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디자인경영센터장으로 영입
배상민은 롯데그룹 디자인경영센터의 초대 수장에 올랐다.
2022년 1월 롯데 사장단회의(VCM)에서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Design-Driven Innovation)’이라는 주제발표를 하고 디자인조직 역량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취임한 뒤 롯데그룹의 디자인 혁신작업에 착수했다.
2021년 말까지 디자인경영센터 인력을 충원해 조직을 완성했고, 2022년에는 롯데그룹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커피숍 ‘엔제리너스’ 등의 디자인 혁신을 준비했다.
배상민은 롯데그룹 계열사 매장에서 고객이 자신만을 위한 맞춤 서비스가 준비됐다고 느끼게 하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개념을 제시했다.
특히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이 소외되는 일이 없는 디자인 설계를 보여주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2021년 10월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잠실 롯데월드몰 건축모형 사진과 함께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길', 'Design driven innovation!'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배상민에게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월드의 디자인 혁신을 주문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2021년 9월14일 지주사인 롯데지주 아래에 ‘디자인경영센터’를 새로 설치하고 그룹 전반을 혁신하기 위한 ‘디자인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배상민이 맡은 센터장의 직급은 사장이라는 점에서 롯데그룹이 외부에서 사장급 인사를 영입하는 일이 드문 만큼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배상민 영입은
신동빈 회장이 강력하게 밀어붙였다고 전해진다.
배상민과 신 회장의 첫 만남은 2021년 초로 신 회장이 먼저 배상민에게 연락해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그 자리에서 배상민은 롯데의 디자인을 두고 “구리다”며 직설적으로 혹평했고 그 뒤에 롯데 사내 강연에서 다시 한번 롯데의 디자인을 서슴없이 비판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디자인 혁신을 위해 배상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여러 차례 영입을 제안했다.
배상민은 영입 제안을 수차례 거절했지만 신 회장이 밑바닥부터 롯데의 디자인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영입 제안을 수락했다.
| ▲ 배상민 롯데지주 디자인경영센터장의 주요 수상작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운드펌프'(1998), '크로스큐브 나눔'(2008), '러브팟'(2009), '히트티'(2010), '박스쿨'(2015), '사운드스프레이'(2013), '히트티'(2010). <아이디아이엠> |
△각종 디자인 대회 수상
배상민은 2022년 1월까지 각종 세계 디자인대회에서 53회 수상했다.
특히 2009년과 2010년 2년간 세계 4대 디자인대회(국제디자인최우수상, iF디자인어워드, 레드닷디자인어워드, 굿디자인어워드)를 모두 석권했다.
배상민이 일반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디자인 발명품은 접이식 MP3플레이어인 '크로스큐브 나눔'으로 2008년 국제디자인최우수상(IDEA)에서 애플의 아이팟(iPod)을 제치고 은상을 받은 작품이다.
국제디자인최우수상의 주요 평가기준 가운데 하나가 '북미지역 판매량'인 점을 고려하면 배상민이 애플이라는 거대기업을 제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됐다.
배상민은 2009년에는 천연가습기 러브팟(Lovepot), 2010년에는 내용물의 온도를 알려주는 텀블러 ‘하트티’을 선보여 세계 4대 디자인 대회 모두에서 수상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3년에는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조명 ‘딜라이트(D’light)로 국제디자인최우수상과 굿디자인어워드 2관왕을 달성했다.
배상민은 2015년 SK텔레콤과 협업해 제작한 모듈형 이동식 교실인 ‘박스쿨(BOXCHOOL)로 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 수상했다.
같은 해 폐지를 재활용해 만든 쓰레기통 ’티투비(T2B)‘, 태양전지 생산 시스템 ’프린팅 솔라셀(printing solar cell)', 블라인드 및 스크린의 전개방향을 표시해주는 '롤디(Roll Di)' 등으로 국제디자인최우수상에서 수상했다.
2017년에는 국제디자인최우수상에서 자연기화식 가습기 ‘휴미코타(Humicotta)’, 햇볕을 실내조명으로 활용하는 ‘빛깔대기(Light Funnel)’, 스마트 응급구조요청 기능을 제공하는 ‘마사이 스마트 지팡이’, 응급키트 ‘에스콘(S.Cone)' 등으로 수상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휴미코타는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가습기로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 누구나 3D 프린터로 가습기를 출력해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에는 제주용암수 생수병 디자인으로 iF디자인어워드에서 패키지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나눔의 디자인 실천
배상민은 미국에서 기업상품 디자인 업무에 염증을 느끼고 2005년 귀국길에 올랐다.
배상민은 미국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던 시절을 두고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상품들을 만들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배상민은 독일행, 일본행, 뉴욕행, 한국행의 네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한국행을 선택해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2005년 임용됐다.
배상민은 한국과학기술원 임용 초기 적응에 꽤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한 강연에서 “이성을 관장하는 좌뇌가 발달한 사람들로 가득찬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감성을 관장하는 우뇌가 발달한 내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배상민은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사회공헌 디자인연구소 ‘아이디아이엠(ID+IM)’을 세우고 이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디자인을 통한 나눔활동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의 사회공헌 연구소는 Think, Talk, Make의 3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회의를 거쳐 3D프린터를 통해 신속하게 제작까지 하는 과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2006년 월드비전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고 나눔을 목적으로 한 제품 제작의 디자인 요청을 받고 나눔을 위한 제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배상민이 개발한 주요 상품으로는 정육면체 형태의 MP3플레이어 ‘나눔 크로스큐브’,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가습기 ‘러브팟(Lovepot)’, 초음파 모기 퇴치 장치 ‘사운드 스프레이’,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 조명 ‘딜라이트(D’light)’ 등이 있다.
배상민은 아이디아이엠 제품으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을 전 세계 저소득층 어린이 교육 지원 활동에 기부해왔다. 현재까지 누적 기부금액은 17억 원이다.
개인적으로 진행해온 후원사업으로 2008년부터 시작한 ‘시드 프로젝트(SEED PROJECT)’가 있다.
시드 프로젝트는 저개발국 빈곤층의 자립을 돕는 사업으로 그 어떤 후원도 받지 않고 있다.
배상민은 해마다 아이디아이엠 연구팀 학생들과 함께 아프리카를 찾아가 식수와 전기 부족 등 현지 빈곤층이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 ▲ 배상민(오른쪽 첫번째)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2008년 9월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2008 국제디자인최우수상(IDEA) 시상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아이디아이엠> |
△파슨스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 업계에 뛰어들다
배상민은 원래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사진 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독학사를 취득하고 1993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자화상을 그려 제출하는 과제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제출해 파슨스디자인학교로부터 1994년 입학허가를 받았다.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파슨스디자인학교 입학 초기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배상민은 1997년 ‘사운드펌프’를 개발한 것을 계기로 겉도는 유학생에서 뉴욕 클럽가에서 주목받는 인사로 떠올랐다.
사운드펌프로 미국산업디자인협회(IDSA) 우수상을 차지하며 파슨스디자인학교로부터 교수직을 제안받게 됐다.
배상민은 1997년 디자인회사 ‘스마트디자인’에 특채로 채용됐다. 파슨스디자인학교 3학년 때 인턴으로 지원했다가 혹평을 받고 고배를 마셨던 회사에 들어간 것이다.
배상민은 1998년 디자인회사 데스키로 자리를 옮겼고, 2002년에는 자신의 회사 프레임29(Frame29 inc.)를 세워 약 20명의 직원을 둔 디자인회사의 대표로 활동하며 뉴욕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쌓았다.
미국에서 디자인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믿었던 친구에게 아이디어를 도용당해 6개월 동안 수입 없이 생활고를 겪기도 했다.
배상민은 미국에서 코카콜라와 존슨앤존스, 코닥, 쓰리엠(3M) 등 거대 기업의 디자인 과제를 작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