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스-21회] 커리어케어 좌담, 화려해도 힘들고 연봉으로 보상받는 마케터 재생시간 : 19:35  |  조회수 : 3,791  |  김원유

마케팅분야에서 종사하는 마케터들은 어떻게 커리어를 관리해야 할까?

마케터로 20년 넘게 현업에서 활동하고 현재는 교육콘텐츠회사 블러썸미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권오정 파트너에게 마케터의 경력관리(커리어 패스) 팁과 비전을 들어본다.

■ 방송 : Job Is ?(자비스)
■ 진행 : 이영미 부사장 (커리어케어 글로벌 사업본부장)
■ 출연 : 권오정 블러썸미 파트너 


이영미 부사장(이하 이): 권오정 파트너 나오셨습니다.

권오정 파트너(이하 권): 안녕하세요. 권오정입니다.

이: 이번에는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관리하는 방법이나 팁, 비전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직무 가운데 마케팅을 선택할 때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마케팅 업무가 기업에 중요한 기능이라는 점도 한 가지일 테고 또 하나 연봉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 마케팅분야를 선택하게 되나요?

권: 직급이나 연차에 따라 여러 가지가 얽히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정리하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여전히 연봉은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케터 연봉이 다른 직무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죠?

권: 어떻게 보시나요?

이: 실제로 그렇게 보여요. IT분야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흔히 말하는 소비재분야에서의 마케터분들 연봉을 보면 다른 분야보다는 높은 것 같아요.

권: 마케터들은 사실 자존심이 세고 역량을 펼칠 기회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런 요소들이 객관적으로 적용된 것이 연봉이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연봉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케팅분야는 이직할 때 업무에 쉽게 적응하기 힘듭니다. 가진 것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또 새로운 분야에 응용해야 하기 때문에 도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본인에게 보상이 필요하다는 보상심리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직원을 뽑는 사람 입장에서도 마케터를 뽑을 때는 그 사람의 개성과 능력, 경험을 사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인사부 직원들이 더 유연한 보상체계를 마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저희는 그런 이유 때문에 마케터분들과 연봉을 협상하는 것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아무래도 연봉을 본인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고 한 번 가치가 매겨지면 올라가기가 어렵다보니 일단 이직할 때 연봉 협상을 세게 하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카우트나 이직 시도가 많이 깨지기도 합니다.

구체적 숫자를 얘기해보고 싶은데 마케팅분야에서 임원이 되면 얼마 정도를 받게 되나요? BAT의 상무는 어느 정도 받나요?

권: 10년이 지난 얘기인 점을 감안하고 얘기하자면 제가 BAT 상무로 일할 때 받았던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1억 몇천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이: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연봉이 2억 원이 넘겠군요.

권: 비슷한 업무를 하는 외국인 분과 연봉을 비교했을 때 수천만 원 차이가 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외국계 회사 기준으로 제가 받았던 연봉은 그 직군에서 낮았던 연봉으로 생각합니다.

이: 이직하는 노하우라든지 경력관리 팁을 얘기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직할 때 어떤 부분을 신경쓰셨나요?

권: 이직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들은 통상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잘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실제로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직을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평탄한 시절을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저희도 마케터들에게 '이쪽으로 가는 것이 어떻냐'는 이직 제안을 많이 하는데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기업에서 몇 년을 일한 뒤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겠다는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해서 유혹을 뿌리치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직 제안을 받았을 때 '저 한번 해볼래요'라고 하는 분들은 잘못하면 너무 잦은 이직 탓에 커리어상 망가진 마케터가 될 수도 있더라고요.

권: 결국 이직은 자기를 파는 것입니다. 이직 인터뷰하는 짧은 순간에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전문성을 잘 팔 것인가의 문제인데 스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업무 속에서 노하우를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결국 스토리텔링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군요.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어떤 계기로 하게 됐는지를 잘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생명력이 짧은 야구선수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직 제안이 올 때 가치를 높게 받는 것이 유리하지만 가치를 싸게 보일 수 있게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해드리고 싶습니다.

권: 덧붙이자면 메모를 하는 습관이 외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메모를 함으로써 한 회사에서 정신없이 업무를 하면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고 발전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다른 회사에서 이직 제안이 오거나 구인 소식을 듣더라도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비교해서 본인이 더 나은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볼 수 있죠.

두세 시간만 정리하면 본인의 업무에서 얻은 깨달음 등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마케터들이 다른 직군 재직자와 비교해 이직이 잦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직이 잦다는 얘기는 업무가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싫증을 잘 내는 분들이 마케팅분야에 종사한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케터들은 주로 어떤 계기로 이직을 선택하거나 고민하게 되나요?

권: 똑똑하고 호기심도 많고 학습능력이 좋은 분들이 마케터를 많이 하십니다. 새로운 일을 주면 금방 흡수해서 배우고 실행하거든요.

하지만 이 일이 반복되기 시작하면 정체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빨리 변하는데 스스로 정체되거나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유혹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기회들이 많이 생기니까 환경적 요인도 무시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마케팅업무가 전통적 업무를 벗어나 디지털이나 데이터, 다양한 소셜미디어 등 확장적 업무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본인이 도전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하면 과감하게 시도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오래 일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이런 부분을 염두하고 이직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경이 워낙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분야에서 오래 가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권: 오래 가는 분들에게는 2가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담당하는 브랜드일 수도 있고 회사 자체일 수도 있으며 산업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후배는 스포츠 마케팅분야에 꽂혔습니다. 스포츠 마케팅분야에서 이 회사로, 저 회사로 옮기다가 지금은 관련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케팅 일이라는 것이 굉장히 도전적인데요 그 정도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기저에는 본인의 일을 사랑하는 진심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버틸 수 있고요.

본인이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찾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만의 관점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마케터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견을 조율하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끔 리더로서 끌고 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정답도 없고 검증도 안 된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앞서서 다른 사람을 이끌고 가야 하는데 스스로 확신이 부족하다면 일 자체가 추진되지 않고 스스로 지치기도 합니다.

일을 추진할 때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체계를 잘 잡을 수 있는 역량을 주니어 마케터 때부터 가진 분들이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통섭적 사고가 필요하고 다양한 콘텐츠, 응용력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 분야에 머무르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이루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사실 마케터를 하면서 이런 경험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이른 시기에 승진하다보니 비슷한 업무를 하시는 분들과 나이 차이도 꽤 났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분들과 친해지고 교류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부족한 경험이 커리어를 20년 넘게 했지만 30~40년 동안 생명력 있게 끌고 나가지 못했던 요인이 됐던 것 같아요.

이런 아쉬움을 계기로 현재 블러썸미라는 마케터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다른 분들과 교류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좀 소개해주세요.

권: 첫 번째는 본인이 5년, 10년 뒤 가고 싶은 커리어를 알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있는 롤모델이죠.

두 번째는 광고대행사나 소비자 조사회사 같은 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다양한 정보를 들고 있기 때문에 협업하기 좋고 생산적 네트워크를 들고가기 좋습니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후배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니어가 되면 될수록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와 멀어지기도 하죠. 저도 후배들과 자주 만나서 많이 배우는데 다른 산업에서 일하는 후배들이 시니어들에게 줄 수 있는 안목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종이 아닌 다른 직종에서 이직을 많이 해 여러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마케팅 분야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으로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분들도 많은가요? 마케터 출신으로 최고경영자가 되신 이들이 지닌 이점은 무엇인가요?

권: 제가 경력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재무 출신의 최고경영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실적을 내야 하며 고객만족도 이끌어내야 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마케팅 커리어를 지닌 이들이 CEO에 오르는 것이 더 바람직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뿐 아니라 회사 전체를 유기적으로 경영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도 더 잘 낼 수 있는 기반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마케팅분야에서 계속 발전한다면 기회가 앞으로도 있고 더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이: 마지막으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놓인 마케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해 주세요.

권: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마케터분들은 백조처럼 겉으로 멋져 보이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도 많이 흘리고 고생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심도 세고 다른 유관부서를 이끌어야 하다 보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죠.

힘든 게 티가 안 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분들을 모아서 얘기하다 보면 다들 힘들다고 얘기하십니다.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교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시대가 되다 보니 공감을 주는 마케팅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상업적으로 예산을 많이 쓰면서 요란한 마케팅을 하다 보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좀 더 세심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마케터가 더 부각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잘 나가는 사람도 혼자 울고 있더라. 위로가 될 것 같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자비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채널Who 남희헌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