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재열 사장이 2016년 12월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빙상계 비위 및 성추문 논란
김재열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던 2014년에 빙상계 '성추문 논란'이 일면서 김재열과 삼성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빙상연맹은 2014년 1월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던 지도자를 임시 직무정지한 뒤 태릉선수촌에서 퇴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도자가 과거 지도하던 여제자를 성추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일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상연맹이 해당 지도자의 징계와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퇴출 조치도 지나치게 늦게 결정됐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안현수 전 국가대표 선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는 라디오방송에서 해당 지도자가 빙상연맹의 고위임원과 관련돼 소치 동계올림픽 코치로 발탁될 수 있었다는 내용을 폭로하기도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이 빙상연맹을 후원하며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에 모든 권한과 힘을 실어줘 파벌 문제 등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았다.
빙상연맹은 2012년에도 성추문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외국인 코치를 임명하려다 비판이 거세지자 철회한 적이 있다. 이후 미성년자 선수의 음주와 쇼트트랙 대표팀의 폭행사건 등도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빙상연맹이 선수 관리와 인재 영입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김재열은 2016년에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서 물러났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등이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에 성폭력과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폭로하면서 빙상계를 둘러싼 논란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 연루
2016년 11월 검찰은 삼성에서 최순실씨 측에 사업상 특혜를 제공하는 과정에 김재열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김재열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시호씨가 운영을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자금을 지원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삼성전자는 장시호씨가 운영을 주도한 비영리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빙상캠프 후원금 명목으로 2015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16억 원을 지급했다.
2016년 12월 김재열은 국회 청문회에 참석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에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주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재열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이 결정했다면서도 누가 이 지원을 결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2016년 12월 삼성 관계자 최초로 김재열을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
특검은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이 국민연금공단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찬성의 대가였던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재열은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2월15일 박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직접 전달받은 문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종합형 스포츠클럽 꿈나무 드림팀 육성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문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물증 역할을 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도 특검 조사에서 이 문건을 두고 “대통령에게 받은 게 맞다”고 진술했다.
김재열은 특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관련한 재판에 여러 번 중요 인물로 언급됐다.
2017년 3월13일 열린 재판에서 김종 전 차관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으로부터도 ‘(최순실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센터영재센터에 지원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증언했다.
2017년 4월7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재열은 “2015년 8월20일 김종 전 차관을 만나 영재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BH(청와대)라는 말을 듣고 정확히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재센터의 이야기를 듣고 김종 전 차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봤더니 이규혁(당시 영재센터 전무)을 만나면 잘 알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가볍게 듣고 흘릴 얘기가 아니라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김종 전 차관 변호인은 “증인(김재열)과 김 전 차관이 만난 시점에는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 청와대의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지원지시를 받고 당연히 증인을 만나 상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재열은 “이 부회장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2017년7월11일 재판에서는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가 증인으로 나와 김재열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BH 관심사항”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2월22일 이영국 상무는 빙상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 전 영재센터 전무를 만나 ‘영재센터 빙상 영재선수 지원 계획안’을 전달받았다. 이영국 상무는 이를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과 김재열에게 보고했다. 김재열은 보고를 받은 뒤 이영국 상무에게 “BH 관심사항이니 잘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특검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차 독대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유망주 양성과 은퇴한 메달리스트 지원 등을 도와달라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요청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이를 승낙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두 번째 단독면담 직후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김재열’, ‘메달리스트’, ‘빙상협회’, ‘후원필요’ 등의 단어가 기재된 사실을 토대로 당시 삼성 측의 영재센터 1차 지원 약속이 오갔다는 특검 측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독대 한 달 후인 8월20일 김종 전 차관이 김재열을 만났는데 김종 전 차관은 김재열에게 영재센터 지원이 청와대의 관심사라고 언급하며 지원을 종용했다.
항소심에서 이재용 부회장 측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 주요한 역할을 했다”며 “김재열 등 삼성 측은 영재센터와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무수석 수첩에 김재열이 적혀 있다”며 “최순실씨가 대외적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김재열이 회장을 맡고 있던 빙상연맹을 경유한 센터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현수 선수 귀화
2014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3관왕에 오르고 김연아 선수의 판정 불만이 폭발하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비난의 여론이 거세졌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나서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문체부에서는 선수들이 실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심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체육계 비리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김재열은 빙상경기 연맹회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 선발을 비롯해 연맹 운영에 잘못된 점을 개선하겠다며 사과했다.
안현수 선수는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와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으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고 이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 선수로 나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동계올림픽 단장 놓고 논란
2013년 김재열이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에 오르자 태영건설 오너2세이자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인 윤석민 대한스키협회 회장이 스키협회장에서 사퇴하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스키협회 관계자들은 그동안 대한스키협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번갈아가면서 선수단장을 맡았고 당시 설상차례였는데 김재열이 이건희 회장의 사위라는 이유로 관례를 깼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는 스키협회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992년과 1994년에는 잇따라 빙상연맹회장이 단장을 맡았고 과거에는 KOC위원, KOC부위원장이 단장을 역임하는 등 빙상과 설상이 번갈아 단장을 맡는 관례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