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뒤따라 DDR4 규격 D램 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고객사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향후 HBM 분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해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과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 HBM3E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미국 마이크론도 DDR4 규격의 D램 생산 및 공급 중단을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활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수미트 사다나 마이크론 수석부사장은 13일 대만 디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마이크론은 고객사들에 DDR4 D램 공급을 향후 2~3개 분기 안에 종료하겠다고 통지했다”고 말했다.
현재 주로 쓰이는 DDR5와 비교해 구형 공정으로 남아 있는 DDR4 D램을 사실상 단종하고 생산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이와 동일한 발표를 내놓은 가운데 마이크론도 투자 효율성이 더 높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DDR4 규격 D램은 현재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 네트워크 장비 등에서 주로 활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공급 중단을 발표하면서 DDR4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마이크론의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중장기 관점에서 신형 및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일이 성장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뒤늦게 DDR4 규격의 단종을 선언한 것이다.
마이크론 수석부사장은 “기존 고객사들에 DDR5 D램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DDR4 공급 중단에 따른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HBM 수요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마이크론이 DDR4 D램 생산을 중단하며 아낄 수 있는 생산 능력 등 자원을 HBM 반도체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HBM 시장은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점유율을 사실상 양분하는 구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AMD에 공급하는 최신 규격의 HBM3E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경쟁사를 본격적으로 추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마이크론 수석부사장은 디지타임스에 “인공지능 시장 성장이 이끄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수혜를 극대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및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