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두산에너빌리티 힘주는 소형모듈원전, 에너지 게임체인저 되나 재생시간 : 3:46  |  조회수 : 2,565  |  성현모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 SMR.

SMR은 정말 에너지 전환의 게임체인저가 될까?

그동안 위험한 에너지로 여겨졌던 원자력이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에서 원자력을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하는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를 확정했고 한국도 원전 친화적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는 등 대외 정책적 여건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 배경에는 원전의 위험성보다 당장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는 유독 기후재난이 많았다. 폭염, 혹서, 폭설, 폭우, 가뭄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기후적 재앙의 원인으로 탄소가 지목된다.

그런데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글로벌플래츠는 '2022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에너지 연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배출 측면만 놓고 본다면 원전은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발전 방식이다. 방사능 사고 위험성과 폐기물 처리 문제만 해결된다면 원전 활용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도 있다.

SMR은 그런 점에서 기존 대형원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출력이 작은 원전을 뜻한다. 대형원전은 1000~1300MW급 출력을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300MW 이하를 SMR로 분류하고 특히 30MW 이하는 초소형으로 분류한다.

SMR은 핵심설비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하나로 된 일체형이라 안전성이 높다. 

기존 대형 원전은 핵심설비들이 따로 배관으로 연결된 구조라 사고가 발생하면 연결부위에서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다. 반면 SMR은 한 압력용기에 담겨 있어서 방사능 유출 우려가 줄어든다.

또 사고가 났을 때 별도의 조처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 순환 냉각으로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작아진 규모 덕분에 건설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도 장점이다.

또 대형원전이 많은 냉각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안이나 물가에 지어져야 했던 것과 달리 SMR은 그런 제약이 없어서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 지역이면 어디나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발전단가가 석유나 석탄 발전단가와 같아지는 균형점, 이른바 그리드 패리티를 넘어섰는데 원전이 꼭 필요하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발전단가 하락에도 원전이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이다. 태양이 늘 비치지 않고 바람이 늘 불지 않아 발전이 일정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기저전원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바람과 태양, 강우량 등은 현재 기술로는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기저전원으로서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고 특히 그 일을 더욱 안전하게 할 수 있는 SMR이 차세대 원전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SMR은 단순히 전기만 생산할 뿐 아니라 발전과정에서 생긴 전기와 열을 활용해 수소를 만들 수도 있다. 수소 생산 단가를 지금보다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인 셈이다.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는 요인은 더 있다.

수소를 보관하고 운반하는 것도 꽤 까다로운 문제다. 수소를 보관하고 운반하려면 고가의 특수 용기가 필요하다.

수소가 필요한 곳에 SMR을 설치하고 거기서 바로바로 수소를 공급한다면 그런 비용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SMR 상용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

SMR이 규모가 작아 기존 대형원전보다 건설기간과 비용이 낮을 수는 있어도 발전량 기준으로 건설단가는 오히려 높을 수 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작은 원전을 여러 개 지으면 그에 따르는 인력 등의 필요가 오히려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전업체들은 소형원전의 규모를 점점 키우거나 한 장소에 동일한 설계의 원전 여러 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면 SMR의 강점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한다.

SMR이 크기만 줄어들었지 원전이라는 사실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안전성과 방사성 폐기물 문제 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류근영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