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회에서 NPU의 중요성 강조
강인엽은 2022년 2월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2’ 학술대회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3D 패키징 등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ISSCC는 1954년에 설립됐으며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세계적 반도체 설계 분야 학회다.
삼성전자 임원이 학회 기조연설을 맡은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강인엽은 다양한 종류의 연산 장치 가운데 NPU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NPU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구현할 때 사물을 효율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연산 장치다.
그는 “NPU는 기존 CPU보다 100배 효율적 연산을 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고 앞으로 전력 효율성 개선을 위해 하나의 칩 안에서도 정밀 연산을 담당하는 ‘딥 NPU’와 간단한 작업을 하는 ‘마이크로 NPU’로 영역이 나뉠 것”이라고 전망했다.
NPU는 중앙처리장치(CPU)보다 100배 효율적인 연산을 해낼 수 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연산 능력이 벌이나 해파리 수준이지만 조만간 강아지 뇌 능력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또 최근 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3D 집적회로의 발전 가능성도 높게 봤다. 집적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예 서로 다른 칩을 한 개의 칩처럼 이어 붙이는 3D 패키징 방식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인엽은 “칩을 이어 붙이면서 발생하는 발열 이슈와 패키징 비용 증가, 신호 지연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우리가 3D 칩 전환기를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첫 DS부문 미주총괄 사장
강인엽은 2021년 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상 처음으로 DS부문 미주총괄 수장에 배치된 사장급 임원이다. 그만큼 미중갈등 상황에서 미국 정책에 변수가 많으므로 대응력을 갖추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완화법' 등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는데 둘 다 중국 견제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반도체 등 4차산업의 핵심 분야를 중국이 아닌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며 한국 등 동맹국 기업까지 압박하고 있다. 미중갈등이라는 신냉전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기업의 대응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강인엽이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미주총괄 조직에서 정재헌 부사장이 수장으로 일하고 그 아래 2명의 전무와 6명의 상무가 임원으로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미주총괄 조직에서 가장 높은 임원 직급은 전무였다.
강인엽은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인력으로 꼽히기 때문에 그의 미주총괄 사장 임명은 삼성전자에서 DS부문 미주총괄 조직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업 전략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가는 데서 정부의 외교력에만 미국 정책 리스크 관리를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직접 대응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7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1998년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완공한 지 23년 만에 미국에서 파운드리 공장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앞으로 20년 동안 약 2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미국 텍사스주에 11개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이런 투자 계획이 담긴 세제 혜택 신청서가 이미 미국 텍사스주 정부기관에 제출됐다. 다만 미국 현지 매체인 ABJ는 삼성전자 측의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고 장기적 계획의 일부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지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1년 12월 미국 출장 중에 이곳을 방문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비메모리사업 기여
삼성전자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279조6048억 원, 영업이익 51조6339억 원을 거뒀다.
2020년보다 매출은 17.83%, 영업이익은 43.29% 늘었다.
반도체사업(DS부문)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94조2514억 원으로 2020년보다 29%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33.7%의 비중을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29조2천억 원으로 55% 증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높다.
그러나 강인엽이 이끄는 DS부문의 비메모리사업(시스템LSI, LED, 기타) 매출과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2021년 연간 실적이 호조를 보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사업에서 모바일 통합칩,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주력 제품이 고른 성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 대상 판매 증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포트폴리오 확대
강인엽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특히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시리즈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인공지능 연산능력을 강화한 엑시노스9(9810)와 이미지처리 기능을 강화한 엑시노스7(9610) 신제품을 발표했고, 2019년에는 신경망 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인공지능 연산능력을 7배 높인 엑시노스9(9820)를 공개했다.
2021년 8월에는 업계 최초로 5나노 공정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W920’을 출시했다. 웨어러블 기기용 프로세서로는 처음으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해 갤럭시워치 차기 모델부터 탑재됐다.
강인엽 체제의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통신반도체 엑시노스 모델5100, 엑시노스RF5500, 엑시노스SM5800, 엑시노스 5G 솔루션 등도 선보였다. 엑시노스 5G 솔루션은 2019년 9월23일 ‘2019 전파방송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지원 솔루션 엑시노스iS111, 2019년 5월 사물인터넷 프로세서 엑시노스 iT100를 출시했다.
2018년 10월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차량용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선보였다. 2019년 6월에는 아우디에 엑시노스 오토V9를 공급했다.
2021년 11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사태가 일어난 상황에서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도 출시했다.
새로 공개된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가운데 ‘엑시노스 오토 T5123’은 업계 최초 5G 기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이다. 인공지능 연산기능을 제공하는 ‘엑시노스 오토 V7’과 전력관리칩(PMIC) ‘S2VPS01’도 선보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D램 모듈용 전력관리반도체 3종(S2FPD01, S2FPD02, S2FPC01)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태블릿, PC, 게임기, 무선이어폰 등에 탑재되는 전력관리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었다.
강인엽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들과 손을 잡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미국 AMD와 초저전력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을 놓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를 지불하고 AMD의 최신 그래픽 설계자산인 RDNA 아키텍처를 제품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1월에는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 ARM과 협력해 엑시노스2100을 출시했다. 5나노 공정을 적용해 7나노 공정 기반의 AP보다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을 30%, GPU(그래픽 처리장치) 성능을 40% 끌어올리고 전력 소모량은 20% 줄였다.
△반도체 비전 2030 뒷받침
강인엽은 삼성전자 비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의 한 축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반도체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를 171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1년 5월13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반도체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투자금액을 133조 원에서 171조 원으로 38조 원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LSI사업부 소속으로 커스텀SoC(시스템 온 칩)팀을 신설했다. 외부고객이 요청한 반도체 설계 지원을 전담한다.
파운드리사업부의 ASIC(주문형반도체)팀을 병합해 외부 고객사 대응 체계를 단순화하면서 그 역량을 강화했다.
강인엽은 2019년 6월 반도체 비전 2030을 이루기 위한 전략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시했다. 독자 개발한 신경망 처리장치(NPU) 사업을 육성해 인공지능 시대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신경망 처리장치 분야 인력을 2천 명으로 10배 이상 확대하고 차세대 기술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모바일에서 인포테인먼트 및 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차량용 제품, 데이터센터용 딥러닝 제품, 사물인터넷 제품 등 정보기술(IT) 전 분야로 신경망 처리장치 탑재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선임
강인엽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으로 연구개발 전문사업부를 이끌게 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17년 5월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강인엽은
김기남 반도체 총괄사장이 겸임하던 시스템LSI사업부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강인엽은 2017년 7월 시스템LSI 비전 선포식을 통해 삼성전자 최초로 생산시설 없는 연구개발(R&D) 전문 사업부로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했다.
강인엽은 같은 해 11월 비메모리사업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1963년 출생으로 당시 7명의 사장 승진자 중 가장 나이가 적었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에 기여
강인엽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사업 성장에 기여했다.
그는 브로드컴과 마벨 등에서 영국 ARM의 반도체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한 중앙처리장치(CPU)와 시스템온칩(SoC)을 연구개발했다. 1996년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설계 컨설팅을 맡기도 했다.
이후 퀄컴 CDMA테크놀로지(QCT) 사업부문에서 13년 동안 근무하며 통신칩 개발을 주도했다. 퀄컴에서 부사장까지 올랐으며 2010년 삼성전자 DMC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무선기술 개발을 맡았다.
2013년 시스템LSI사업부에 신설된 모뎀개발실장에 올랐다. 2014년 말 모뎀개발실과 SoC개발실이 통합되면서 통합칩 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2015년 말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프리미엄급 모바일 통합칩 엑시노스8옥타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강인엽의 공로가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8옥타는 2016년 제16회 모바일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강인엽은 이런 성과들을 인정받아 2017년 5월 삼성전자 DS부문 조직개편과 함께 시스템LSI사업부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