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대주전자재료 실리콘 음극재 키운다, 임무현 남이 안 가는 길로 성공 재생시간 : 04:41  |  조회수 : 16,780  |  서지영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미래의 유망산업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기업이 실제로 투자해서 성과로 만드는 일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들어보면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업종에 선택하라고 한다. 또 후발주자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분야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는데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일을 벌써 몇 번째 성공시킨 사람이 있다. 대주전자재료 임무현 회장이다.  

보통 첨단소재기업 창업주는 연구원이나 대기업의 임직원 출신이 많다. 그런데 대주전자재료의 창업자인 임 회장의 경력은 조금 특별하다.

임 회장은 화학과 학부생 출신으로 과거 학생운동으로 취업길이 막히자 창업을 선택한 경우다.
 
별다른 기반 없이 사업을 하려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야 했다. 대기업과 자본게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강제되기도 했다.

임 회장은 '남들이 손대기 전에 제품을 내놔야 선두주자가 될 수 있고 그 방법은 결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조사하고 간파를 하고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연구와 공정, 설비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1980년대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기업들이 만들지 못했던 전도성 실버 페이스트 기술을 들여와 대주전자재료의 40년 먹거리 삼았다. 전도성 페이스트는 일종의 금속성 물감이다. 반도체 기판의 회로를 그리는데 사용한다.

이후 2000년대에는 전도성 페이스트의 핵심기술이 되는 금속 나노분말을 만드는 기상합성법까지 개발해내면서 각종 첨단분야의 핵심 소재기업이 될 발판도 닦았다.

2010년에는 떠오르는 LED 분야에서 색을 내는데 필요한 형광체 개발에 착수해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가고 있다.

2020년대에 이르러서는 그의 경영스타일을 배터리 시대에 적용해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가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착수한 2010년 무렵은 전기차가 막 상용화됐을 시기다. 전기차 비관론이 팽배했고 당연히 배터리와 음극재에 대한 수요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대주전자재료가 선두기업들과 기술격차를 좁히기가 더 쉬웠다고 한다.

2023년 현재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됐다. 후발주자들은 이제서야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

잠시 실리콘 음극재가 왜 중요한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그동안 배터리 성능향상을 이끌었던 양극재 혁신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러자 주도권은 완성차 기업에게 넘어갔다. 전기차 기업들은 핵심 원료인 코발트, 리튬, 니켈의 국제가격에 따라 LCO, LFP, NCM 양극재 배터리를 입맛대로 사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배터리업계는 그동안 관심이 적었던 음극재를 통한 성능 향상으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한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라는 소재 혁신에 힘을 주고 있다.

그동안 음극재 분야에서는 높은 안전성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흑연이 소재로 애용됐다. 이제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해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10%만 대체해도 배터리 용량을 두 배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실리콘을 쓰지 않는 이유는 리튬이온을 수용하는 실리콘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다. 충전할 때마다 부피가 커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충전과 방전을 할 때마다 실리콘 결정이 바스라지면서 제품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실리콘 음극재에 탄소나노튜브를 섞어 안정화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덕분에 실리콘 음극재 혁신에 속도가 붙었다.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의 실리콘 비율을 보면 2018년 1세대는 2%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5%, 2023년에는 8~10%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향후 테슬라 배터리에 실리콘(산화규소) 음극재를 채용하겠다 밝히기도 했다. 유안타증권도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2026년까지 9조 원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업계는 아직 실리콘 음극재의 개발방향을 놓고 산화규소(SIO), 탄화규소(SIC), 질화규소(SIN) 가운데 고민 중이다. 그래도 대주전자재료가 속한 산화규소 진영의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주전자재료는 국내 유일, 세계 3위의 산화규소 음극재 양산 기업이다.
 
이미 2022년 2천 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량을 5배 증설, 2024년에는 연간 생산량 1만 톤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또 2023년 초 밝힌 569억 원을 포함해 모두 3천억 원을 실리콘 음극재 생산과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실리콘만 100% 활용한 퓨어 실리콘 음극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첨단소재 분야에서 40년째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는 대주전자재료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분야 매출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가 대주전자재료의 다음 40년을 책임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