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흑자 전환 성공 뒤 성장세 지속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오랜 기간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롯데쇼핑에 부담만 줬지만 강성현 체제 이후 롯데쇼핑의 ‘효자 사업부’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2023년 1~3분기에 영업이익으로 각각 800억 원, 270억 원을 냈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89.9%, 1496% 증가했다. 2024년 2월2일 현재 롯데쇼핑의 2023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의 실적이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 대표가 이끄는 두 사업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실적을 분석하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이익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앞으로 다른 사업부의 부진을 메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 안에는 적자 폭을 줄였거나 흑자로 전환한 사업부 및 자회사가 더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롯데마트는 지난 2020년 영업이익 484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2015년 적자 전환한 지 6년 만이다.
△롯데마트, 롯데슈퍼와 소싱업무 통합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2022년 11월 기존에 개별적으로 운영해오던 상품 소싱업무를 통합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업태 특성상 중복된 파트너사가 많아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유사한 업무를 중복 수행하게 되는 비효율이 발생해왔다.
마트와 슈퍼의 소싱을 통합함으로써 중복 업무에 따른 추가 비용과 인력 낭비를 방지하는 것이다.
상품코드 통합 작업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통합 발주, 상품 관리,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마트와 슈퍼가 함께 수행하게 됐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소싱업무 통합을 통한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기존의 정형화된 포맷을 벗어나 식료품 전문매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소싱업무 통합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진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성현을 슈퍼사업부장에도 임명했다. 롯데마트 대표와 롯데슈퍼 대표를 강성현에게 맡겨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임으로 읽힌다.
△롯데마트 은평점, 매장 90%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 오픈
롯데마트가 2023년 12월28일 서울 은평점을 대형마트 최초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그랑그로서리’로 새단장해 개장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의 식품과 비식품 운영 구성비는 5:5나 6:4로 이뤄진다. 롯데마트가 그랑그로서리 매장의 9할을 식품으로 운영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는 매일매일의 먹거리 고민을 해결해주는 ‘국내 최대 델리 식료품 제안 매장’을 표방했다. 온라인에서 만나기 어려운 초신선 상품과 바로 조리 가능한 델리, 글로벌 먹거리 등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집약했다고 롯데마트는 설명했다.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전략 ‘답보’
강성현이 제시했던 창고형 할인매장 '롯데마트맥스' 확대 전략이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졌다.
강성현이 롯데마트맥스 확대를 롯데마트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했으나 전략 추진에 뜸을 들이면서 그 이유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롯데마트맥스의 전국 점포수는 2024년 2월 현재 4곳에 불과하다.
2021년 9월 창고형 할인매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목표로 내세웠던 ‘2023년 20개 점포 오픈’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롯데마트가 가장 최근 문을 연 롯데마트맥스는 경남 창원중앙점이다. 이 지점은 2022년 3월31일 개장했는데 이후 롯데마트맥스의 추가 출점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상 2년 동안 추가 점포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롯데마트 안팎으로 롯데마트맥스 확대 전략을 잠정 보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강성현이 과거 내놨던 창고형 할인매장의 적극적 확대 전략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롯데마트맥스 확대 전략이 롯데마트의 여러 중점 과제 가운데 후순위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1호점 전경. <롯데쇼핑> |
△롯데마트 서울 잠실점, ‘제타플렉스’로 재탄생
롯데마트 잠실점이 이른바 미래형 매장으로 재탄생했다.
롯데마트는 2021년 12월23일 서울 잠실점의 이름을 ‘제타플렉스(ZETTAPLEX)’로 바꾸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의미하는 ‘제타’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의 합성어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의미를 담은 롯데마트의 미래형 플래그십 매장이다.
제타플렉스의 영업면적은 1만4214㎡(약 4300평)로 롯데마트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롯데그룹의 본사가 위치한 곳이라는 상징성도 지닌다.
강성현은 제타플렉스를 오픈하면서 와인전문점 ‘보틀벙커’ 첫 번째 매장도 선보였다. 면적은 1322㎡(약 400평)로 국내 최대 규모다.
롯데마트는 보틀벙커에서 1억 원 정도 하는 초고가 와인부터 시작해 1만원 대의 대중적 와인까지 모두 4천여 종을 판매한다. 8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한다.
제타플렉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전문매장도 갖췄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제타플렉스 1호점 전환 이후 20개월 동안 매출이 직전 20개월과 비교해 15%가량 상승했다.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강성현은 롯데그룹의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그룹은 당시 정기인사를 두고 성과주의에 입각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2022년 영업이익 484억 원을 내며 8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롯데마트는 2021년 2월에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같은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를 두고 롯데그룹 차원에서 오프라인사업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2021년 11월 희망퇴직을 받으면서는 근속연수 8년 이상 되는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내에 희망퇴직 대상자는 같은 해 상반기 기준 900명가량이었다가 1200명가량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보상도 더 좋아졌다. 재취업 지원금으로 2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해 강성현은 희망퇴직을 통한 감원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2023년 11월에도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희망퇴직 대상은 각 직급별로 10년 차 이상 직원”이라며 “조직 유연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천만∼5천만 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 ▲ 롯데마트가 2023년 12월28일 서울 은평구 은평점을 그로서리 전문 매장 '그랑그로서리'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모습. <롯데마트> |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최초 사내이사 합류
강성현은 마트사업부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롯데쇼핑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오너일가와 법인 대표이사, 백화점사업부 대표, 재무책임자 수준만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지만 2021년 3월 주주총회 안건에 강성현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올려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롯데쇼핑이 관행을 깨고 마트사업부 대표를 사내이사로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마트사업부를 백화점과 동등한 사업부로 취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체질 개선 기대주, 롯데쇼핑으로 귀환
강성현은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을 이끈 뒤 롯데쇼핑으로 복귀했다.
2018년 말 롯데네슬레 대표를 맡았다가 다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강성현은 2019년에 10년 동안 적자를 봤던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롯데네슬레는 2019년 매출 2499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3.5% 늘었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 2018년 영업손실은 42억 원이었다.
강성현은 유통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그룹 안에서 보지 못한 문제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강성현이 만든 롭스, 다시 키운다
롯데쇼핑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를 롯데마트와 합쳤다.
롯데쇼핑은 2020년 12월17일 이사회를 열고 롭스사업부를 롯데마트 상품기획(MD)본부의 H&B부문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강성현이 마트사업부를 이끌고 있으니 다시 그의 지휘 아래 들어온 셈이다. 강성현은 예전에 롭스의 대표를 맡은 적이 있다.
롭스는 롯데그룹이 롯데리아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 등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브랜드다.
신동빈 회장의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현은 롭스의 기획 단계부터 깊이 관여해왔다. 2012년 7월 롯데그룹은 헬스·뷰티용품 전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강성현 당시 미래전략센터 이사에게 롯데슈퍼와 세븐일레븐 등이 모인 태스크포스(TF)팀을 맡겼다.
강성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직접 롭스 대표를 맡기도 했다.
롭스는 2013년 화장품 편집숍 콘셉트로 시작해 한때 매장을 150여 개까지 확장했지만 1위 사업자 CJ올리브영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독점인 상태로 높아진 데다 경쟁도 심해져 고전해 왔다.
강성현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및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매장 형태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롭스의 온라인 매출은 그룹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 ‘롯데ON’을 통해 증가 추세를 보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롭스는 롯데마트에 매장 내 매장(숍인숍) 형태로 들어가 있는 곳도 많아 통합하면 수익성 면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롯데마트사업부를 새로 이끌게 된 강성현 대표는 롭스가 처음 시작할 때 사업부를 맡아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걸어온 길
롯데마트는 ‘마그넷’이라는 브랜드로 1998년 4월 최초의 할인점인 서울 강변점을 개점한 뒤로 출점을 이어왔다.
하지만 유통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점포를 점차 축소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3년 3분기 말 기준 111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마그넷이란 뜻은 고객을 끌어당기겠다는 의미였는데 마트로써 와닿는 이름이 아니란 이유로 4년 만인 2002년부터 현재의 이름인 롯데마트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