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KG모빌리티 살리는 곽재선 KG그룹 회장, 그 비결 스무고개 경영 재생시간 : 9:16  |  조회수 : 16,315  |  서지영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요즘 재계에서 아주 뜨거운 그룹이 있다. 바로 쌍용차(KG모빌리티)의 새 주인, KG그룹이다.

KG그룹이 KG모빌리티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KG그룹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KG그룹은 의외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회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이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결제를 할때 자주 사용하는 결제회사 이니시스 등이 있고 할리스커피, KFC 등과 같은 외식 브랜드도 KG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KG그룹은 KG모빌리티를 인수한지 1년도 안돼서 흑자 기업으로 만들었다. KG모빌리티가 흑자로 전환한 건 7년 만이다.

그렇다면 KG그룹의 회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곽재선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가, 인수합병의 귀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현재 그룹의 모태가 된 KG케미컬 같은 화학사업, 철강, 친환경 에너지 사업, 옐로우캡 등 택배 물류 사업, 온라인 결제, 미디어, 외식사업까지 M&A를 통해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곽재선 회장은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를 인수해 알짜 회사로 바꿔놓은 경험이 많다. 과연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도 화려하게 부활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KG모빌리티 인수로 재계순위 55위까지 뛰어오른 KG그룹의 곽재선 회장 리더십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 7만6천 원으로 사회생활 시작해 KG그룹 일궈낸 비결, '큰 목표'와 '스무고개 경영'

곽 회장의 사회생활 출발의 종잣돈은 7만6천 원으로 알려져있다. 곽 회장은 상고를 졸업한 뒤 열아홉살에 이 돈을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후 건설회사 경리로 짧은 직장생활을 한 곽 회장은 1985년 꿈꿔왔던 첫 사업에 도전한다. 동업자 2명과 함께 차린 건설 플랜트 회사였다.

곽 회장의 첫 사업은 그리 순조롭지 못했다. 은행 빚에 사채까지 얻을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열병합발전소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건설 경험이 있는 곽 회장에게 주문이 밀려들었고, 곽 회장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빅 딜'에 뛰어들었다. 바로 경기화학 인수였다.

경기화학은 부도가 나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기업이었다. 더구나 비료사업은 사양산업으로 모두가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했다.

하지만 곽 회장은 비료 뿐 아니라 건설, 화학 소재로 제품군을 넓히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경기화학을 인수했고 그 판단흔 적중해 회사는 인수 6개월만에 흑자로 전환됐으며 지금은 KG그룹의 모태이자 지주회사가 됐다.

망한 회사를 살리는 곽재선 표 M&A는 2019년 동부제철 인수로 절정을 맞았다.

동부제철은 5년째 워크아웃에 들어가있던 부실 회사, 사실상 '좀비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곽 회장은 동부건설을 인수한 후에 대대적으로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만성적자였던 강관사업부를 과감하게 매각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바꿨다. 

동부제철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으며 2022년에는 매출 3조3천억 원을 내며 KG그룹 전체를 먹여살리는 간판 계열사가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죽어가는 회사를 살려내는 곽 회장만의 비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경기화학을 인수했을 당시 경기화학의 직원들은 패배감에 젖어있었다. 곽재선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당시 매출의 2배가 넘는 금액을 목표로 내세웠고 이 목표를 두고 직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직원들 한 명 한 명을 만나 설득했다.

결국 KG그룹은 1년 만에 매출을 두 배 가까이 늘려 목표치에 거의 근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라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낸 리더십이야말로 곽 회장의 무기였던 셈이다.

곽 회장의 두 번째 무기는 바로 '스무고개' 경영이다. 

곽 회장은 새로운 사업을 하기전에 반드시 위험 요소 20개를 먼저 꼽아본 뒤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의 대비책을 찾아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리스크와 관련된 모든 행동전략을 미리 짜놓고 시작한다는 뜻이다.

곽 회장은 실제로 이런 스무고개 경영 덕분에 돌발 상황이 벌어질 때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KG모빌리티의 부활, 곽재선의 경영자로서 마지막 도전

올해부터 KG모빌리티로 회사이름을 바꾼 쌍용자동차의 임직원 사이에서는 최근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곽 회장이 직접 평택 공장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직원들과도 소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KG모빌리티는 인도, 중국 등 외국계 회사가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본사와 의사소통이 그리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룹의 총수가 직접 와서 현안을 챙기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직원들의 사기도 올랐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을 때 곽 회장은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직접 반도체 업체 만도를 찾아가 급히 반도체를 좀 수혈하기도 했다.

곽 회장표 쌍용차, KG모빌리티는 적자에서 탈출하면서 좋은 출발을 했다. 관건은 지금부터 어떻게 KG모빌리티를 일으켜 세우는가 하는 것이다.

곽 회장의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유럽과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높이고 수익성 높은 차량으로 제품 라인업을 재편하고 늦어졌던 전기차 개발 및 판매에도 속도를 내는 것이다.

곽 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차의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고 글로벌 업체들이 공략하지 못하는 빈 곳을 파고들겠다는 뜻이다.

곽 회장의 전략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중동지역에 진출을 시작했고 베트남과도 6조 원 규모의 조립차량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쌍용차 인수는 경영자로서의 마지막 도전이다. 사명감을 넘어 소명감으로 임하겠다."

 KG모빌리티를 인수할 당시 남긴 곽 회장의 말이다.
 
곽 회장은 "아픈 기업들을 낫게 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내가 세상을 떠나도 좋은 흔적을 하나 남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재선 회장이 과연 더 창대한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획제작 : 성현모, 서지영, 강윤이 / 촬영 : 김원유, 김여진 / 진행 : 윤연아 / 출연 : 허원석]ⓒ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