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유튜브와 LTE 상승작용, 5G에는 제2의 유튜브가 보이지 않는다 재생시간 : 21:29  |  조회수 : 3,191  |  임금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5G통신서비스의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이뤄낸지 약 1년 반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이통3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했을까?

◆ 통신사들과 고객들의 상반된 5G통신서비스 평가

이동통신사들의 연차보고서, 지속경영가능 보고서를 살피면 이동통신사들은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SK텔레콤은 2019년 연차보고서에서 "5G 기술기반의 차별적 서비스 제공으로 MNO(이동통신)사업부의 재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5G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초고화질 미디어, 가상현실, 증강현실, 게임 등에서 고객의 요구를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KT 역시 2019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KT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차세대 통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KT는 5G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융합되고 연결되는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많은 못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5G 이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불편한 점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약 52.9%가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응답했다. 49.6%는 커버리지가 협소하다, 41.6%는 커버리지 내에서도 5G보다 LTE가 더 자주 잡힌다고 응답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에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접수된 5G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167건 가운데 32.3%에 이르는 54건이 '통신품질 불량'과 관련된 신청이었다고 조사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역시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관련 문의 결과를 공개했는데 계약 해지와 관련된 문의가 2055건 가운데 702건으로 34%로 가장 많았으며 품질 관련 문의가 29%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계약 해지 문의 가운데는 5G서비스 이용을 위해 기존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함에도 불구하고 통화끊김 현상이나 품질불량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참여연대와 컨슈머인사이트 역시 각각 이용자들의 5G통신서비스 이용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는 평균 30%의 만족도를 보였으며 참여연대 조사에서 5G통신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소비자(매우만족+만족)의 비율은 전체의 11.69%에 불과했다.

물론 5G통신서비스에서는 B2C보다 B2B사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통신산업 연합회 TM포럼은 '5G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TM포럼의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신서비스제공업체의 70%가 2029년까지 B2B가 전체 수익의 5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B2C서비스의 신뢰도가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 B2B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데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살피면 일반사용자의 불만 역시 이동통신사들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 5G통신 설비투자 공격적 집행 나서는 이통3사

이통3사는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5G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로 막대한 돈을 5G통신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통3사는 모두 합쳐 2조7천억 원 정도의 5G통신 인프라 관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정부가 이통3사의 5G통신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면서 목표 투자 금액은 4조 원으로 늘어났고, 이통3사는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모두 합쳐 약 3조4천억 원을 5G통신 인프라에 투자했다. 

이통3사는 하반기에도 공격적으로 5G통신 설비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CFO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에 5G 설비투자를 평년보다 높은 금액을 집행했고, 올해도 5G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5G 이외의 네트워크 설비투자비용은 효율적으로 집행해 전체 설비투자 비용 가운데 5G 네트워크 설비투자 비용의 비중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근 KT 재무실장 역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5G 가입자 확대를 감안해 상반기보다 5G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5G통신 사용자 불만 관련 질의가 이통3사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통3사가 하반기 5G통신 설비투자비용을 더욱 늘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레포트에서 "10월 국감에서 5G 커버리지 부족 문제가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반기 이통3사의 5G설비 투자비 중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 진정한 5G통신, SA모드와 밀리미터파 5G통신의 완성은 언제?

5G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는 5G통신 단독모드(SA)와 밀리미터파 5G통신이다.

5G통신 단독모드는 이동통신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든 단계에서 5G통신기술만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5G통신 서비스는 5G통신과 LTE통신을 함께 활용하는 비단독모드(NSA)로 제공되고 있다. 

단독모드를 활용하면 현재 비단독모드 5G통신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8월 기준으로 5G통신 단독모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중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국내 이통3사 역시 현재 단독모드를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은 모두 갖춘 상태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5G통신 단독모드 출시는 빠르면 올해 안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5G통신 기술은 '진정한 5G통신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밀리미터파란 28Ghz의 초고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전파를 말한다. 이 전파를 활용하면 LTE통신보다 약 20배 빠른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8Ghz 대역 5G통신서비스는 B2B 영역에서 먼저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28Ghz대역을 활용하면 5G통신 전파의 특성인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이 약하다는 성질이 극대화 되기 때문에 좁은 지역에 고성능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애플이 아이폰12의 국내 출시모델에 28Ghz 주파수 안테나를 탑재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교적 빠른 시일 안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28Ghz 주파수를 활용하는 5G통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5G통신을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를 무엇으로 보여주나

5G통신서비스가 기술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멀지 않은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5G통신서비스의 기술적 완성이 바로 5G통신의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5G를 써야하는가'라는 질문에 이통3사가 대답을 내놓는 것이다. 

실제로 LTE통신 출시 당시에는 3G통신으로는 원활하게 볼 수 없는 스트리밍 동영상서비스들을 LTE통신으로는 완벽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LTE통신 서비스의 확산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특히 유튜브의 폭발적 성장이 LTE통신의 상용화와 맞물리면서 LTE통신의 확산이 더욱 힘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5G통신서비스에서는 아직 LTE통신 시절 유튜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콘텐츠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 B2C영역과 B2B 영역으로 나눠서 생각해본다면, B2C영역에서는 '킬러콘텐츠'의 부재가, B2 영역에서는 '사업모델'의 부재가 5G통신의 확산을 막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B2C영역을 살펴보면 이통3사는 소비자들에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서비스 등을 5G통신의 킬러콘텐츠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이런 서비스들의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1.3%가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가상현실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즐길만한 가상현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의 통신 관련 연구소에서는 "5G의 기술적 속성 자체가 미디어 콘텐츠서비스들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며 "5G를 활용한 콘텐츠의 기능성 향상, 재미가 적절한 지점에서 어우러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5G통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불만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콘텐츠의 형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활용한 콘텐츠 가운데 사용자의 눈길을 끌만한 '재미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말에 '하프라이프:알릭스'라는 가상현실 게임이 발매되자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190만 원 상당의 'VR인덱스' 기기가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낸다면 5G통신 서비스 역시 확산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이통3사 역시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R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2개 운영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넘어선 '융합현실(M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점프스튜디오'를 개장하기도 했다 .

이통3사는 B2C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B2B영역에서도 '5G를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한 이통3사의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사업모델의 발굴'이다. 

지금 5G를 활용한 B2B사업이라하면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이 가장 먼저 꼽힌다. 하지만 이 가운데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팩토리는 LTE시절부터 많은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고 자율주행차는 아직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통신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5G B2B사업의 최중요 목표로 내걸고 있다. 특히 5G B2B사업은 아직 굉장히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발한 사업모델을 먼저 제시한다면 '깃발 꼽기', 즉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통신사들이 저마다 '글로벌 진출'을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도 5G통신 킬러콘텐츠의 B2B 사업모델은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이통3사는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5G통신 콘텐츠 판매에서 구체적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5G통신을 활용한 B2B서비스의 수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 5G통신과 4차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이통3사가 5G통신 서비스에 못지 않게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CES2020에서 삼성전자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또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 기업, 대학 등이 포함된 산학연 연합체 'AI원팀'을 만들어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에서 정보통신기술 기업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기업은 인공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과연 우리사회에 어떤 변화를 낳을 것인지, 이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