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020년 7월27일 온라인 주주간담회를 통해 "엔젠시스 임상 개발 진행에 지금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충분하지만 엔젠시스 이외의 다른 후보물질의 전임상 개발을 위해 유상증자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개인주주 반발에도 경영권 유지
김선영은 2021년 7월15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2명이 사내이사진에 합류해 투명한 경영체제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소액주주 비대위가 모은 지분은 43.43%, 김선영 측이 모은 지분은 21.7%로 큰 차이를 보였지만 외국인투자자의 존재로 김 대표는 상법상의 특별결의요건에 따른 해임결의를 피할 수 있었다.
상법 제385조와 제434조에 따르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앞서 김선영은 2021년 3월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대표직을 유지했다.
김선영은 3월 주주총회에서 “유능하고 적합한 최고경영자를 모시게 된다면 언제든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며 “대표이사직에 욕심과 집착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10월31일까지 엔젠시스 임상에 성공하겠다”며 “또는 이때까지 주가를 10만 원으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이루지 못하면 내가 보유한 모든 헬릭스미스 주식을 회사에 출연하거나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며 “4월 중으로 이 각오가 법적 효력을 갖도록 조치를 취한 뒤 공식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상증자 진행으로 주주들 주주총회 소집 및 대표 해임 요구
김선영은 2020년 9월17일 2817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 대비 약 28%에 이르는 750만 주가 새로 발행된다.
헬릭스미스는 유전자 치료제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유전자치료제 전문 분석사업 등 고부가 및 고성장 바이오 플랫폼사업을 운영하고 엔젠시스 집중 투자로 진도가 지연됐던 유망 제품의 임상시험 준비와 필요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선영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10월12일 현재 김선영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은 헬릭스미스의 지분 12.14%(324만9353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9.48%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어 회사 지배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김선영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2020년 헬릭스미스의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자본총계 대비 50%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헬릭스미스가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헬릭스미스 주주들은 김선영이 2019년 8월 149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앞으로 2년 동안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2020년 2월 8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이번에 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며 임시 주주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또 김선영의 대표 해임과 전문경영인 선임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김선영은 2020년 7월27일 온라인 주주간담회에서도 “엔젠시스 임상 개발 진행에 지금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충분하지만 엔젠시스 이외의 다른 후보물질의 전임상 개발을 위해 유상증자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선영은 140억 원대의 주식담보대출과 증여세 부담을 이유로 꼽으며 2020년 9월24일 장남 김홍근씨에게 헬릭스미스 주식 100만 주를 증여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했다.
김선영은 7월14일 증여를 결정할 때에는 “회사의 중장기 사업을 위해서는 지배구조의 안정화가 필요한데 지금이 이를 가장 경제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엔젠시스 임상3-1a상 실패
김선영은 2019년 9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3-1a상에서 주요지표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임상3상에 참여한 일부 환자에게서 위약과 약물의 혼용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김선영은 2019년 10월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젠시스의 임상3-1a상의 실패 원인으로 환자들 사이 혼용 가능성을 비롯, 혈액이나 샘플 라벨링 등 여러 단계에서 혼용 또는 혼동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김선영은 “유전자치료제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약물 안전성도 임상2상에 이어 임상3상에서 다시 확인됐다”며 “비록 이번 임상3상에서 명확한 데이터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경험을 후속 임상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헬릭스미스는 2019년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물 혼용은 없었고 임상 운용의 문제로 주평가지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2020년 2월14일 발표했다.
다만 헬릭스미스는 “임상 실패가 엔젠시스의 약효 부족 때문이 아니라 통증이라는 지표의 특수성과 이에 따른 임상 운영방법의 문제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3-1a상과 별개로 진행된 임상3-1b상에서는 주평가지표인 안전성과 부평가지표인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이 진행될수록 임상 후반기에는 엔젠시스의 통증 감소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오너일가의 엔젠시스 임상3상 실패 이전 사전 지분매각 논란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당뇨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3상 결과도출 실패 공시가 나오기 전 오너일가가 이를 인지하고 지분을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23일 공시를 통해 엔젠시스 임상3-1a상 과정에서 엔젠시스와 위약 혼용 문제로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용수 전 헬릭스미스 대표이사 부인인 이혜림씨와 딸 김승미씨가 각각 헬릭스미스의 지분 2500주, 500주를 처분했다. 두 사람의 처분금액은 5억3천만 원가량으로 추정됐다. 김용수 전 대표는 헬릭스미스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선영의 처남이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가 임상결과를 미리 알고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커지자 김용수 전 대표는 2019년 9월30일 “지분 매도는 주식담보대출 상환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와는 무관하다”며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알지 못했으며 만에 하나 이런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하고자 했다면 가족이 보유한 주식의 대부분을 공시 없이 은밀히 처분하려고 했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김용수 전 대표는 “가족이 주식을 처분한 사실은 법에서 정한 공시기한 내 모두 공시했고 여전히 42만 주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용수 전 대표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선영도 2019년 9월26일 헬릭스미스 주식 10만 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모두 76억4280만 원 규모다.
헬릭스미스는 “김선영 대표는 주식담보대출 연장이 불가해 10만 주의 매도자금과 보유현금으로 총 14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금을 9월30일 상환한다”고 말했다.
△이연제약과 특허 분쟁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 특허 등록과 관련해 이연제약과 다퉜다.
헬릭스미스의 2005년 코스닥 상장 당시 한국거래소는 상장조건으로 기존 제약사와 손을 잡을 것을 요구했다.
당시 유전자치료제에 관심이 많았던 고 유성락 이연제약 회장이 김선영의 설명을 듣고 지분투자에 나섰다.
이연제약은 2007년 40억 원을 투자해 헬릭스미스 지분 3.83%를 확보했고 2016년 10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유성락 회장이 2014년 별세하면서 헬릭스미스와 이연제약은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연제약 후계자이자 유 회장의 장남 유용환 대표와 김선영이 갈등을 겪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연제약은 2017년 10월17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헬릭스미스를 상대로 헬릭스미스의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특허권을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헬릭스미스와 이연제약은 2004년 유전자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에 따르면 엔젠시스의 국내 상용화 과정에서 산업재산권(특허)을 획득하면 공동출원하기로 합의했다.
이연제약은 헬릭스미스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헬릭스미스는 관련 특허는 미국 상용화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국내 상용화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2018년 5월18일 이연제약이 제기한 소송을 각하했다.
두 회사의 계약서에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우선 중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연제약은 곧바로 헬릭스미스를 상대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관련 특허출원인 명의 변경을 대한상사중재원에 청구했다.
이연제약은 특허분쟁을 겪으며 헬릭스미스 주식도 처분하기 시작했다.
이연제약은 2018년 초부터 헬릭스미스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고 2018년 7월5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1103억 원가량의 잔여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헬릭스미스는 이를 놓고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이연제약의 주식 매각은 두 회사가 관계 정리를 위한 수순이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는 “4년 동안 이연제약과 일하면서 그들로부터 기술이나 인허가와 같은 전문적 분야에서 도움을 받은 건이 거의 없다”며 “3년 전에는 이연제약이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족부궤양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연제약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헬릭스미스는 우리가 국내 임상3상을 포기했다거나 성장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등의 허위내용으로 이연제약을 모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20년 3월 이연제약의 요구를 기각하거나 각하했다. 이연제약은 △엔젠시스 특허들에 관한 권리 2분의1 이전 △헬릭스미스의 미국 내 생산 판매 불허 △미국 내 생산 판매 독점적 실시권 보장 △헬릭스미스의 기술수출이 있을 때 이연제약의 권리 고지 등을 요구했었다.
다만 대한상사중재원은 헬릭스미스가 이연제약에게 엔젠시스의 국내 상용화에 필수적 기술자료를 모두 제공하라고 결정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국내 임상3상 속개 및 충주공장 건설을 통해 엔젠시스의 조속한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연제약은 2400억 원을 들여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충주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엔젠시스의 국내 상업화에 대비한 바이오공장 마련에 800억 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