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개편 및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꺼냈다가 저항에 부딪혀
박순애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거센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초등학교 입학일을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해 3월1일'로 정하고 있다. 즉 '만6세'가 된 다음해, 한국 나이로 8세가 되는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는 것인데, 박순애는 이 연령을 1년 낮추겠다는 것이다.
취학 연령을 이렇게 1년 낮추려는 것은 영유아 단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대상 연령층을 확대해 출발선상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졸업 시점을 1년 앞당겨 사회에 진출하는 입직 연령도 낮추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박순애는 2022년 7월29일 이런 내용의 학제개편안을 담은 교육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오는 2025년부터 조기 입학을 시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계획대로 학제개편이 실시된다면 2019년에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일부가 기존보다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교원 수급이나 학교 공간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4년에 걸쳐 해당 인원의 25%씩에 대해 입학 연도를 앞당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순애는 2022년 7월29일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당초 나왔던 안은 2년을 당겨 한꺼번에 바꾸는 것이었지만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며 “25% 정도씩이면 현재 시설에서 수용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이에 동의할지는 다른 변수이지만 선호도 조사까지 함께 포함해서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제개편과 더불어 영유아 단계 공교육 강화를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해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와 교육과정, 영유아 교육과 돌봄 현장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0~2세 영유아에 대해서도 교육 지원 강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순애는 7월29일 “유보통합은 보건복지부와 당연히 논의해야 할 사안이며 관리주체가 누가 됐든 유보통합이 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정부의 취지가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유치원과 보육을 교육부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발표 뒤 교육계와 정치권, 학부모들 사이에서 전방위적으로 반발이 확산됐다.
이에 박순애는 8월2일 국민적 합의가 없다면 정책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나흘 만에 진화에 나섰다.
박순애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022년 7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교육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존치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결정했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양한 고등학교 유형을 유지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자사고의 문제점을 보완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자사고를 지역 우수 거점학교로 운영하거나 융복합 인재 양성으로 역할을 전환하는 등 기존 자사고 부작용 보완 방안도 마련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사고와 함께 일반고로 전환할 예정이었던 외국어고(외고)는 예정대로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
자사고는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넓힌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교과과정 등 학사 운영에서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시켰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되며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 수준까지 받을 수 있다.
자사고가 도입된 뒤 재산에 따른 ‘교육격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1월7일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3개 고등학교 유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뼈대로 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7월29일 박순애로부터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학교 형태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애는 윤 대통령이 말한 '다양한 학교형태 보장'이 자사고, 과학고, 특목고를 확대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특목고와 자사고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선호와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고등학교 형태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인재 육성 추진
박순애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 등 첨단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단계별 방안을 내놨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100만 명의 디지털 전문 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 석박사급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분야 대학원 교육연구단과 특성화대학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교 학부에 해당하는 학사급에서는 디지털 혁신공유대학과 산학연 협력 선도 대학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고졸과 전문학사급에서는 신산업 특화 전문대와 소프트웨어·AI(인공지능)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육성한다.
초중등 단계에서는 정보 관련 수업을 두 배로 늘리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코딩 교육’을 필수화하기로 했다.
또 대학 설립·운영 규정상 4대 요건 가운데 교원 확보율만 충족해도 첨단분야 학과의 정원 증원을 허용하고 학사부터 박사 과정까지를 5년5개월에 마치는 통합과정을 도입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신속하게 배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인재 양성 전략회의'를 만들어 첨단분야 인재 양성 정책을 총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순애는 2022년 7월1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고 융합전공 등 정부재정 지원사업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반도체 인재 15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2년 7월5일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교육부>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
박순애는 2022년 7월5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취임했다.
박순애는 취임식에서 교육 공급자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학생과 국민들이 원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율성, 창의성, 공정성을 기조로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각종 규제들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순애는 취임사에서 “대학의 운영부터 학사·정원 관리, 재정, 평가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제도나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유연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고등교육 성장과 도약의 발목을 잡았던 '모래주머니'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행보로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과의 협의를 선택하고 2022년 7월8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안전원에서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 교육부 장관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의 주요 의제는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반대’였는데 박순애의 모두발언 등이 공개되지 않아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2022년 5월26일 박순애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순애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다음날인 2022년 5월27일 첫 출근길에서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교육을 위해 힘쓰겠다”며 “유아부터 초중등, 대학,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하반기 원구성이 지연되어 박순애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2022년 7월4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으로 활동
박순애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에 임명됐다.
박순애는 이전에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위원과 부단장을 맡는 등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또 공공기관의 실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제시하는 활동도 펼쳤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평가기준을 개혁하기 위해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만들 때 관여했다. 이때 공공기관 평가기준에 ‘사회적 가치’에 관한 항목들이 추가됐다.
박순애는 2017년 12월28일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방안에 관한 합동브리핑에서 “준정부기관은 정부의 일을 맡아 하는 위탁기관이며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 공공 서비스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공기업보다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공적 기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수 및 정부 민간위원 활동
박순애는 대학에서 20년 가까이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의 인재 수요에 부응하는 대학교육 변화 방향을 연구했다. 대학생들의 진로설계와 사회진출, 글로벌 역량 계발을 도왔다.
박순애는 공공행정 분야의 논문을 다수 발표했고, 한국행정학회장을 여성 최초로 역임하고 한국환경학회장도 맡았다.
박순애는 다양한 정부부처의 민간위원을 맡으며 정책 개선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쳤다.
교육부에서 정책자문위원과 교육관련기관 정보공시운영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 정책품질관리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감사원에서도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 외부위원과 정책자문위원에 임명돼 일했다. 국가표준심의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인사혁신추진위원회의 위원, 대검찰청 보통징계위원회의 민간위원 등도 거쳤다.
이러한 경력을 인정받아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일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에서 “정부 및 공공행정에서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