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타임즈] 2023년 위성통신 원년, 스페이스X와 싸울 한화시스템 무기 재생시간 : 5:27  |  조회수 : 8,815  |  김여진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통신사업 '스타링크'는 이미 세계적으로 50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스타링크를 제공하는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부터 백령도, 울릉도, 독도 등 도서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역에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서도 의욕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화그룹이다.

한화그룹의 저궤도 위성통신사업 로드맵에 따르면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계열사는 바로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2025년부터 독자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사업 시장에 진입해 2030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4.5%, 매출 5조8천억 원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꽤나 커다란 포부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에 역대 최대 매출을 냈는데, 약 2조 원 정도다.

한화시스템은 위성통신사업, 에어모빌리티 등 신사업 매출을 포함해 2030년 총 매출 23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5조8천억 원이라고 하면 전체 매출의 25% 정도를 위성통신사업으로 내겠다는 뜻이다.

계획대로라면 한화시스템은 스페이스X보다 2년이나 늦게 정식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는데 스페이스X라는 강력한 라이벌을 상대로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한화시스템의 최대 강점은 바로 위성안테나 전용 ASIC(특정 용도용 집적 회로) 설계 기술이다.

ASIC은 특정 용도로 사용되도록 고안된 특수한 반도체다. 안테나의 성능, 발열 등을 좌우하는 매우 핵심적 부품이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에 영국의 위성안테나 기술기업 페이저솔루션의 사업과 자산을 100% 인수했다. 그리고 이름을 한화페이저로 바꿨다.

이 한화페이저에서 바로 고성능 독자 AISC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 독자 ASIC을 활용해서 세계에서 제일 얇은 위성용 안테나를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하나의 칩으로 주파수 및 소자 단위 크기·위상 변환이 가능한 세계유일의 AISC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 밖에도 신속한 빔 조향이 가능한 평판형 능동위상배열 안테나, 다양한 플랫폼에 장착 가능한 모듈화/확장적 구조 등이 한화시스템 위성안테나의 특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예전부터 방위산업용 레이더를 만들던 기업이다. 당연히 안테나 만드는 데에는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그 노하우들을 페이저솔루션, 카이메타 인수 등을 통해 우주 위성안테나 기술로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위성'을 만들고 띄우는 기술 이야기다.

한화시스템의 위성통신용 위성 제작 기술 역시 스페이스X에게 뒤처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바로 원웹의 존재 덕분이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8월에 영국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기업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2023년부터는 원웹과 함께 위성통신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원웹은 스페이스X보다도 먼저 위성통신용 저궤도 위성을 궤도에 쏘아올린 기업이다.

거기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통신위성 제작기업 유텔샛이 이 원웹을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한화시스템이 진행했던 투자의 가치가 더욱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기업이 합병된다면,  유텔샛과 원웹의 기존 주주는 각각 새로운 회사의 지분 50%를 나눠 보유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원웹, 한화디펜스 호주 법인과 함께 올해 7월에 '호주 군 위성인터넷 사업 참여 협력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원웹의 위성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인터넷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시스템에게 마지막 남은 퍼즐은 바로 발사체 기술이다. 위성통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어쨌든 통신위성을 계속해서 궤도에 띄워야 할 테고, 그를 위한 발사체 기술은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화시스템은 일단 처음에는 원웹의 위성통신망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 원웹 역시 발사체 기술은 없다는 것이다. 원웹은 지금까지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활용해 위성을 궤도에 띄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그룹 전체로 본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덕분이다.

한화그룹에서 한화시스템과 함께 한화의 우주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누리호의 발사체 기술을 이전받을 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2분기에 진행될 3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며면서 항공우주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누리호 체계 종합기술과 발사 운용 노하우를 전달받게 된다.

위성통신은 굉장히 커다란 잠재력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도시지역이라던지 바다 위, 하늘 위 등 등 통신선을 깔기 어려운 곳에서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6G시대의 주요 기술이기도 하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은 곧 만개할 위성통신 사업에서 스페이스X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까?

조금 앞서 나간 이야기지만, 인류가 최초로 화성으로 진출하는 우주선에 스페이스X의 로고가 아닌 한화의 로고가, 태극기가 붙어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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