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인디게임 투자 결실 맺다, 김승철 웹보드에 더해 '생태계 강화' 지속

▲ 최근 출시된 인디게임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이날 스팀 글로벌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오위즈>

[비즈니스포스트] 네오위즈가 불모지로 평가받던 국내 인디게임 분야에서 잇따른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김승철 대표가 2021년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인디게임 육성 전략이 결실을 맺으면서 웹보드 중심이던 회사가 체질과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출시된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출시 직후 스팀 글로벌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리뷰 1149개 중 73%가 긍정적인 반응이며, 이날도 같은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MOBA 시스템에 로그라이크 액션을 결합한 독특한 장르의 이 작품은 인디팀 리자드 스무디가 개발했으며 올해 초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네오위즈가 올해 인디게임 라인업 가운데에 가장 주목하는 타이틀로 꼽았다.

스팀 ‘프롤로그’ 데모로 호평을 얻은 데 이어 올해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는 동시접속자 8천 명 이상을 기록하며 2인 개발 인디게임으로서는 이례적 성과를 보였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시 첫날 판매량은 5만 장으로 추정된다”며 “스팀 매출 상위권을 유지할 경우 네오위즈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네오위즈는 2021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글로벌 판매 200만 장을 돌파하면서 인디 퍼블리셔로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2023년 ‘산나비’ 등이 성공을 거두며 스마일게이트와 함께 국내 인디게임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도 퍼블리싱을 맡은 인디게임을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행사에 참여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내러티브 인디게임 공모전 ‘네오위즈 퀘스트’를 운영하며 단순 퍼블리싱을 넘어 생태계 확장과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라인업도 기대를 모은다. 올해 하반기 이후로 ‘안녕서울: 이태원편’과 ‘킬 더 섀도우’, ''산나비 외전: 귀신씌인날'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네오위즈는 2020년부터 방구석 인디 게임쇼 등을 통해 인디게임 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디 게임은 자본보다 개발자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비중을 두는 비주류 게임을 말한다. 스팀 등 글로벌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인디 게임시장의 중요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비디오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VGI의 인디게임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디게임 시장은 지난해 9월 기준 순수익 약 49억 달러(6조천억 원)로 전년 27억달러(3조7천억 원)보다 2배가량 급성장했다.
 
네오위즈 인디게임 투자 결실 맺다, 김승철 웹보드에 더해 '생태계 강화' 지속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이사.


특히 김 대표가 2021년 대표이사로 오른 이후 네오위즈의 전략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웹보드에 의존하던 회사는 PC·콘솔과 인디게임 등 낯선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며 체질 변화를 꾀했다.

그가 일관되게 “게임은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과금 유도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팬덤을 형성하고 브랜드를 구축해야 콘텐츠 기업으로서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P의 거짓’이 글로벌에서 흥행성과를 거두며 콘솔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대형 콘솔 게임은 개발 기간이 길고 매출이 단발적인 특성이 있다. 이에 모바일 게임 등과 인디게임 퍼블리싱을 병행해 글로벌 팬덤을 넓히고 꾸준한 매출 기반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체질 개선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웹보드 게임 매출 비중은 2023년 60%에서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신 ‘브라운더스트2’가 15%, ‘P의 거짓’ IP(지적재산권)가 15%를 차지하며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다는 평가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독창적인 인디게임을 세계 시장에 선보여 흥행 발판을 마련하고,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