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더 가나, 존 림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 재생시간 : 10:17  |  조회수 : 3,849  |  성현모

◆ 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 생산에서 원액 생산도 넘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치료제 중심의 위탁생산(CMO)사업을 세포치료제, 백신 등의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2021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5월31일 mRNA 백신의 원액(DS)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공장에 백신 원액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상반기 안에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그동안 모더나 백신의 충전 및 포장을 담당하던 스페인 기업 ROVI가 최근 모더나 백신 원액 생산공정 가운데 LNP(지질 나노 입자)를 mRNA와 섞는 공정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내심 백신 위탁생산에서 역할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원액 생산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원액 위탁생산에 따른 마진이 완제의약품 위탁생산에 따른 마진보다 크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모더나 백신의 원액을 위탁생산하면 1도스당 2~4달러 수준의 마진을 남길 수 있는 반면 완제의약품을 위탁생산하면 1도스에 1달러 수준의 마진을 남기는 것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더나는 올해 생산해야 하는 코로나19 백신물량은 7억~10억 도스 수준인 데 비해 모더나 백신 원액을 생산하는 론자의 생산능력은 연간 4억 도스 수준이며 모더나 자체 공장의 생산능력을 더해도 5억 도스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와 협력이 시급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22일 다국적 제약사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의 원액을 받아 주사유리병에 담는 공정인 충전, 포장, 라벨링을 담당하는 완제의약품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이외 독일 제약사 큐어백의 코로나19 백신도 위탁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하던 2021년 6월 독일 제약사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하면서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백신 생산거점으로 삼아줄 것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보급 확대 협력에 합의했다.

큐어백은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3번째로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8월 이후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 수주 가능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년 만에 품목허가를 내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의 위탁생산계약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두헬름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사이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3주를, 바이오젠은 1034만1852주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아두헬름은 미국에서만 매출 100~150억 달러(11조~17조 원)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바이오젠도 아투헬름의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위탁생산(CMO)업체와 협력이 필요한 만큼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을 잡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존 림 사장도 2020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세계 알츠하이머병 환자 5천만 명 가운데 10%가 아두헬름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치료제는 약 42톤이 필요하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이 거의 20톤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공장 2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 사이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계약의 일부 조항 해석과 관련해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아두헬름 위탁생산계약 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바이오젠은 2020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중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두헬름의 치료효능에 관하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치료제 가격도 연간 5만6천 달러(6200만 원)로 책정될 정도로 비싸 당초 기대만큼 아두헬름을 향한 수요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품목허가 절차에서 승인 반대의견을 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이었던 데이비드 노프먼 신경과 전문의, 조엘 펄머터 박사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 승인 결정에 반발하며 사임하기도 했다.

◆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공장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36만4천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규모는 2020년 2분기 기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여기에 2020년 11월 25만6천 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4공장을 착공했고 20203년부터는 완전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30%가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기 전까지 항체치료제 중심으로 위탁생산해 오고 있는데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3공장 가동률이 2019년 41.6%에서 2020년 60.5%로 확대됐으며 2021년에는 85%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BMS,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으며 계약기간 중 의약품 생산규모는 확대 갱신되고 있다. 여기에 일라이릴리와 GSK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도 맡고 있어 공장가동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했다. 향후 보스턴, 유럽, 중국 등에도 순차적으로 연구개발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고객사가 많은 현지에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해 고객사와 거리를 좁혀 현재 고객사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사 유치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위탁연구(CRO)-위탁개발(CDO)-위탁생산(CMO)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체계를 구축해 2025년에는 글로벌 위탁개발 1위 기업, 2030년에는 글로벌 위탁연구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8월 선보인 자체 개발 세포주에스초이스를 활용하면 기존 위탁개발업체들보다 원료의약품 생산 및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절반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 실적 증가로 주가 꾸준히 상승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6월22일 종가기준 84만6천 원까지 주저앉았다. 장중 한때 84만 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기대감으로 5월14일 94만8천 원까지 치솟았으나 완제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이 확정된 5월23일 이후에는 오히려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본격 위탁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부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가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의 위탁생산계약 수주 여부도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에 설립된 이후 2018년에 처음으로 영업이익(660억 원)을 올렸고 2019년에는 처음으로 순이익(2241억 원)을 거뒀다.

2020년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1조1648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실적 증가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019년 8월 말 27만 원 대에서 2020년 1월 40만 원대, 2020년 12월 말 80만 원 대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존 림 대표이사 사장의 글로벌 인맥에 사업확장 기대

존 림 사장은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제3공장 담당부사장과 제3공장의 공정운영을 총괄하는 센터장을 맡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탁개발(CDO) 및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인정받았다.

그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작을 연 김태한 전 대표이사 사장의 뒤를 이어 2020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존 림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업이 궤도에 오른 시기에 대표를 맡은 만큼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며 회사를 키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존 림 사장은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과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미국 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 상무(VP)를 지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시장 공략이 한층 힘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존 림 사장은 바이오디지털2021 등 국제 바이오행사에 참석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비전과 역량을 소개하며 고객사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