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이노텍의 2025년 하반기 실적이 애플 '아이폰17' 흥행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아이폰17은 일부 카메라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는 만큼, LG이노텍은 단가 상승 효과도 누릴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카메라모듈 공급망 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중국 후발 주자들과 기술격차가 있는 만큼 하반기 LG이노텍의 애플 카메라모듈 점유율은 6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아이폰17 판매량 목표치를 높여 잡으며, 주요 협력업체에게 더 많은 물량 발주를 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금융사 모간스탠리는 최근 “애플의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관세 부과에도 아이폰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상승한 점을 고려해 매출 추정치를 기존보다 2% 정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 측은 애플의 3분기 아이폰 생산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높은 약 5천만 대로 추산했다. 이는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아이폰17 물량의 증가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당초 아이폰17 시리즈는 후면 디자인의 파격적으로 변화, 기대에 못 미치는 인공지능(AI) 기능 등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면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용량 업그레이드를 비롯해 새롭게 적용된 디자인은 아이폰 구매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IT 전문매체 9to5MAC은 “지난 몇 년 동안 아이폰의 후면 카메라 범프는 꾸준히 커져왔는데, 올해는 범프에서 ‘풀 사이즈 아일랜드’로 공식 변경된다”며 “새로운 디자인은 기존 아이폰 소유자가 스마트폰을 조기에 교체하려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 카메라모듈의 주요 공급사로,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다.
올해 2분기에는 비수기를 맞아 카메라모듈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5~6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손까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환율일 때 원재료를 매입, 환율이 떨어졌을 때 완성품인 카메라모듈을 납품한 셈이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을 당당하는 광학솔루션부문이 올해 2분기 100억~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 아이폰17프로(왼쪽)와 아이폰17에어 모형. < 마진부 X(트위터)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신모델 출시 효과에 따른 광학솔루션 부문의 가동률 상승과 글로벌 세트 업체들의 재고 건전화 등으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은 고객사의 신모델 수요 강도, 관세 불확실성 조기 해소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아이폰17의 카메라 업그레이드에 따른 단가 상승도 LG이노텍의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아이폰17은 모든 모델에 24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200만 화소인 전면 카메라에 비해 해상도가 배로 높아지는 것이다.
또 아이폰17프로 후면 카메라는 광각, 초광각, 망원 모두 4800만 화소로 통일된다. 전작인 아이폰16프로는 망원 렌즈의 화소가 1200만에 그쳤다.
이처럼 카메라 렌즈가 업그레이드되면 카메라모듈 제조 원가가 상승, 모듈 제조사의 단가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코웨의 카메라모듈 시장 진입 이후 애플 공급망 내 경쟁이 심화된 점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LG이노텍과 중국 업체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카메라모듈 공급망 내 경쟁이 심화되었지만 LG이노텍 점유율은 우려 대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5년 하반기 기준 고객사 내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60%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