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승부수, 현대차 이제 아마존에서도 판다! 재생시간 : 8:6  |  조회수 : 10,280  |  서지영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현대자동차는 최근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2024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회사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2024에서 종합 수소 솔루션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대전환을 이끌 첨단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CES에서도 확인됐듯이 정의선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연말 정의선 회장은 미국 유력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선정한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에 선정됐으며 현대차그룹의 코나, EV9, GV70 전동화 모델은 자동차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2024 북미 올해의 차' 수상을 확정지으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실적도 날아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를 달성했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서는 지난 14년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는 기록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여세를 몰아 2024년에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전환이라는 큰 축을 토대로 자동차 업계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오늘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2024년 승부수를 분석해보겠다.

◆전기차 리더를 향한 글로벌 거점 전략

2023년 11월 울산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공장이 첫 삽을 떴다.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은 앞으로 현대차 전기차 생산의 새로운 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전동화 추세는 큰 틀에서 계속될 것이고 운영의 묘를 살려 선도적인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글로벌 거점기지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스마트 모빌리티 허브단지를 설립한 건 물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도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목할 곳은 바로 미국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미국 전기차 점유율 2위를 기록했던 현대차그룹은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 완공될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공장을 통해 1위 테슬라와 격차를 더 좁히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현대차는 1986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지만 잦은 고장으로 인해 싸구려차라는 혹평과 조롱을 받았다.

정몽구 선대 회장은 이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기아 오피러스의 수출을 하루 앞둔 날 미세한 소음이 났다는 이유로 선적을 미루고 결함을 수리한 것은 정몽구 회장의 품질 중시 경영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 역시 취임초부터 품질 개선을 강조해왔다. 덕분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글로벌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면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아버지와는 확연히 다른 점도 있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손을 잡고 유연하게 협력한다는 점이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사업을 위해 삼성 이재용 회장과 손을 잡았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보조금 혜택을 위해 국내 배터리 회사들과도 발빠른 동맹을 맺어 미국에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선대 정몽구 회장이 외부 협력이나 파트너십에 소극적이었던 것과는 차별화되는 행보다.

정 회장은 최근 아마존과도 손을 잡았다. 아마존 쇼핑몰에서 현대차를 구입할 수 있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전자상거래 세계 1위인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고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결단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의 대전환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R&D 조직의 전면개편을 선언했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R&D조직을 혁신해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대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SDV란 자동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보는 개념이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신기능을 업데이트할 수도 있고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SDV를 통해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열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 완성차업체들은 SDV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하면서 SDV 전환을 본격 준비해왔다. 여기서 돋보인 것이 바로 정의선 회장의 적극적인 외부인재 영입이다.

정의선 회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츨신의 소프트웨어 전문가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현대차 사장으로 영입해서 SDV 개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다. 최근 포티투닷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서 IT를 담당했던 인재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막강한 인재들을 토대로 삼아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춤했던 수소 생태계 건설 재점화

CES 2024에서 현대차는 수소경제 전반에 걸친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수소 벨류체인을 확장하고 판을 키워서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수소차는 선대 정몽구 회장이 엄청난 열정을 쏟았던 사업이다. 

1998년 정몽구 회장은 그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너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냐는 반대도 많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석유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도 자동차는 굴려야한다'는 생각으로 수소차 개발을 밀고 나갔다.

정몽구 회장은 "돈 걱정은 말고 100대를 실패해도 좋으니 수소전기차를 만들라"고 지시했으며 이런 전폭적 지원 덕분에 현대차는 2013년 세계최초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또한 2018년엔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고 현재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은 정의선 회장 역시 수소 대중화를 위해 그 어느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최근에는 수소 인프라 부족 등의 어려움 때문에 투자가 주춤했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수소사업에 고삐를 죄겠다는 각오를 세우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해서 수소차 보급, 설치 충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정 회장의 목표다. 

"현대차그룹에는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이 선대회장으로부터 굳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역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성장하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내놓은 올해 신년사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가의 도전정신을 살려 변화와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의선 회장이 넘어야할 과제도 있다. 매년 난항을 겪고 있는 노사 관계 문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 등이 그것이다. 

과연 정의선 회장이 2024년 산적한 문제들의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그리고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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