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NFT에 투자해도 되나, '디지털 금맥'과 '유동성 거품' 사이 간격 재생시간 : 05:13  |  조회수 : 1,692  |  성현모

NFT, 대체불가토큰의 열기가 뜨겁다. NFT 미술품과 수집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가 하면 기업들이 NFT사업을 한다는 얘기만 하면 주가가 오르는 일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미국 블록체인 데이터분석업체 메사리는 최근 내놓은 리포트를 통해 NFT 미술품의 가격 총합이 앞으로 10년 동안 100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NFT 미술품 가격의 총합은 140억 달러로 추계된다. 실물 미술품 가격의 총합으로 추계되는 1조7천억 달러의 1%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10년 후면 실물과 NFT 미술품 시장이 비슷한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NFT 미술품시장이 양적으로나 가격적으로나 지금보다 몸집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 쪽에서는 거품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럼 NFT가 뭐 길래 갑자기 이렇게 화제가 된 걸까? 

NFT란 '대체불가능 토큰'이란 이름 그대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가상자산의 형태다. 블록체인에서 소유권 거래 이력 등에 관한 고유한 인식 값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상호 대체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현금과 비슷하다면 NFT는 아파트 등기권리증과 비슷하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A가 지닌 1만 원과 B가 지닌 1만 원이 완전히 무차별한 것처럼 A의 1비트코인과 B의 1비트코인은 완전히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

반면 A의 아파트와 B의 아파트는 평수나 거래 가격이 같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동질하다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같은 동 301호와 302호라 하더라도 하다못해 401호와 402호 이웃으로부터 받는 층간소음 스트레스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NFT A와 NFT B는 완전히 대체불가능하다.

그렇다고 NFT을 등기권리증 같은 개념으로만 보기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

아파트란 부동산도 등기권리증이란 증서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NFT는 디지털자산임과 동시에 원본소유권을 함께 포함하는 것일 수도 있고 디지털자산과 별개로 원본소유권만 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NFT가 디지털자산이 아닌 실물에 대한 원본소유권과 그 거래 이력의 증명서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럼 NFT는 왜 필요하고 어떤 이유에서 지금 뜨고 있는 걸까?

그동안 디지털자산은 자산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앞서 얘기했던 NFT 그림이나 수집품들은 모두 이미지 파일 형태로 시각화한 것들이다. NFT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디지털상의 이미지 파일은 무한대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NFT를 통해 디지털자산의 원본 인증이 가능해지면서 가치를 부여할 여지가 생겼다. 

게다가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이력이 투명하게 남기 때문에 소유권이 이전될 때마다 원작자에게 로열티가 돌아가게끔 할 수도 있다. NFT가 실물 자산보다 더 탁월한 측면이 있는 셈이다.

NFT 예술가 비플의 NFT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는 자주 회자되는 사례다. 2021년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 지금 우리 돈 820억 원을 넘는 액수에 낙찰됐다. 이는 크리스티 역사상 생존 작가의 작품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다.

원래 이 작품은 이름 그대로 비플이 2007년 5월1일부터 매일 5천 일을 꾸준하게 그린 그림이다. 이 과정에서 비플은 팬덤을 구축했고 나름대로 인플루언서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을 현금화하는 일이 쉽진 않았다. 무한대로 복제할 수 있는 디지털 미술품이란 한계 때문이다.

그러다가 디지털 미술품의 원본을 인증할 수 있는 NFT가 나오자 가치가 그야말로 급상승했다. 디지털 미술의 원본 인증을 할 수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실물 미술품의 소유권을 인증한 NFT도 있는데 최근에는 NFT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물 미술품을 태워 버린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미술품의 소유권을 주식처럼 분할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도 NFT가 적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술품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NFT 수집품의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며 화제가 됐다. NFT 수집품 가운데 많은 수는 단조로운 디지털 이미지 형태를 띠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크립토펑크가 있다. 크립토펑크는 캐나다인 개발자인 맷 홀과 존 왓킨슨이 2017년 시작한 NFT 프로젝트다. 1만 개의 캐릭터 이미지를 만들어 NFT를 발행했고 이 가운데 9천개를 무료로 사람들에게 뿌리고 1천개를 자기들 몫으로 남겨뒀다.

1만개의 크립토펑크는 각자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사람, 좀비, 원숭이, 외계인 등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안경을 쓰거나 모자를 쓰거나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한 모습으로 각각이 구분된다.

처음에는 다들 이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크립토펑크가 NFT 프로젝트의 시조격이란 역사성이 붙고 널리 회자되면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개중에 좀 더 희귀하고 독특한 크립토펑크는 더 큰 가격을 인정받게 됐다. 급기야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에 미술품으로 오르기도 했다.

크립토펑크 #9998은 우리 돈 6225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NFT의 가격 급등을 놓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 최고가로 거래된 크립토펑크 #9998을 놓고 판매자의 자작극이라는 의혹도 나오는 모양이다.

NFT로 원본을 인증하는 것까지는 다 좋은데 NFT라고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필요가 있냐는 의문도 나올 수 있다.

미술분야만 놓고 보더라도 모든 실물 작품은 따지고 보면 그 자체로 대체 불가능한 재화다. 실물 미술품이든 NFT 미술품이든 예술성이 가치의 기준이지 NFT라고 더 높은 가격을 인정 받을 필요는 없어 보기도 한다. NFT라는 이름이 붙는다고 가격이 치솟는 게 외려 이상한 일일 수 있다.

유럽의 4대 은행 중 한 곳인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브리 아시아태평양 금융시장 연구책임자는 "모든 자산이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의 절정에 NFT가 있다"며 "젊은이들이 금융거래에서 다이내믹하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CNBC에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튤립 거품, 남해회사 거품, 미시시피 거품 등 투기와 연관된 거품 현상들을 NFT에 대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튤립 거품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장 비싼 튤립 알뿌리 하나는 소 20마리 가격과 맞먹었다고 한다. 1년 동안 수천 배가 뛰었던 튤립 가격 거품이 모조리 빠지는 데 4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1700년대 영국에서 남해회사 주식에 대한 이유 없는 광풍이 불었을 때 우리가 잘 아는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내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유명하다. 뉴턴은 남해회사 주식에 투자해 상당히 많은 돈을 잃었다고 알려져 있다.

가뜩이나 시중에 현금이 넘쳐나고 있고 갈 곳 잃은 돈들이 이 곳 저 곳에서 자산가치를 부풀리고 있는 터라 경계심도 나오고 있다. NFT에 관한 우려도 어쩌면 당연하다.

NFT는 정말로 가치가 있는 걸까? NFT의 본질적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 볼 때다. [채널Who 류근영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