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대선에 지면 궁지몰리는 이재명과 윤석열, 당 장악은 안전판
재생시간 : 11:24 | 조회수 : 3,437 | 김원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삐그덕거렸던 선대위 구성을 마치고 본격 대선 경쟁으로 뛰어들었다.
두 후보가 각각 이재명당과 윤석열당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대선 승리뿐만 아니라 패배했을 경우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의혹과 고발청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당내 융합까지 신경써야 해 당 장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굴러온 돌들인 두 후보가 당의 주류세력을 밀어내고 당을 장악하는 과정이 어떤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서아 기자
곽 : 안녕하십니까. 채널Who 곽보현입니다.
대통령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들의 활발한 활동만큼 각 당의 움직임도 주목할만 한데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선대위 정비를 마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두 당의 전면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경쟁이 무르익을수록 두 후보의 당 장악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후보가 '이재명당', '윤석열당'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각 후보의 당 장악력은 대선이 끝난 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와 함께 두 후보가 어떻게 당을 장악하려고 하는지, 대선이 끝난 뒤에는 어떨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입니다.
◆ 굴러온 돌의 당 장악, 대선 뒤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곽 :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사실 둘 다 비주류들입니다.
이들의 당 장악은 이른바 굴러온 돌들이 거대 정당의 원톱이 되는 거죠. 이 두 사람이 당과 선대위를 장악하기 위해 애쓰는 게 당장 대선 승리만을 위해서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대선에서 패할 경우까지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말이죠.
김 :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두 후보 모두 굴러온 돌이기 때문에 당 장악이 더욱 절실한데요, 대선 승패를 떠나 본인의 정치 기반을 만들어놓는 셈이죠.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169석이라는 이재명당의 힘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정책들을 많이 내놨는데 본인의 추진력과 든든한 당의 지원을 합쳐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대선에서 패했을 때는 그 다음 대선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후보가 아직 50대고 윤 후보와 박빙대결을 펼친 주자인 만큼 다음 대선까지 당내 영향력을 충분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곽 : 윤석열 후보는 어떤가요?
김 :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경우에는 개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당으로 지지를 등에 업고 기존 색을 지워갈텐데 의석 수에서 크게 열세이기 때문에 단단한 응집력을 만들어야 거대야당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선에서 패하면 윤 후보 역시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정치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후보도 만60세로 아직 젊은 편입니다. 그 다음 대선을 준비하며 정치권에서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곽 : 그렇군요. 여기에 두 후보 모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리스크가 있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남은 한 사람은 감옥에 간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당 지지세력이 꼭 필요하겠어요.
김 : 네, 지금은 거대 양당의 대선주자기 때문에 양측 모두 수사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는 패한 후보와 관련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때 후보의 당내 영향력이 커진 상태라면 일종의 보호막이 생기겠죠.
홍 의원이 말한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재명당, 윤석열당 만들기는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 파격행보 이어가는 이재명, 이낙연과 당내 반발세력 끌어안아야
곽 : 그러면 두 후보가 어떻게 당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지, 또 해결할 과제는 뭐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먼저 이 후보의 당 장악은 새로운 선대위 구성에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선대위에 본인과 손발이 맞는 실무진을 배치했습니다.
여기에 외부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영입하며 파격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이 효과가 있었나요?
김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 후보는 선대위 사무총장에 김영진 의원을, 전략기획위원장에 강훈식 의원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이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행보가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11월2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35.5%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앞서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11월8일에 이뤄졌던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28.6%, 윤 후보가 34.6%로 6%포인트 차이였습니다.
곽 : 기존 방식을 탈피한 것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네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당대당 통합인만큼 여기서도 이 후보의 당 장악력이 높아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당 장악이 말처럼 순조롭게만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관계도 아직 큰 진전이 없어보이고 당 내부에 이 후보와 대립하는 세력도 있어요. 이들을 끌어안고 가야할텐데 가능할까요?
김 : 이 후보는 예전부터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고 가려고 무던히 애를 써왔죠. 최근에도 이런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 프로젝트를 주말마다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4박5일 동안 호남지역을 방문했습니다.
호남이 이 전 대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만큼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겠냐, 기대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 후보가 일정을 시작하기 전 이 전 대표에게 연락했으나 잡혀있는 일정이 있어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후보는 호남 마지막 일정으로 영광에 방문했을 때 '영광굴비 한 두릅을 샀는데 구워서 맛있게 먹으면서 우리 영광을 생각하고 영광군이 낳은 이낙연 전 대표를 생각하겠다. 영광이 낳은 대한민국 정치의 거물 이 전 대표를 제가 잘 모시고 유능한 민주당으로, 더 새로운 정부로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 이 전 대표가 팔짱끼고 관전한다며 섭섭함을 드러내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막판에 이재명 후보를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곽 : 네, 이 후보가 계속 손을 내밀고 있는 만큼 좋은 방향으로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당내 반발은 어떤가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에 반대했다가 징계를 받았다는 당원도 있고 권리당원 게시판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 후보가 워낙 진보성향이 강해서 당 내부 보수성향 인사들까지 끌어안고 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 : 민주당 제주도당이 이상이 제주대 교수에게 8개월 당원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결정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상이 교수는 그동안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강하게 비판해왔는데요, 민주당은 징계사유가 '허위사실 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허위사실 또는 기타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후보의 성향이나 정책에 반감을 가진다고 징계를 내려 말을 못하게 해버리면 당내 분열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원팀도 중요하지만 내부 사람들이 튕겨져 나가지 않도록 선을 잘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 컨벤션효과 떨어지는 윤석열, 이준석은 봉합했지만 홍준표는 아직
곽 : 이재명 후보만큼 윤석열 후보도 당 장악을 위한 과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윤 후보는 경선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렸는데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그걸 다 깎아먹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과 김종인의 기싸움이다, 이런 말이 많았는데 한때 윤석열과 이준석 대표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어요.
김 : 네, 윤 후보는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불협화음을 냈는데 최근에는 이준석 대표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만나 극적으로 화해를 했지만 후보가 당대표와 갈등을 빚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습니다. 당 지도부가 등을 돌리면 정치세력, 기반이 하나도 없는 윤 후보가 고난길을 걸을 건 뻔해 보입니다.
곽 : 국민의힘 역시 원팀이 무너져가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겠네요.
당 대표와 갈등도 있지만 홍준표 의원을 끌어안고 가는 것도 넘어야 할 큰 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홍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보다 조금 더 독자적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는 편인 것 같고, 후보와 선도 확실히 긋는 것 같아요.
김 : 네, 홍 의원은 경선탈락 이후 원팀을 외치기는 했지만 독자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인데요.
홍 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청년플랫폼 '청년의꿈'에서 2030세대와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윤 후보를 돕는 쪽으로 연결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홍 의원은 청년의꿈에 '비리·부패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 이번처럼 막장 드라마같은 대선은 처음 겪는다' 이런 글을 적으며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윤석열 후보까지 모두 비판하는 글을 내놨습니다.
일각에서 홍 의원의 행보를 비판하자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는 것을 비난해서도 안 되고 선대위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다'고 받아치기도 했습니다.
◆ 과거 대선 후보들의 당 장악은 어떠했나?
곽 : 당 장악력이 중요한 건 이번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 대선후보들을 살펴봐도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데요.
대선이 끝난 뒤 당 장악력을 유지하려면 득표율도 중요할 것 같아요. 많은 지지를 받았으나 아깝게 대선에서 패배한 뒤 당내 지지기반을 유지하면서 다시 대선에 도전한 경우도 있었죠?
김 : 네, 그렇습니다..
지난 18대 대선 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펼쳤는데요, 박근혜 후보가 51.55%, 문재인 후보가 48.02%를 얻었습니다.
높은 득표율을 바탕으로 당내 장악력을 유지한 문재인 후보는 19대 대선에서 한번 더 기회를 얻게 됩니다.
15대, 16대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회창 후보는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붙었는데 이회창 후보가 38.74%, 김대중 후보가 40.27% 지지율을 기록했죠. 높은 득표로 당내 장악력을 유지했던 이회창 후보는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다시 붙게 됩니다.
반면 당 장악력이 없어 힘들었던 후보도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이 대표적인데요,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촛불혁명이 일어났다는 배경을 감안해야겠지만 이후 당내 장악력을 유지하지 못해 최근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17대 대선에서는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패배했습니다. 정동영 후보도 득표율이 낮아서인지 당내 지지기반을 마련하지 못해 정치계에서 핵심인물로 남아있지 못했습니다.
곽 :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있듯 당내 장악력이 굉장히 중요하군요.
지금까지 대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두 후보의 당 장악력을 살펴봤습니다.
대선 승리는 물론이고 대선 이후까지 고려했을 때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이 문제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 같네요.
다만 이 과정에서 지지기반을 잡겠다고 민심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 얼마나 단단한 이재명당과 윤석열당이 탄생할지, 각 당이 얼마나 후보들을 받쳐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채널Who에서는 여·야 대선판을 흔들 중요한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그 의미를 분석하고 앞으로 전망을 제시하는 시간을 계속해서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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