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두산그룹 부활 이끈 박정원 회장, 로봇 수소 반도체 시대흐름 타다 재생시간 : 07:59  |  조회수 : 3,572  |  서지영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기업의 생존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시대흐름에 맞게 변신,변화하는 것이다.

가전 기업이었던 삼성은 반도체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됐으며 섬유제조업이었던 SK 역시 통신, 석유화학, 반도체 등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재계 2위의 대기업이 됐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변신을 한 기업을 꼽으라면 두산그룹이 빠지지 않는다.

두산의 첫 출발은 박승직 상점이라는 포목상이었다. 이후 맥주 사업에 진출한 두산은 1990년대까지, OB맥주로 상징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두산은 2000년대부터 중공업 인프라 기업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가 됐다. 

현재 두산은 반도체, 로봇,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사업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또 한 번, 변신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두산의 색깔을 바꿔나가고 있는 주인공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23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조기졸업시키고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두산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9회말 투아웃에서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를 쓰고있는 박정원 회장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 최악의 상황 마주한 두산, 박정원은 어떻게 두산을 살려냈나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4세 경영인이다. 24살에 평사원으로 두산에 입사한 뒤 OB맥주, 두산건설 등을 두루 거치며 밑바닥부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룹의 수장에 오른 건 입사 32년 만인 2016년이다.

당시 두산의 상황은 말그대로 최악이었다. 핵심계열사인 두산건설은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서 조 단위의 손실을 냈으며 두산건설을 지원했던 두산중공업까지 재무 위기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그룹의 중추였던 원전 사업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실적 역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결국 두산은 2020년 산업은행의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됐다. 

박 회장은 이런 위기 속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알짜 계열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는 물론 그룹의 상징이었던 두산타워까지 매각하면서 현금을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두산은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했으며 지주사 두산의 부채비율도 2019년 말 322.7%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152.5%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반쪽짜리 부활'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았다. 알짜 회사를 다 팔아버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여기서 최임 직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무기를 꺼내들었다. 무기의 정체는 바로 로봇, 수소, 반도체였다. 

◆ 취임 전부터 준비해 온 두산의 미래, 로봇과 수소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첫번째 먹거리는 바로 로봇이다. 

협동로봇은 박 회장이 취임 때부터 점찍은 '원픽' 사업이었다. 이런 이유로 유동성 위기, 채권단 관리를 겪으면서도 두산은 협동로봇과 관련된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점유율 4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굳혔으며 아직 흑자전환을 하진 못했지만 지난 3년 사이 투하자본이익률이 70%로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IPO 최대기록을 경신하면서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정원 회장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외식업 전용 로봇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B2C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협동로봇은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누가 먼저 빠르게 선점하느냐가 관건인 곳이다. 일찌감치 협동로봇을 점찍고 뚝심있게 키워온 박정원 회장에게 유리한 무대가 조성된 것이다.

두산을 책임질 두번째 미래 먹거리는 수소다. 현재 두산은 수소 사업과 연관된 계열사가 6개에 이른다. 

박정원 회장이 수소에 진심인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룹의 수소 사업을 사실상 박 회장이 끌고 온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두산 총괄사장이었던 박 회장은 미국 기업의 인수를 진두지휘하면서 수소 사업을 시작했으며 채권단 관리를 받을 때도 이 계열사만큼은 끝까지 팔지 않았다. 

이렇게 성장한 회사가 바로 두산퓨얼셀이다. 현재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실 두산은 2010년대 탈탄소 전환 흐름에 뒤처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박 회장의 발빠른 행보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터빈을 개발한 기술력을 토대로 수소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수소 연료전지를 적용한 드론 사업,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을 통해 수소 저장·유통 사업에도 진출했다.

◆ 반도체 후공정 글로벌 성장성 높다, 박정원 9회말 투아웃 드라마를 꿈꾸다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또 하나의 핵심축은 반도체다.

박 회장은 채권단 관리체제를 벗어난지 두달 만에 반도체 후공정 기업 테스나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이 4600억 원에 이르는 '빅 딜'이었다.

박 회장은 반도체 후공정 사업의 글로벌 성장성에 주목했다.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ASE그룹의 작년 매출은 14조 원이 넘는다. 

박 회장은 앞으로 5년 동안 1조 원을 투자해서 두산테스나를 세계 탑5 기업으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은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 중의 하나다. 위기 때마다 핵심사업을 바꾸며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다. 

9회말 투아웃에서 그룹을 일으켜세운 박정원 회장은 중공업 기업을 넘어 친환경 미래 첨단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과연 변신의 귀재 두산이 다시 한 번 변신과 부활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기획제작 :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 촬영 : 김원유, 김여진 / 진행 : 윤연아 / 출연 : 류근영] ⓒ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