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타임즈] 2023년 휴미라 '기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준비됐다 재생시간 : 05:22  |  조회수 : 6,215  |  김원유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코로나19 바람을 타고 가장 무섭게 성장한 시장을 하나만 꼽으라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바이오 시장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투자 열기가 조금 꺾인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면 바이오 시장은 저무는 해일까? 

절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2023년은 바이오 시장에 커다란 기회가 오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바이오 시장을 이끌었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겨냥한 초대형 파도가 2023년부터 미국에서 몰려오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를 '바이오시밀러 세컨드 웨이브'라고 부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이란 특허가 만료된 유명 약을 복제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업의 기회란 당연히 유명 약의 특허가 만료됐을 때 온다.

이번 바이오시밀러 세컨드 웨이브를 몰고 오는 것은 바로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다.

휴미라는 단일 약품으로 2021년 한 해에만 무려 207억 달러(약 26조 원)의 매출을 낸 약품이다. 2021년에 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약품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제약회사 셀트리온의 2021년 매출이 1조9천억 원이다. 두 회사가 이 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서 시장의 10%만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한 해 매출이 2조6천억 원이 늘어난 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미라 시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26조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팔린 휴미라 매출만 무려 23조 원에 이른다.

물론 10%를 차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금 2023년에 미국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정돼있는 휴미라의 복제약은 무려 10종류가 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복제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두 회사 가운데 아주 조금이라도 더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은 삼성 바이오에피스다.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보다 먼저 2022년 8월 휴미라 고농도 제형인 '하드리마 HCF'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고농도 제형은 투약량과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이 높고, 처방 수요 역시 고농도 제형에 집중돼 있다. 2021년에 미국에서 처방된 휴미라 가운데 80%가 고농도 제형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고농도 제형은 원본인 휴미라를 제외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가 유일하다.

물론 셀트리온 역시 고농도 제형을 개발했다.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역시 고농도 제형으로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데, 원래 2022년 내로 승인이 기대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소식이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의 예상 판매 시점인 2023년 7월까지는 충분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가장 커다란 무기는 바로 '직접판매'다.

자체 유통망을 활용한 직판 방식은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기존 방식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글로벌 확장에 직판 방식을 선택하면 수익성이 약 20~30% 정도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9년 서정진 명예회장이 직판 체제 전환 목표를 제시한 이후 꾸준히 직판 형태로 체제를 전환해왔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의 판매 역시 직판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파트너사를 통해 하드리마를 판매하게 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셀트리온이 수익성 측면에서 우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고농도 제형의 FDA 승인이 늦어졌다고 해서 유플라이마가 하드리마보다 기술적으로 뒤쳐진다라고 보기도 어렵다. 

유럽에서 환자들에게 유플라이마를 활발하게 처방해왔던 니콜라스 매튜 교수는 올해 10월 유럽에서 열린 유럽장질환학회에서 "고농도 제품에 시트르산염을 제거해 통증을 줄이고 한 달 동안 상온 보존이 가능한 장점을 모두 갖춘 아달리무맙 성분 의약품은 유플라이마가 유일하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 가운데서는 비교할만한 상대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시장에서 두 회사 사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바로 '상호교환성' 임상 통과다.

상호교환성이란 의사가 휴미라를 처방했을 때 약사가 의사한테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휴미라가 아닌 다른 복제약을 내어줄 수 있느냐와 관련된 이야기다.

아무리 복제약이 시판된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처방할 때는 보통 원본 약을 처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호교환성 허가는 복제약의 판매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현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상호교환성 임상시험을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사보험 등재 여부도 중요하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협상을 통해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가 선호의약품에 등재되면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20~3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장사인 셀트리온을 겨냥한 보고서이다 보니 유플라이마를 특정해 이야기했지만 하드리마 역시 상황은 같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 가운데 매출이 2조를 넘는 기업은 아직까지 없다. 물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2022년 매출이 2조 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는 바이오 기업만 세계적으로 10곳이 넘기 때문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웅을 겨룬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보다는 그 넓은 시장에 뛰어들어 과연 얼마만큼의 파이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커다란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기회를 잡게 될까?

한 기업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든 아니면 두 기업이 비슷하게 파이를 나눠먹든, 국내 바이오 기업 가운데 한 곳이 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어본다. 윤휘종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