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내수기업 네이버 빨간불, 최수연 이해진 글로벌 진출 새판 짜기 재생시간 : 3:57  |  조회수 : 3,659  |  성현모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네이버 실적을 두고 말이 많다.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걱정을 안기고 있다.

뭐가 문제였을까? 네이버 매출의 44.9%를 차지한 검색광고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비중이 큰 만큼 콘텐츠(비중 11.5%) 등 신사업의 선전에도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색광고란 사용자가 인터넷 매체에서 특정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광고주가 원하는 결과를 상단에 보이게 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검색광고 수익은 검색 이용자 수에 달려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검색광고와 이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육성에 집중해 덩치를 키웠는데 정작 검색엔진 경쟁력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시선도 받고 있다.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을 보면 2012년까지만 네이버가 8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2021년에는 50%대로 내려왔다. 검색결과를 상품검색 중심으로 바꾸면서 일반검색 이용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키워온 전자상거래도 거래액 성장률이 낮아져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의 아마존 지위를 놓고 쿠팡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전자상거래 업계는 점유율이 30%에 이르면 확고한 시장지배자가 된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네이버가 우위(점유율 18.6%)를 점하고 있었지만 쿠팡(13.7%)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직매입으로 신선식품과 생필품 익일배송능력을 갖춘 쿠팡이 충성고객(재구매율 76%)을 늘려가면서 네이버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광고와 전자상거래 모두 결국엔 내수사업이라는 한계도 안고 있다. 네이버가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재현하려면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2022년부터 네이버의 키를 잡은 최수연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글로벌 유망주들을 키워 네이버의 내수기업 딱지를 떼야한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최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사업과 파트너들과 협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팀네이버'는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10억 명의 사용자와 라인 제외 매출 15조 원, 라인 포함 글로벌 매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먼저 라인과 손잡고 네이버의 내수사업 모델을 일본에 이식하려 하고 있다.

최근 야후재팬과 통합법인인 Z홀딩스를 통해 스마트스토어와 비슷한 마이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4월 콘퍼런스콜에서도 '일본에서는 네이버의 커머스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속도를 더 내고자 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또 웹툰을 중심으로 한 10억개 이상의 글로벌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콘텐츠사업 추진하는데 그 주역은 네이버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의 모바일 '웹툰' 앱은 북미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최근 전자책기업을 인수하면서 카카오 픽코마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유럽에서는 6월 중 프랑스에 웹툰EU를 설립하고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런 글로벌 전략 뒤에는 일찌감치 네이버의 해외진출을 준비해온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의 안배가 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은 2017년 국내사업을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왔는데 라인과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한 성장구도가 자리잡았다고 생각했는지 힘이 빠지고 있는 국내사업을 대신해 글로벌을 네이버전략의 한 가운데 두고 있다.

쟁쟁한 사업부출신 고위임원들을 제치고 국제법률전문가인 최 대표가 네이버 대표에 오른 배경에는 이런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의 의지가 있었다는 시선이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자상거래와 솔루션, IP사업을 이끌고 또 다양한 인수합병을 매끄럽게 추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법적 제도적 허들을 넘어야 하는 만큼 법률 전문가가 팀네이버를 책임지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은 유럽에서 씨앗을 뿌리고 있다. 유럽 현지에서 전자상거래와 메타버스, 인공지능 분야의 파트너 찾기에 매달리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코렐리아캐피털과 손잡고 4억 유로(약 5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해당 분야의 기술을 확보한 기업체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내수기업 딱지를 벗고 글로벌 IT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과 최수연 대표의 호흡에 달렸다. 조충희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