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2022년 지방선거 관리
노태악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직후인 2022년 6월1일 열린 지방선거를 책임졌으며 큰 문제 없이 선거를 마쳤다.
노태악은 취임 직후 발표한 ‘아름다운 선거 실현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지방선거) 관리의 엄중함을 무겁게 인식하고 국민의 소중한 한 표가 선거에 온전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선관위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노태악은 2021년 열린 대선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로 선관위가 질타를 받았던 만큼 지방선거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태악은 5월26일 선거관리위원회 전국 시·도위원장 화상 회의에서 “지난 대선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로 선관위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악은 대선에서 문제가 됐던 코로나19 확진자 임시기표소 바구니 운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강구했다.
먼저 중앙선관위는 전국 선관위에 통일된 형태의 투명 운반함을 배포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들도 임시기표소가 아닌 일반 기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했다. 다만 확진자 격리를 위해 확진자 투표 시간은 일반 투표가 모두 끝난 뒤인 오후 6시30분 이후로 정했다.
앞서 2022년 3월 열렸던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위해 열린 임시기표소에서 상자나 쇼핑백, 바구니 등을 이용해 투표지를 보관, 운반하면서 ‘바구니 투표함’ 논란이 일었다. 노태악의 전임자인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이 바구니 투표함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내정과 임명
노태악은 2022년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취임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22년 4월22일 ‘바구니 투표함 논란’ 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노정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후임으로 노태악을 내정했다.
대법원은 노태악의 내정 이유를 두고 “다양한 재판 경험과 치밀한 법이론을 갖춘 정통 법률 전문가”라며 “부드러운 성품 등으로 법원 내외에서 인망도 두텁다”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후 노태악과 김필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인사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했고 국회는 같은 해 5월13일 큰 잡음 없이 두 사람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노태악은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대선 때 일어나선 안 될 선거관리 부실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며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노태악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여러 지역을 방문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영향력이나 지위 등의 측면을 살필 때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022년 10월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법관 재직 중 ‘초원복집 사건’ 관련 판례 변경
노태악은 대법관으로 일하던 2022년 3월5일 동석자와의 대화를 녹음하기 위해 식당 주인 몰래 식당에 도청기를 설치한 것은 주거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놨다. 노태악은 이 판결을 내놓은 전원합의체에서 주심을 맡았다.
운송업체에서 일하고 있던 A씨 등 2명은 회사에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식사 등을 제공하면서 기자가 불합리한 요구를 하면 이를 녹음하기 위해 식당에 녹음 장치를 설치했다.
1심은 이 행위를 두고 주거침입을 인정했지만 2심은 식당 주인의 의사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주거침입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A씨 등이 식당 주인에게 허가를 받고 통상적 방법으로 식당에 들어간 이상 식당 주인의 사실상의 평온 상태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주거침입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는 1997년 대법원이 ‘초원복집 사건’에서 비슷한 내용의 행위에 대해 주거침입을 인정했던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내면서 “대법원 95도2674 판결(초원복집 사건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김기춘 전 법무장관 등은 1992년 부산에 위치한 음식점 ‘초원복국’에 모여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는데 정몽준 당시 통일국민당 후보 측에서 미리 식당에 도청장치를 설치한 뒤 녹취하여 언론에 폭로했다.
대법원은 1997년 95도2674 판결에서 “도청장치를 설치할 목적으로 손님을 가장하여 식당에 들어가는 것은 영업주가 그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대법관으로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부적법 등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판결
노태악은 대법관으로 재임하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부적합하다는 판결 등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판결을 여러 차례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9월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특별선고에서 전교조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노태악은 이 전원합의체에서 주심을 맡았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가 교원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전교조는 즉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모두 고용노동부의 처분이 적법하다며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법외노조 통보는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제약하는 중대한 통보를 할 때에는 반드시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된 시행령 규정은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에 위반돼 그 자체로 무효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법률상 근거를 상실해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노태악은 2021년 9월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상표권 압류가 정당하다는 판결도 내놨다.
노태악이 주심으로 있는 대법원 1부는 2021년 9월10일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동원 피해자 등을 상대로 낸 특허권, 상표권 압류 등에 대한 재항고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징용 피해자 5명에게 각각 1억~1억5천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자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지방법원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이 소유하고 있는 국내 특허권 6건, 상표권 2건 등을 압류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 압류 조치가 부당하다며 2021년 초 법원에 항고했지만 기각당했고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노태악은 2021년 4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심판 결정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한 전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3명의 의원직 박탈이 정당하다는 판결도 내렸다.
노태악이 주심으로 있는 대법원 3부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포함해 옛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항고심에서 이들의 요청을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국회의원의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원 지위의 확인을 요구하는 소는 소의 이익이 없기 때문에 부적법하다고 판시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