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후 스케치] 기후 위기 해결 향한 뜨거운 열망, 닻 올린 '기후 스튜어드십' 재생시간 : 1:51  |  조회수 : 5,531  |  김원유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사람이 정말 많이 왔네요. 기후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

'넷제로 달성을 위한 기후 스튜어드십 확대 방안'을 주제로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3 기후경쟁력포럼'을 취재하러 온 한 기자가 건넨 이야기다. 

비즈니스포스트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국회ESG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함께 주최한 2023 기후경쟁력포럼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본격적으로 포럼이 진행되기 전부터 120석에 이르는 자리가 참가자들로 들어찼다. 자리에 앉지 못한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행사장 밖에 모여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기후 위기'라는 의제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을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의 열기가 보여주는 듯했다.

2023 기후경쟁력포럼의 주제는 '기후 스튜어드십'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 언론사 최초로 한국형 RE100에 등록한 언론사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기후 스튜어드십을 첫 번째 포럼의 주제로 꺼내 들었다.

행사에는 국회ESG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3개 당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서로 다른 당에 소속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의원들이지만, 이번에 열린 포럼에서 세 의원은 기후 스튜어드십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조 의원은 강석운 비즈니스포스트 대표이사를 두고 27년 전 '취재원'과 '기자'로 만난 사이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또 조 의원은 장 의원을 '국회에서 옆자리에 앉는 사이'라고 소개해 행사장에 잠시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상협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역시 "이 자리에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 많이 오셨다"며 참가자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장 의원을 두고는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분"이라며 "의견과 강도는 다르지만 기후가 우리나라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제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의 열기도 더욱 뜨거워졌다. 기후 위기 자체에 대한 위기감은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있지만 기후 스튜어드십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인지 참가자들은 발제를 들으며 수시로 의견을 교환했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과 임대웅 UNEP FI 코리아 그룹 대표는 각각 연기금과 보험·은행의 관점에서 기후 스튜어드십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윤세종 플랜1.5 변호사는 연성법과 경성법의 두 가지 측면에서 기후 스튜어드십과 관련된 법, 제도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냈다.

참가자들은 발제 자료를 살피며 때때로 고개를 끄덕이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기도 했다. 발제자들의 PPT 자료를 사진으로 찍어 남기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토론 시작 시간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이 시작된 뒤에도 참가자들의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여러 포럼에 참석해 봤지만 토론 시간까지 이렇게 참가자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발제자들을 포함해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혁 한국상장사협의회 본부장,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팀장, 최윤석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신사업팀장 등 토론자들은 제한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에서는 이재혁 본부장의 입담이 분위기를 잠시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안 교수가 발언을 마친 이후 마이크를 잡고 "저는 여기에 기업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와있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그렇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 본부장은 이어 "많은 부분에 동의하고 물론 기업들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몇 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다"고 기업들의 애환을 털어놨다. 

이 본부장은 특히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은 현실적으로 넷제로를 완벽하게 따르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 대기업들은 탄소중립과 관련된 활동에 대응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소, 중견기업에게는 이런 일들이 비용이고 규제이며 막대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패널토론과 종합토론을 모두 들은 뒤 다시 한번 기후 스튜어드십 확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토론을 정리했다.

양 이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전히 기후 문제 관련해서 개선돼야 할 점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기후 스튜어드십 확대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포럼과 관련된 자료집은 기후경쟁력포럼 홈페이지 https://ccforum.net 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윤휘종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