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위메이드 메타버스제국 야망, 블록체인이 게임시장의 판 바꿀까 재생시간 : 10:5  |  조회수 : 4,783  |  임금진

블록체인이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2E) 모델을 온라인 게임 '미르의전설4' 글로벌 서버에 적용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렇다면 위메이드 블록체인사업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그리고 더 나아가 블록체인기술은 게임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위메이드, 위믹스와 대체불가토큰으로 '메타버스 제국' 꿈꾸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로드맵은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가상화폐인 '위믹스'와 대체불가토큰(NFT)이다.

최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2022년 말까지 100개의 P2E게임을 위믹스에 올리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가상화폐의 이름이다. 장 대표의 발언은 100개의 P2E게임을 위믹스라는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으로 서비스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100개의 P2E 게임이 위믹스 기반으로 제공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을 통해 하나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100개의 게임 하나하나가 메타버스세계가 되고 100개의 게임이 올라와 있는 위믹스 플랫폼은 거대한 메타버스제국, 가상화폐 위믹스는 그 제국에서 통용되는 화폐, 대체불가토큰은 그 제국 내의 메타버스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고인돌'게임에서 얻은 돌도끼 아이템은 다른 게임인 '원더보이'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하지만 가상화폐 위믹스를 활용한다면 고인돌에서 얻은 돌도끼를 위믹스로 판매한 뒤, 그 위믹스를 활용해 원더보이에서 쓸 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대체불가토큰 역시 상품의 형태로 여러 게임, 메타버스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체불가토큰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데이터에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게임 아이템은 이용자가 그 아이템을 획득한다고 하더라도 소유권 자체는 게임사에 귀속돼 왔다. 게임사가 마음대로 패치 등을 통해 아이템의 가치를 조절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불가토큰을 통해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이 게임 이용자에게 귀속된다면 게임 이용자는 그 게임 아이템을 단순히 하나의 게임에서만 가치를 갖는 존재가 아니라 소유권이 있는 데이터로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게임 밖으로 그 데이터를 꺼내는 것도, 그 데이터를 게임 안으로 집어넣는 것도 이용자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제국'의 연결성이 극도로 발달하면 여기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게임의 아이템들을 서로 자유롭게 교환하는 수준까지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고인돌 게임에서 얻은 공룡가죽 옷을 원더보이 게임으로 옮겨서 입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게임이 아니라 현실에 비유한다면 각각의 게임은 에버랜드, 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 위믹스 코인은 테마파크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화폐, 그리고 대체불가코인은 테마파크에서 팔고 있는 토끼 귀 머리띠 등의 상품이라고 비유할 수도 있다. 

현실세계에서 에버랜드, 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유롭게 놀러다닐 수 있는 한편 에버랜드에서 산 토끼 귀 머리띠를 롯데월드에서도 쓰고 다닐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가상세계에서 실현되는 셈이다. 

위메이드는 이 목표를 위해 지금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 움직임이 바로 빗썸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는 최근 국내 2위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빗썸의 경영에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빗썸은 현재 위믹스가 상장돼있는 유일한 국내 거래소다. 위메이드가 빗썸 경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위믹스를 메타버스제국의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불가토큰 역시 마찬가지다.

위메이드는 게임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속도로 대체불가토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위믹스 기반 대체불가능토큰 경매 플랫폼인 '위믹스 옥션'을 출시했다. 현재 국내 게임회사 가운데 대체불가토큰 경매 플랫폼을 내놓은 회사는 위메이드 뿐이다. 

◆ 세계 게임시장에 P2E 돌풍 몰고온 엑시인피니티, 게임과 일은 하나

지금까지 얘기한 것과 같이 먼 미래를 보지 않고 현재의 게임업계상황만 본다면 단연 현재의 화두는 플레이 투 언(P2E), 즉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사업모델(BM)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위메이드가 우리나라 게임회사중에 최초로 P2E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해 화제의 중심이 됐지만 사실 이 P2E가 세계 게임시장을 강타한지는 상당히 오래됐다.

세계 게임시장에 P2E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게임은 2018년 출시된 엑시인피니티다. 

엑시인피니티는 포켓몬스터와 비슷한 게임아다. 게임 이용자는 가상의 캐릭터인 '엑시'를 육성해 엑시를 활용해 거대한 몬스터를 토벌하고, 때로는 다른 이용자들의 엑시와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

이 엑시를 키우려면 액시인피니티샤즈(AXS), 스몰러브포션(SLP) 등의 가상화폐가 필요하다. 이 가상화폐는 거래소에서 매매하거나, 엑시를 판매하거나, 내 엑시로 대전에서 승리하는 등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엑시를 육성하는 데는 돈(AXS, SLP)이 드는데, 잘 키운 엑시를 활용하면 들어간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임이 엑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경제활동의 장으로 기능하게 되는 셈이다.

엑시인피니티는 베트남의 스타트업인 스카이마비스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하지만 파트너 회사들을 살펴보면 삼성을 포함해 '어새신크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세계적 게임회사 유비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이 포함돼 있다. 

블록체인 관련 통계사이트인 뎁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11월3일 기준 엑시인피니티의 1일 총 거래액은 무려 5400만 달러(약 636억 원)다. 거래액 기준 2위 P2E 게임인 크립토마인의 5배에 이른다.

물론 세계 게임시장에서 P2E를 표방하는 게임들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크립토마인, 스플린터랜드(P2E게임 중 이용자 수 기준 세계 1위) 등이 대표적 P2E 게임이다. 

◆ 국내에서는 여전히 규제의 칼날, 세계 게임시장도 합의는 아직

그렇다면 우리나라 게임시장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

우리나라 게임회사 가운데서도 최근 블록체인에 힘을 쏟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와 함께 주가가 뛰어오른 컴투스, 게임빌 등이 대표적이다. 

송병준 컴투스게임빌 이사회 의장은 일찍부터 컴투스와 게임빌의 미래를 블록체인으로 낙점하고 최근 인수합병 등을 통해 컴투스와 게임빌의 블록체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게임빌은 거래액 기준 국내 코인마켓 순위 3위인 코인원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역시 게임과 메타버스에 특화된 대체불가토큰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카카오게임즈가 P2E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P2E시장이 활짝 개화하기에는 아직 규제문제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대체불가코인을 활용하는 게임은 사행성 우려를 이유로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다시 말해 P2E게임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4에서 국내 서버를 빼놓고 글로벌 서버에만 P2E를 적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단순히 우리나라의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비판하기도 어렵다. 세계적으로도 P2E 모델이 게임의 본질과 충돌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즐기기 위한 콘텐츠다. 하지만 여기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즐거움이라는 게임의 본질은 사라지고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경쟁만이 남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인 스팀을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회사 밸브는 최근 '암호화폐 및 대체불가코인을 취급하는 게임'을 퍼블리싱 금지 게임 항목에 추가했다. 

반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이런 행동을 한 스팀을 저격하며 "에픽게임즈는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환영한다. 에픽게임즈는 기술과 금융분야의 혁신을 반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현재 밸브와 비슷한 뜻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블록체인 게임 토론회에서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 팀장은 "게임이 '플레이 투 언'이 된다면 성취감과 협동심은 희미해지고 이용자들은 게임 아이템을 어떻게 재산상 이익으로 극대화 할 것인지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로운 시장은 열리고 있다. 하지만 규제, 사회적 합의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이 새로운 시장까지 가는 길은 아직 험난하다. 규제문제도 있고 사회적 합의 문제도 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국내외 수많은 게임회사들이 블록체인기술이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게임산업은 블록체인과 맞물리며 어떻게 변하게 될까? 위메이드, 컴투스, 게임빌 등 게임회사들이 블록체인기술을 통해 국내 게임산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