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DB 김남호체제는 아버지시대 부회장과 얼마나 동행할까 재생시간 : 13:33  |  조회수 : 3,551  |  윤선호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주요 경영진을 김준기 전 회장 시대의 인물들로 기용하며 체제 안정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금융계열사 일부에서는 CEO 교체를 진행하며 세대교체를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룹 주요 참모진은 누구인지, 향후 세대교체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공준호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 이번 시간에는 자율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김남호 회장 아래 부회장들과 DB그룹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공준호 기자(이하 공) :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입니다.

곽 : 네 공준호 기자. DB그룹은 여러 계열사를 둔 대기업집단입니다. 

더군다나 김남호 회장은 현재 40대로 젊은 나이로 참모진의 역할이 더욱 클 것 같은데요. 

김남호 회장은 주요 경영진을 김준기 전 회장 시대의 인물들로 유지하며 경영체제 안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계열사 일부에서는 CEO 교체를 진행하며 세대교체를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데요.

현재 그룹 주요 참모진은 누구인지 향후 세대교체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이야기 해주시죠.

공 : 네 김남호 회장의 측근을 살펴보려면 회장 등극 이후 부회장에 오른 4명의 인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교형 DB그룹 경영기획본부장과 이성택 DB금융연구소장,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입니다.

모두 아버지 김준기 전 회장 때부터 계열사를 이끌어온 인물들입니다.

아무래도 2세경영이 본격화하는 시기이다 보니 능력을 입증받은 전문경영인들의 책임을 강화해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곽 : 그렇군요. 눈에 띄는 점은 최창식 부회장과 구교형 부회장이 모두 DB하이텍을 이끌어온 인물이라는 점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DB하이텍을 중심으로 반도체를 강화하고 있는 DB그룹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최창식 부회장은 2012년부터 DB하이텍 대표이사를 맡아온 인물이고 구교형 부회장은 DB하이텍에서 경영기획, 재무총괄 등을 맡으며 부사장까지 지냈죠?

공 :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어려웠던 DB하이텍을 흑자전환으로 이끌면서 경영능력을 입증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 부회장 모두 삼성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는 공통점도 지니는데요. 

최창식 부회장은 1981년 동부산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2년 만에 삼성전자로 옮기면서 2011년 DB하이텍 대표이사를 맡기 직전까지 삼성그룹에서 재직한 반도체 전문가입니다.

구교형 부회장은 삼성물산에서 상무까지 지낸 인물이고요. 또 경기고등학교 출신으로 김남호 회장의 선배기도 합니다.

곽 : 그렇군요. 이성택 DB금융연구소장도 김남호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는데 이 부회장은 어떤 사람인가요?

공 : 이 부회장은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평가됩니다. 

DB금융연구소는 그룹의 브레인 역할 뿐 아니라 금융계열사 전반의 전략을 조율하는 역할도 하는데요, 2014년부터 금융연구소에 재직하며 지금의 위상을 만들어 놓은 게 바로 이 부회장입니다.

이 부회장은 1974년 동부건설에 입사해 DB손해보험, DB생명, DB금융투자 등 주요 금융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냈습니다.

곽 : 동부금융연구소라면 김남호 회장이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근무했던 곳 아닙니까? 

공 : 네 맞습니다. 김남호 회장은 2015년부터 동부금융연구소에 합류해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이 부회장과 함께 근무했습니다. 

금융분야에서 전문성을 눈여겨보고 중책을 맡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곽 : 김남호 회장은 안정을 추구하고 있네요. 다만 지금 승계가 이뤄지는 과도기라 이들과 동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 갑니다.

특히 지금은 김남호 회장이 40대로 젊은 편에 속하고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현재 경영해 복귀해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한동안은 동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결국에는 아버지시대 사람이 하나둘 물러가면서 본격적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공 : 네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그룹을 승계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례를 조금 참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구광모 회장은 1978년 태어나 김남호 회장보다 3살이 더 어립니다.

LG그룹의 경우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이전 시대 부회장들이 점진적으로 물러나며 길을 터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구광모 회장 취임 전부터 일했던 부회장은 권영수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만 남았습니다.

현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 '신흥 경영진'이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곽 : 현대자동차그룹 사례는 어떤가요?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부터 주력회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공정위 역시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된다며 올해부터 정의선 회장을 총수로 변경했죠?

공 : 네 현대자동차도 주요 경영진을 서서히 교체하면서 세대교체 신호탄을 알리고 있는데요.

2020년 말 인사에서 그룹 경영의 중추였던 부회장단은 4명에서 2명으로 축소됐습니다. 

다만 그룹 경영권이 완전히 후계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과 달리 DB그룹은 김준기 창업주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지 않냐는 시선도 나옵니다.

김준기 전 회장은 2017년 회장직에서 사임한 뒤 경영에서는 손을 뗐다가 올해 4월부터 다시 DB하이텍 등기임원에 선임되면서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회사 측에서는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역할이라고 전면 경영복귀설에 선을 그었지만, 김준기 전 회장에게 반도체사업은 본인이 어떤 큰 꿈을 안고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도 있습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실제로 김준기 전 회장이 지닌 사업경험과 안목이 DB그룹의 반도체사업에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곽 : 그렇다면 당장에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김남호 회장의 사람들이 경영전면에 나서는 날은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는 그런 말로 해석할 수 있겠군요?

공 : 적어도 반도체부문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김남호 회장이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금융계열사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취임 직전까지 DB금융연구소에서 금융계열사 전반의 전략방향을 맡아왔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회장 취임 직후 2020년 9월 김남호 회장은 주요 세 곳의 금융계열사 전문경영자를 새로 임명했습니다.

김남호 회장 취임 직후 내정된 최고경영자들인 만큼 이들이 향후 행보에 따라 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곽 : 그렇다면 김남호 회장체제 아래 CEO에 임명된 금융계열사 CEO 면면을 소개해주시죠.

공 : 먼저 DB그룹은 2020년 9월 김영만 D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윤재인 DB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이명기 DB캐피탈 대표이사를 각각 임명했는데요. 

먼저 김영만 D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1980년 DB손해보험에 입사한 후 2010년부터 DB손해보험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 왔습니다.

윤재인 DB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은 1982년 DB그룹에 입사한 후 2013년부터 D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해왔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또 캐피털보다 규모가 큰 저축은행 사장에 내정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명기 DB캐피탈 대표이사는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11년 DB금융투자에 입사한 후 기업금융본부장, 프로덕트센터장 등을 맡아왔습니다.

곽 : 그렇군요. 향후 이들이 어떤 성과를 보이냐 따라 김남호 회장의 사람들로 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앞서 말했듯 금융계열사는 아직 DB그룹의 핵심입니다. 

DB그룹은 현재 손해보험사, 금융투자회사, 생명보험사 등 총 12개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DB손해보험은 전체 금융계열사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DB그룹에서 금융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공 : DB그룹은 아직 금융계열사가 전체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입니다. 

2020년 말 총자산 기준으로 금융계열회사는 69조4138억 원, 비금융계열회사는 2조3814억 원입니다.

이렇듯 아직 수익구조도 금융계열사에 치우쳐있는데요, 이 때문에 김남호 회장은 취임 직후 1년 동안 이런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곽 : 김남호 회장이 제조분야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그쪽이 전략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일 뿐만 아니라 아직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으로 보이네요.

전체 금융계열사 가운데 아무래도 최대 규모인 DB손해보험이 눈에 띄어요.

1분기 DB손해보험은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2655억 원, 순이익 1902억 원을 냈습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38.2% 증가한 것입니다.

DB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 비중은 DB그룹 금융계열사 전체 순이익의 약 75%에 이릅니다.

아무래도 금융계열사 가운데서도 DB손해보험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중점적으로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현재 누가 DB손해보험을 이끌고 있나요?

공 : DB손해보험을 이끄는 것은 김정남 대표이사 부회장인데요, 

김남호 회장의 끈끈한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김정남 부회장은 2020년 7월 김남호 회장 취임 직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3월에는 5번째 대표 연임에 성공해 보험업계 최장수 경영자에 등극했습니다.

곽 : 김남호 회장이 40대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기존에 있던 CEO 세대교체론이 나오게 되고, 실제로 김남호 회장이 취임할 때 김정남 교체설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런데 오히려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임기 3년을 더 하게 됐어요?

공 : 네 그런 얘기들이 안팎으로 있었던 걸 사실입니다. 

그러나 김 회장이 취약한 제조업 부문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동안 믿을만한 베테랑 경영자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곽 : 네 또 김정남 대표가 10년 넘게 DB손해보험을 이끌며 보인 성과도 반영됐겠죠.

DB손해보험의 고객 수는 김정남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10년 530만 명에서 2020년 1천만 명을 넘기면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고객 수 1천만 명은 삼성화재에 이어 보험업계 두 번째고요.

현대해상과 손해보험업계 2위 다툼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해상보다 먼저 고객 수 1천 만 명을 달성했다는 점은 내부적으로 의미를 지니죠.

매출은 6조 원에서 13조7천억 원으로 2배 넘게 증가하고 총자산은 10조 원에서 43조7천억 원으로 4배가 넘게 늘었고요.

성공적으로 임기를 지내왔던 것 같은데, 김정남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요? 

공 : 풍부한 경험을 갖춘 손해보험 전문가로 꼽힙니다. 

김 부회장은 1984년 DB손해보험에 합류한 뒤 개인영업, 보상, 신사업 등 보험사업의 모든 분야를 두루 거쳤습니다.

보험업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보험사업의 모든 분야를 거친 것은 김 부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B그룹에서 40여 년 동안 일했으며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 인물로 여겨집니다.

곽 : 그럴 수밖에 없는 게 DB손해보험 역사상 평사원 출신 사장은 김정남이 최초라고 해요.

그리고 11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입니다.

김정남 부회장은 동부그룹에 입사한 뒤 '어떤 일이든 남들보다 잘해 1등을 한 번 해보자'라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공 : 네. 그리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일을 해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경영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DB손해보험의 상무 시절부터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대소사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된 뒤 직원들과의 만남의 장을 만들고 매년 신임 과장과 배우자들을 초청하는 승진 축하 행사를 펼치는 등 직원들과의 소통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곽 : 김정남 부회장은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과도 인연이 깊죠?

공 : 네 김정남 부회장은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과 같은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북평중학교 후배이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김준기 전 회장 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 네. 그렇다면 김정남 부회장이 앞으로 DB손해보험을 이끄는 데 있어서 과제는 무엇인가요?

공 : 가장 큰 과제는 2023년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맞춰서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곽 :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자본건전성이 어떤 의미인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공 : 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규모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척도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게 되죠. 

보험사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서 자본을 늘려가고 있는데요, 최근에 DB손해보험도 3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2천억원 늘어난 5천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는데요.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조사에서 6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무난히 증액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본 건전성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이라든지 디지털 전환 같은 과제도 열심히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남 부회장은 2016년부터 인슈어테크를 적극 도입해 업계에서 각종 신기술 도입에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다만 경쟁사들도 인터넷전문보험사를 세우거나 신기술 투자를 확대하며 인슈어테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김정남은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해외진출부문에서도 미국, 영국, 중국,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런 방향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곽 : 그뿐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 요구가 높아지면서 소비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죠?

공 : 네, 김 부회장은 2월 소비자 보호 선포식을 열고 "코로나19로 소비자와 대면하기 힘든 만큼 소비자 만족을 위해 더욱 세심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DB손해보험 임직원들은 소비자보호헌장 및 완전판매 준수 서약을 맺었습니다.

곽 : 김남호 회장은 제조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금융계열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며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계열사 핵심축인 DB손해보험은 10여 년 째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김정남 부회장에게 계속해서 신뢰를 보내고 있는데요.

DB그룹이 제조업 부활에 성공하면서 금융계열사 성장도 균형있게 이뤄나갈 수 있을지 저희가 앞으로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김남호 DB그룹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