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4차산업 핵심기반 6G통신, RFHIC 통신장비 신소재 주목받다 재생시간 : 6:11  |  조회수 : 5,462  |  김원유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 메타버스, 로봇, 산업자동화를 아우르는 이른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아마 6세대(6G)통신 인프라가 아닐까.

산업구조가 극적으로 전환됐던 과거 산업혁명 시기를 떠올려 보면 철강, 석유, 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이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때에 맞춰 구축된 철도, 도로, 해운 인프라의 확충이 있었다.

이 시기 석유왕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가 큰 부를 축적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보다는 생소하지만 철도왕이자 선박왕 코넬리어스 밴더필트는 이들에 뒤처지지 않는 대부호였다.

그는 산업화에 속도가 붙으면 물류망이 필수적이 될 것이란 점을 간파했고 물류사업을 통해 미국 역사상 부유한 기업인의 한 사람이 됐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인류 역사상 10위 부자를 차지했고 그의 재산을 물려받아 더욱 불린 그의 아들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4차산업혁명 시기에는 6G통신망이 2차산업혁명 시기의 물류망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6G통신은 말 그대로 현재의 5G통신의 다음 세대 방식이다. 5G보다 속도가 50배 빨라지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지금도 문제없이 통신서비스를 활용하는데 굳이 6G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지연 없이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령 자율주행차가 운행 중인 상황에서 통신이 잠시라도 지연된다면 치명적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 사물인터넷을 넘어 만물인터넷이 구현되는 4차산업 시대에는 통신이 빠르고 끊기지 않아야 함은 물론 통신이 안 터지는 음영지역도 없어야 한다.

6G통신의 상용화 시기는 대략 2030년경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보다 앞서 규격 표준화 논의가 이뤄지고 국가와 기업별로 6G 선점을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미래에 6G 시대가 펼쳐질 수 있다.

통신장비기업 RFHIC은 앞으로 펼쳐질 6G통신 시대에 통신 인프라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곳이다.

사실 이 회사는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다. 과거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주고객이었는데 미국과 중국 갈등 격화로 화웨이 매출이 중단된 일이 있었다. 통신인프라 투자가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근 영업실적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RFHIC가 여전히 주목되는 이유는 이들이 주력하는 신소재 질화갈륨(GaN) 사업의 잠재성이 높기 때문이다.

RFHIC는 질화갈륨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트랜지스터, 전력증폭기 등을 주력으로 하는 무선주파수 통신장비 부품기업이다.

질화갈륨이란 소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질화갈륨 기반 전력증폭기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실리콘 기반의 LDMOS(수평형전력소자) 전력증폭기와 비교해 제품 크기는 최대 절반으로 줄고 전력 사용량은 20% 절감 가능하다. 효율은 10% 높다.

RFHIC는 일찍부터 질화갈륨 연구개발을 시작해 통신용 대량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질화갈륨 기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기업이다.

질화갈륨이 LDMOS보다 우월한데도 아직 덜 쓰이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 단가는 계속 낮아질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통신망이 고도화할수록 질화갈륨의 필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주파수 대역에서 기존 LDMOS는 열 손실 탓에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3GHz 이하의 주파수에서는 LDMOS를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지금 진행되는 5G통신만 해도 완벽히 구현하려면 높은 주파수에서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유한 질화갈륨 트랜지스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6G통신은 5G보다 더 높은 초고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는 만큼 질화갈륨과 같은 소재의 수요는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6G통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위성통신이다. 여기서도 RFHIC의 질화갈륨 소재가 적용될 여지가 많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한화그룹이 이사회로 참여하는 원웹 등은 저궤도위성으로 군집위성을 형성해 통신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우주 궤도에서는 전력 사용이 극히 제한돼 있으므로 주어진 전력으로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출력 증폭기가 필요하다.

질화갈륨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전력증폭기는 높은 신뢰성과 긴 수명, 고효율의 강점을 지닌 데다 저전압에서 동작할 수 있다. 제한된 환경에서 많은 데이터량을 처리하려면 질화갈륨이 적합하다.

RFHIC가 수행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목록들을 보면 위성과 관련된 분야가 적지 않다.

물론 6G통신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는 2030년 무렵까지는 길다면 긴 시간이다. 실적 가시화까지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6G통신 시대가 어느 시점에 전혀 새로운 기술이 도입돼 전면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5G통신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5G가 5G+로, 5G+가 6G로 진화해 나가는 것이지 현재의 5G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6G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며 "5G+와 6G 도입에 따른 수혜도 국내 상위 장비업체들이 받을 것이 자명하다"고 내다본다.

현재 5G통신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북미 통신사들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신규 통신사인 디시네트워크가 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시장 진입 조건이 2023년 6월까지 5G통신 기지국을 3만 개 이상 구축하고 미국 내 커버리지 70%를 의무적으로 달성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미이행 때 22억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디쉬네트워크발 통신장비 수요는 비교적 확실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디시네트워크에 1조 원 규모의 장비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RFHIC도 삼성전자의 벤더인 만큼 수혜가 기대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5G특화망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5G특화망은 건물, 공장 등 특정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5G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음5G'란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비사들에게는 공급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RFHIC는 통신장비 외에도 전력반도체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말 그대로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전기를 변환하는 부분에서 전압, 전류, 주파수, 직류/교류 등 전기형태를 변환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며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도 질화갈륨이 핵심 소재가 될 수 있다. 전기차를 예로 들면 전기차가 운행하는 환경은 전압이 높고 고온을 견뎌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보다 질화갈륨과 같은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가 훨씬 유리하다.

RFHIC는 SK실트론과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전력반도체 사업은 그 자체로 성장성이 크기도 하지만 통신과 방산에 집중된 RFHIC의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류근영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