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9호, 초원복집 등 과거사 관련 판례 변경 잇따라
김명수는 대법원장으로서 과거사와 관련해 잇따라 판례를 변경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9호’에 따른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청구를 막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 아래서 나온 대법원 판결을 7년 만에 파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년 8월30일 긴급조치 9호 피해자 71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가 긴급조치 9호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는데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긴급조치 9호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고 이 조치의 발령, 적용, 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또한 이처럼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서 국가 배상책임이 문제될 때는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년 3월24일에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전남 광양 소재 화물운송업체 부사장 A씨 등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A씨 등을 무죄로 판단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 등 2명은 한 인터넷언론사 기자가 회사에 비판적 기사를 쓰자 기자에게 향응을 제공하면서 기자가 부적절한 요구 등을 하는 장면을 녹음·녹화하기 위해 식당 주인 몰래 녹음·녹화 장치를 음식점에 설치하고 이후 제거한 혐의로 2017년 기소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거주자의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2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 외부인에 대한 출입 통제·관리 방식, 상태, 행위자의 출입 경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주자의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에 따라 1997년 발생한 소위 ‘초원복집 사건’의 판례도 변경됐다.
초원복집 사건이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등이 1992년 부산 ‘초원복국식당’에서 부산지역 기관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모의를 하고 이를 정주영 당시 국민당 후보 쪽에서 몰래 녹음해 공개한 사건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1997년 “음식점에 도청기를 설치할 목적으로 들어간 것은 음식점 영업주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 ▲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대법관들이 2022년 9월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재형 대법관 퇴임식을 마치고 떠나는 김 대법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
△사법개혁으로 법원 조직개편 추진
김명수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사법개혁을 이끌고 있다.
김명수는 대법원장에 취임하면서 사법개혁의 과제로 △전관예우 근절 △재판 중심 사법행정 △법관 인사제도 개편 △재판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2018년 3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제안한 사법개혁 방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면서 사법개혁에 닻을 올렸다.
김명수는 2018년 9월20일 취임 1년을 맞이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신 외부인사들이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해 사법행정 권한을 맡긴다'는 내용의 사법개혁 추진방안을 밝혔다.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가 사법행정에 관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법원행정처는 순수한 행정조직인 법원사무처와 대법원 사무국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사법개혁의 구체적 방안으로 △법관 관료화 방지 △사법행정 구조 개방 △법관 책임성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명수는 이러한 사법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한 지 석 달 뒤인 2018년 12월12일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 의견’을 발표하고 법원행정처를 통해 국회에 전달했다.
개정안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는 것을 뼈대로 했다. 기존 법원행정처가 맡았던 사법행정사무는 사법행정회의와 새로 만들어지는 법원사무처가 대신하도록 했다.
다만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회의 설치는 2022년 9월 기준으로 진척이 없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법원행정처 폐지, 사법행정회의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인사제도 개편의 주요 내용으로는 법원장 추천제 시행, 대법관 추가 임용을 통한 상고심 적체 현상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법원장 추천제는 법원장 후보를 법관들이 추천하고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제도다. 2018년 말 대구지방법원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된 뒤 2021년까지 14곳으로 대폭 확대됐다.
다만 김명수의 임기가 끝난 뒤 대법원장이 바뀌어도 법원장 추천제가 계속해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법원장 추천제와 관련해 법원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으로 대법관 후보자가 된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은 2022년 8월2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법원장 추천제가 장차 재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통계를 신경쓰지 않게 되니 그런 점(재판 지연과 사법부 신뢰 저하)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21년 12월7일 열린 회의에서 “법원장 추천제는 관료적 사법행정구조 해소와 법관 인사 이원화 완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추천 절차와 관련해 각 시행법원에서 통일적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며 법원장 추천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부터 법원의 숙원사업이던 상고심 제도 개혁도 추진하고 있다.
김명수가 의장을 맡고 있는 사법행정자문위원회는 미국 연방대법원처럼 대법관이 직접 상고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상고가 허가된 사건에 한해서만 대법원이 심리하는 상고허가제와 대법관을 3~5인 증원하는 내용의 상고심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명수는 상고심 개혁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2022년 6월 상고제도 개선 입법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결성했다. 김명수의 임기 안에 상고심 개혁을 위한 입법안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빠르고 편한 소송을 위한 전자소송 활성화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2020년 8월 전자소송 활성화를 위한 법률사무 종사자 업무 매뉴얼을 발간했다.
2021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민사소송의 91.2%가 전자소송으로 접수됐으며 행정소송 1심과 특허소송 1심은 모든 소송이 전자소송으로 접수됐다. 가사소송은 전체 접수 건수의 84.4%가 전자소송으로 접수됐다.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김명수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판결문 공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명수는 2020년 7월27일 열린 재판제도 분과위원회 회의에서 판결문 공개 제도와 관련해 공개 범위를 미확정 판결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명수가 대법원장 취임 초기부터 판결서 공개를 사법개혁을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사법개혁 의지를 내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명수는 2019년 9월10일 사법행정자문회의 출범식에서도 “판결서 공개를 단순히 사법부의 시혜적 대국민 서비스로 이해해선 안 된다”며 “전관예우 등 불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확정사건 판결서 공개 범위도 과감히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9월20일에는 사법개혁 추진 방안을 밝히면서 일반 시민들에게 판결문 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과 관련해 ‘통합 검색열람 시스템’을 만들어 누구든지 단어 검색으로 판결문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2020년 12월 민사소송법이 개정되어 2023년부터 미확정 민사 판결서를 인터넷으로 검색·열람하는 게 가능해졌다. 대법원은 형사 미확정 판결서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판결서의 열람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인터넷으로 판결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021년 10월28일 제25차 전체회의에서 미개방 핵심 데이터 중 하나인 판결서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열람·제공하는 데 필요한 제도 개선 사항과 이를 위한 8개 세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 ▲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0년 9월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사건에 대한 판결서 주문을 읽고 있다. <대법원> |
△전원합의체 선고 생중계 시작
김명수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대법원은 2020년 8월부터 모든 전원합의체 판결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제7조의2는 '누구든지 대법원 변론이나 선고에 대한 녹음, 녹화, 촬영 및 중계방송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의 생중계 결정에 따라 2020년 8월27일 현대·기아차의 ‘산업재해 유족 특별채용 노사협약’과 관련된 전원합의체 선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후 대법원의 모든 전원합의체 선고는 생중계되고 있다.
이 판결 전에 생중계된 전원합의체 선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 두 차례 뿐이었다.
△법관 인사제도 개편
김명수는 법관 인사제도 역시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2021년부터 신임 판사 임용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출신 대학, 출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법무법인(로펌) 등을 표기하지 않도록 했다.
김명수는 법관 관료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도 폐지했다.
김명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직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2020년 3월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그동안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는 법관 관료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며 “이제 국민이 대등한 지위의 법관들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충실한 재판을 받을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김명수는 다만 “이제 겨우 주춧돌을 하나 놓았을 뿐이고 첫걸음을 떼었을 뿐”이라며 “오히려 남은 개혁과제가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김명수가 의장으로 있는 사법행정자문회의는 경력법관 채용절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대법원이 제안한 경력법관 지원자격 강화를 반영하지 않고 경력기간 5년을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2021년 8월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참여정부의 법조일원화 정책에 따라 법관은 2013년부터 법조 경력자 중에서만 선발되고 있다. 경력 요건이 2013년 ‘3년 이상’을 시작으로 2018년 ‘5년 이상’으로 강화됐으며 2025년에는 7년 이상,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으로 더 강화된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경력법관의 지원자격이 강화되면 그동안처럼 저연차 법조인 선발에 적합한 채용제도가 아니라 경력이 어느정도 쌓인 법조인에게 맞는 새로운 채용절차를 마련해야 법관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명수는 매년 2월 정기인사 때 2~3년 주기로 수도권-지방 법원을 골고루 근무하도록 하던 순환근무 제도를 개선해 법관 장기근무 제도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순환근무 제도는 법관이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에 장기 근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잦은 인사이동으로 법관의 전문성이 약화되고 재판 공백이 발생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관 장기근무 제도가 부활함에 따라 법관은 2021년 정기인사부터 △서울권 5년 △경인권 7년 △지방권 7년(의무)+3년(선택)의 장기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일단 장기근무를 신청해 승인되면 장기근무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장기근무를 해제할 수 없다. 또한 고법 부장판사와 법관인사규칙 제10조에 따른 고법판사는 지방법원 장기근무를 신청할 수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사회적 기준 바꿔
김명수가 이끄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선도하거나 그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9월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전교조가 패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고용노동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24일 해직 교원이 조합원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판결 다음날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했으며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에 따른 노조 지위를 회복했다.
김명수는 판결문에서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2월21일 박동현씨 부부와 딸이 수영장 운영 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노동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해 손배배상액을 다시 계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노동가동연한은 노동에 종사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으로 정년을 의미한다.
대법원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60세를 넘어 만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며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기존 가동연한을 정한 판결 당시 경험칙의 기초가 됐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했다”고 판단했다.
노동가동연한이 상향조정된 것은 30년 만이다. 앞서 1989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55세였던 노동가동연한을 60세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유지돼온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유죄' 판결 판례를 '무죄'로 변경하기도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1월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창원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형사처벌 등으로 제재하는 양심적 제한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감수하지 않는 이상 내면의 양심을 포기하거나 인격적 존재가치를 파멸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인격 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기 때문에 불이익에 대한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하면서 이행을 거부한 것이고 이들에게 집총과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고 본질적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4월에는 동성 군인 간에 성관계를 하면 합의 여부와 관계 없이 처벌하는 군형법은 잘못됐다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남성 직업군인 A씨와 B씨는 영외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서로 합의 하에 성행위를 해 군형법 92조의6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심과 2심은 "군형법 92조의6은 영외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뤄진 행위에도 적용된다"며 일부유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동성 군인 사이의 성관계 등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92조의 6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동성 간의 성행위가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현재는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며 "동성 간의 성행위가 합의에 따른 것일 때도 처벌하는 것은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정치인과 기업인 관련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여러 정치인과 기업인의 운명을 바꿨다.
대법원은 2020년 7월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사실상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면서 공직선거법과 관련된 후보자들의 '자기검열' 족쇄를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 여부를 묻는 과거 선거 TV토론회 질문에 대한 이 지사의 부인 답변을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의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의 행위를 허위사실 공표로 해석하면 민주주의의 중요 원칙인 표현의 자유 보장을 법이 제한해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부정확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 모두에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국가기관이 모든 정치적 표현에 대해 발언이 이뤄진 배경이나 맥락을 보지 않고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한다면 후보자들은 사후적으로 법적 책임을 부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8월29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관련된 국정농단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1·2심 재판부 모두 다른 범죄 혐의와 구별해 따로 선고해야 하는 뇌물 혐의를 분리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등 공직자에게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는 다른 범죄 혐의와 분리해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자의 뇌물죄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되기 때문에 반드시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최순실의 혐의와 관련해서도 미르·K스포츠 등에 대한 출연금을 기업에 요구한 행위 등에 관해 “일부 강요죄가 성립 안 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부분을 강요죄로 판단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에게 건넨 말 3마리(34억 원)에 대해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에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으므로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말 구입액이 아닌 말 사용료만 뇌물로 인정했다.
또 대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에서 뇌물로 인정되지 않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도 뇌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실형을 확정하는 판결도 내렸다.
대법원은 2018년 4월19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명수와 10명의 대법관은 “원 전 원장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2심 결론을 인정했다. 엄격한 상명하복 관계가 존재하는 국정원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원 전 원장이 사이버팀 직원들의 활동 내역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하고 직원들 역시 업무처리 결과를 보고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사이버팀 직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를 할 때 그와 관련된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함으로써 순차로 범행에 대해 공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이 범행을 주도한 사이버팀 조직을 확대·개편한 점과 인터넷 공간에서의 적극적 활동을 반복적으로 지시한 점도 근거로 삼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집행유예 확정 판결도 김명수 체제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나왔다.
대법원은 2017년 12월21일 항공보안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항공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항로'라는 단어는 '항공로'와 같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이동을 포함하는 의미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어떤 행위를 처벌하려면 반드시 법에서 범죄로 규정하고 있어야 하고 무엇이 범죄인지 규정한 용어를 가능한 의미에서 벗어나 피고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 없다”며 “용어의 뜻을 법에서 정의하지 않고 있다면 사전적 정의나 그 밖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범위로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받은 시간 등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유죄를 인정한 2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기도 했다.
1심과 2심은 김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상황보고를 받은 시각 등을 적어 국회에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고 보고 김 전 비서실장의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 전 비서실장이 국조특위에서 증인으로 선서한 뒤 증언한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답변서를 작성했던 만큼 김 전 비서실장에게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0년 1월2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예방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사법행정자문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 통한 사법제도 개혁
김명수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견과 사법행정자문회의 등 외부기구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면서 사법제도 개혁의 방향을 잡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17년 사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뒤 대책 마련을 위해 구성된 판사들의 회의체다. 2018년 2월 상설화했으며 각급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 판사 117명으로 구성된다. 정기회의는 매년 4월과 11월 두 차례 열린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김명수가 추진하는 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자문기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18년 11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을 탄핵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법원장추천제 도입과 상고제도개선특위 설치 등도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이다. 김명수는 이를 놓고 “민주적 사법행정을 실현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명수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면서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명수는 2020년 5월25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서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관심을 법원 본연의 역할인 재판에 더욱 집중할 때”라며 “국민 중심의 '좋은 재판'을 실현하는 데 앞으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법행정제도 개선도 재판을 공정하고 충실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는 '국민에 중심을 둔 좋은 재판'을 실현해야 한다”며 ‘좋은 재판’의 필수 요소로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심리 등을 꼽았다.
김명수는 “우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어떤 재판이 '좋은 재판'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국민이 '좋은 재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원 구성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해 합리적 새로운 제도나 관행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수는 2019년 9월26일에 대법원 산하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법원인사 채용제도 개선, 상고심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사법행정권을 분산하기 위해 만든 대법원장 자문기구다.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2018년 비법관과 법관을 동수로 하고 집행권을 갖춘 기구를 만들자는 안을 내놨지만 대법원은 ‘국회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자문회의 출범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과도한 권력을 내려놓고 법원 내부적으로도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추자는 공감대 속에서 여러 안건이 논의되고 있다.
△사법부 내부 개혁에 나서
김명수는 2017년 9월26일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추가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추가조사위원회는 부실조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김명수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다.
특별조사단은 2018년 5월25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보고서에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와 청와대의 재판거래 의혹, 일부 판사들의 사찰 의혹이 있지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명수는 같은 해 5월28일부터 형사고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고발했고, 일부 대법관들은 고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명수는 2018년 6월15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자체 혁신 방안을 내놨다.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한 법관 13명을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 일부는 재판 업무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징계 절차에 회부된 법관 가운데 8명은 2018년 12월17일 징계 처분을 받았다. 징계위원회는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각각 정직 6개월, 방창현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정직 3개월을 의결했으며 4명에게 감봉, 1명에게 견책 등의 처분을 내렸다.
나머지 법관 5명 가운데 2명은 불문 경고를 받았고, 3명은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징계위원들은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라 징계 협의의 인정 여부와 징계 양정 등을 판단하려면 수사 진행상황과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결론 내리기를 미뤘다.
김명수는 2018년 5월31일 내놓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를 완전히 분리하고 법원행정처를 대법원 청사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승진인사 폐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법관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사법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수직적 관료적 구조에서 수평적 합의제 구조로 개편하기로 했다. 법관독립위원회 설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외에 법원조직 개정안을 통해 판사 인사권을 대법원장에서 사법행정회의로 넘기기로 하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 추천위원회를 꾸려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추천받는 등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려는 시도를 했다.
△대법원장 지명과 인사청문회 통과
김명수는 2017년 9월1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2017년 9월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됐고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김명수는 2017년 9월26일 취임식에서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하여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수는 우리법연구회 활동 등으로 이념편향과 코드인사 논란에 휩싸여 여소야대 국회의 문턱을 넘는 데 난항을 겪었다.
김명수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진보와 보수, 좌우의 이분법적 잣대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념이 아닌 우리 사회의 보편타당한 가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30여 년 동안 재판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법연구회를 두고 “정치적 이념적 편향이 나타나는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관들의 자율적 학술모임을 그렇게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법연구회의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놓고는 “대법원 산하 공식 전문분야 연구회”라고 옹호했다. 다만 지명 일주일 만에 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하며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김명수는 2017년 8월21일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됐다. 현직 지방법원장(춘천)이 재임 중 대법원장에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김명수는 “두려운 마음이 있지만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출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지방법원장 시절
김명수는 2016년 2월11일 제46대 춘천지방법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법원의 가장 주요한 업무는 정의에 맞는 옳고 훌륭한 재판을 하는 것”이라며 “원칙을 중시하되 역지사지의 태도로 국민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소를 춘천으로 옮기고 지역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등 춘천 지역에 적응하려 노력했다. 지역 단체장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강원도청 직원과 강원대학교 로스쿨 학생 등 지역민을 위한 강연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춘천지방법원에서 민주적 사법행정을 시도했다. 일반적으로 판사들의 사무분담은 법원장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데 김명수는 판사회의에서 사무분담 원칙을 정하고 구체적 사무분담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정하도록 했다. 사무분담이 정해진 뒤에는 개별 판사들에게 이유를 일일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지법에 형사 항소심 재판부가 1개밖에 없어 사건 적체가 심해지자 2017년 2월 형사 단독사건 항소심을 다루는 제3형사부를 새로 만들었다. 제3형사부는 기존 형사 단독 항소사건의 40%를 소화하고 행정사건의 절반가량을 다루고 있다.
시민사법위원회, 시민사법참여단과 활발하게 회의를 개최해 법원과 일반국민이 사법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법원의 날을 기념한 ‘법원을 향한 열린 지성, 캠퍼스 100인 토론회’를 여는 등 법원과 지역 시민사회 간 거리를 좁혔다.
전국 최초로 보호소년 인문치료를 통해 보호소년들의 사회적응 훈련을 도왔다. 북한이탈민을 대상으로 헌법 및 생활법률 교육, 다문화가정을 위한 스마트 법률학교 공동 개최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원의 후견적 역할을 강화했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에서 임명된 김용철 대법원장을 재임명하려는 데 반발하면서 출범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박시환 전 대법관 등이 발탁되면서 우리법연구회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보수정당에서 우리법연구회를 ‘사법부의 하나회’라고 비판하면서 해체를 요구했고 2010년 회원 공개 이후 탈퇴자가 늘어나면서 해산됐다.
김명수는 2011년 출범한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우리법연구회 판사 상당수가 가입해 활발하게 활동해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으로 여겨졌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유엔 국제인권법 매뉴얼 한국어판을 발간하는 등 인권법 분야 법률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김명수는 2017년 3월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 법원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진보적 판결
김명수는 다양한 사건에서 국민의 기본권은 물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다.
2011년 6월 군산 제일고 교사들이 간첩으로 조작된 오송회사건(1982년)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위자료로 150억 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1년 12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이신범·이택돈 전 의원에게 국가와 전두환, 이학봉 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이 3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명수는 판결문에서 “당시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은 고문과 구타, 욕설, 협박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불법행위가 국가 공무원의 직무집행이었던 만큼 국가는 원고 모두에게, 전 전 대통령과 이 전 단장은 체포를 지시한 이택돈 전 의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14년 9월 군무원이 군부대 안에서 근무시간 중 함께 일하는 동료 여직원에게 음란 동영상을 보여준 사건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해 징계가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김명수는 판결문에서 “남성 중심적 가치관과 질서가 지배하는 군부대에서 여성이 성적 언동을 한 남성을 상대로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4년 12월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 통고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쌍용차 범대위는 쌍용차 추모 문화제를 열기 위해 집회신고를 했지만 남대문서는 폭력시위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해 집회금지 통고처분을 내렸다. 남대문서는 이를 집회 연락책임자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하자 금속노조 사무실 우편함에 꽂아놓고 문자로 통보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처분서가 원고나 연락 책임자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집회시위 금지 통고는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통고는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2015년 3월 논산훈련소에서 행군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려 다친 군인이 십자인대 재건 수술을 받자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행군 도중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거나 그러한 사고가 원인이 돼 급격하게 악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부상과 공무수행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6월 삼성에버랜드가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을 해고한 이유가 사실상 노조 활동 때문이라고 판단해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서 삼성그룹의 노조 탄압 전략이 담긴 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실제 삼성이 작성하고 실행했음을 인정했다.
2015년 11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전교조 합법노조 지위 유지를 결정했다. 판결문에서 “신청인은 이 사건 처분으로 노조 활동이 상당히 제한을 받게 되고 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고용노동부가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는 이유로 노조 자격을 박탈당했는데 법원 선고 때까지 노조로 인정해달라며 효력정지를 신청해 2심까지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다. 서울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깨고 독립적 결론을 내린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