌 톱3 벤처투자사로 2000년 설립 이후 누적 운용자산만 약 19조 원에 이른다.
이번에 결성된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는 인공지능 기반 신약 플랫폼 기술 등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전체 펀드 규모는 26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에서 앞으로 발굴할 혁신 기술 기업 관련 정보를 우선적으로 제공 받는다.
이뿐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12월5일 인투셀과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의 개발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항체-약물 접합체는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링커 기술을 통해 약물과 결합한 구조의 의약품을 말한다.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선택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어 치료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이번 공동 계약에 따라 인투셀은 고유 링커와 약물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개의 항암 타겟에 대한 항체-약물 접합체 물질을 제조해 특성을 평가하게 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2023년 1월20일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투자조합 SVIC 63호에 198억 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목적을 놓고는 “라이프사이언스 분야 신기술 사업기회 발굴”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일자 기준으로 해당 투자조합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만이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 펀드(신기술투자조합 SVIC 54호)를 통해 여러 제약바이오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별개로 투자에 나선 것은 연구개발 전문기업에 어울리는 투자 대상을 물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2022년 10월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공동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월28일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23억 달러(2조7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2022년 4월20일 지분 인수 1차 대금 10억 달러를 납부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보유하게 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 사업 진행을 위한 의사결정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이사 수가 동일하도록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사회가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바이오젠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단계를 꼭 거쳐야 했던 셈이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지분 15%를 투자했다. 2018년 6월 콜옵션 행사 이후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0%에서 한 주 모자란 주식을 보유해 왔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연임
고한승은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서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고한승은 2021년 1월26일 제7대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2023년 1월22일 제8대 회장으로 연임이 결정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008년 11월28일 출범한 국내 바이오산업계 대표 단체다.
고한승은 회장 취임 이후 매주 금요일 바이오기업 CEO들과 교류회를 진행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취임 첫해에 80개 넘는 기업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한승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바이오협회는 2021년 62개사를 신규 회원으로 확보했다. 임기 2년을 통틀어 정회원사를 34% 늘리는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월19일 기준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은 605개에 이른다.
고한승은 2022년 3월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회장 연임이 결정된 뒤 2023년 1월25일 신년사를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육성 비전을 제시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의 협력과 더불어 레드바이오(신약개발), 화이트바이오(바이오 소재), 그린바이오(농수산업에 생명공학 접목) 등 바이오산업의 융합을 이끈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한승은 “지난 2년의 임기 동안 길다면 길었을 코로나 사태를 ‘연대와 협력’의 의지로 꿋꿋이 이겨낸 우리 바이오산업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규모와 분야를 넘나드는 바이오산업 전체의 통합적인 협업과 상생을 위해 올해도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시개발' 전략으로 경쟁사보다 빠른 개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사보다 빠른 개발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임상3상부터 유럽 보건당국(EMA) 허가까지 걸리는 기간이 가장 짧았던 제품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다. 경쟁사보다 18개월 짧은 31개월 만에 허가를 받아 세계 첫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2016년 출시됐다.
이후 SB4는 최초 판매 제품(퍼스트무버)으로서 경쟁제품에 우위를 보이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유럽에서 매출 19억2440만 달러(2조1670억 원)를 거뒀다.
SB4 이외 다른 제품들의 개발기간도 경쟁사보다 2~8개월 단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개발기간을 줄인 데는 고한승의 바이오시밀러 동시개발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고한승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에 임명된 뒤 다수의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개발하는 방법으로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펼쳤다. 서둘러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 단계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허가당국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또한 임상시험을 할 때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에 업무를 위임하는 대신 각국에 관리 인력을 파견해 환자 모집 등을 직접 챙겼다.
판매 승인을 신청하면서도 추가로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와 답변을 미리 준비해 시간을 단축했다. 일종의 ‘모범답안’을 사전에 만들어 놓는 방식이다.
△송도 신사옥 입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1년 1월25일 인천 송도 신사옥 입주를 마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사옥 입주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에 특화된 시설 및 업무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또한 기존에 업무공간 제약으로 송도와 수원으로 이원화돼 있었던 사업장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조직 내 소통이 활발해지고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송도 신사옥을 2017년 6월 착공해 2020년 12월 완공했다.
12층 규모 본관동에 연구실, 사무실, 교육장, 마음상담센터 등이 자리를 잡았다. 본관동과 연결된 3층 규모 복지동에는 임직원 생활편의 향상과 건강관리 지원을 위한 식당, 피트니스센터 등이 들어섰다.
고한승은 신사옥을 발판으로 글로벌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1년 1월 신년사에서 "송도 신사옥 입주를 통해 조직 내 시너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해 나가자"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초대 사장 낙점
고한승은 바이오 전문가로서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기반을 닦았다.
미국 UC버클리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유전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아머샴파마시아바이오테크, 하이쎄크, 타겟퀘스트, 다이액스 등 여러 바이오기업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다이액스의 나스닥 상장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합류하며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2007년부터는 삼성 신사업팀에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사업 출범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바이오 분야에서 학문적, 사업적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평가돼 신사업팀의 일원으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차례로 설립했다. 고한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대표가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한승 체제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5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국내에서 허가받은 데 이어 2017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자립 기반을 갖췄다. 2019년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