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김영섭 공룡 KT 어떻게 바꿀까, LGCNS 경영 리더십 뜯어보면 답 나온다 재생시간 : 8:17  |  조회수 : 8,963  |  서지영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KT가 각종 논란을 딛고 최근 새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긴 경영 공백을 끝내고 KT그룹의 대표이사로 낙점된 주인공은 바로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다.

김 사장은 39년 동안 LG그룹에서 일해온 정통 LG맨이다. LG그룹은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속해있는 그룹인만큼 김 사장의 취임 소식에 KT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LG그룹에서 LGCNS를 7년 동안 맡으며 내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던 인물이다. 특히 클라우드, 인공지능 사업 등을 통해 GLCNS가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과연 김 사장은 KT에서도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KT그룹의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 김영섭 표 리더십이 가져올 변화, 관전포인트 네 가지는?

KT의 변화를 이끌 '김영섭 리더십'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조직 혁신의 강도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이 KT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김 대표는 LGCNS 대표를 맡고 있을 때 태양광, ATM 같은 부실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사장은 KT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지 3일 만에 비리 의혹에 연루됐던 임원 3명을 보직해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KT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통상 수준의 임원교체 등은 있겠지만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KT 적자 사업의 향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순손실을 내고 있는 KT르완다, 인공지능 기반 물류사업체 롤랩, 김 사장이 수익성에 의구심을 표시했다는 앱실론 등의 계열사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무 전문가로 불리는 김 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조직 쇄신의 강도가 어느정도가 될지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만들어가는 KT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디지코'의 새 비전이다. 

디지코는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했던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KT는 2020년부터 추진해온 디지코를 통해 2022년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매출 25조 원을 달성했으며 비통신 매출 비중 역시 41%까지 확대됐다.

김 사장은 디지코 전략을 더 빠르고 밀도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홀로그램, 디지털 트윈, 양자암호통신 등 새로운 방식의 통신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KT의 세 번째 관전포인트는 바로 실용주의 기업 문화다. 

김 사장은 절차와 형식보다 실리를 좇는 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대표로 내정된 후에도 김 사장은 인수위라는 불필요한 절차 대신 부서장들을 한 명씩 만나며 좀 더 자세하게 현안을 파악하고 전략을 강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히 임원들에게는 그룹사의 숟가락 숫자까지 알아야 한다며 책임 경영을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KT는 민영화가 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기업의 색채가 남아있는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의 실용주의 경영이 잘 자리잡는다면 의사결정도 더 빨라지고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김 사장은 LGCNS에서 나이와 직급, 연공 서열 등을 제쳐두고 기술적 역량만으로 직원을 평가하고 키우겠다는 인재 육성 전략을 통해 실적을 개선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 부분에서 김 사장이 KT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영섭 표 KT의 마지막 관전포인트는 바로 기업가치 제고다. 김 대표는 당장의 매출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성장 에너지를 쌓아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 무분별한 M&A로 큰 회사를 만들기보다는 먼저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 막 닻 올린 김영섭 호 KT,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KT'

그렇다면 김영섭 호가 순항하기 위한 해결 과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는 본업인 통신 사업의 경쟁력 확보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 전략을 통해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개선시켰지만 본업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KT는 지난 5년 동안 대규모 통신 장애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면서 통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으며 3등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게 거센 추격도 당하고 있다.

올해 6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 수 격차는 84만 124명인데 두 회사의 이용자 수 격차가 100만 명 아래로 좁혀진 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통신 서비스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이런 상황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프라보다 서비스의 질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 호가 풀어야 할 두번째 과제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의 발굴이다. 

현재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비통신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빅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 역시 디지코를 뛰어넘을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첫 번째 먹거리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이다. 시장에서는 KT가 이 인공지능을 통해 어떤 사업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김영섭 호 KT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 과제는 바로 외풍에 휘둘리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KT는 민영화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수난을 겪어왔다. 

물론 이런 상황을 바꿔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각성도 필요하지만, KT 스스로도 윤리경영, ESG경영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과연 임직원 수 5만8천여 명, 계열사 52개, 재계 12위의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의 혁신,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획제작 :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 촬영 : 김원유, 김여진 / 진행 : 윤연아 / 출연 : 조장우]ⓒ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